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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회장 구조조정 원칙론 ‘뉴 산은’ 동력

정선은 기자

bravebambi@

기사입력 : 2019-04-29 00:00

대우조선·아시아나 등 회생 통한 회수
“모든 책임 내가”…뚝심으로 난제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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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사진= KDB산업은행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 사진= KDB산업은행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국가 경제와 대상 기업에 최선이 되는 판단 기준과 엄정한 원칙에 따라 투명한 절차에 의해 구조조정을 진행해야 한다.”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 KDB산업은행 회장이 원칙론에 입각한 구조조정으로 “산업은행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이끌고 있다.

2017년 9월 취임 후 3년 임기의 반환점까지 금호타이어, STX조선해양, 한국GM, 대우조선해양, 동부제철, 아시아나항공 등 묵혀있던 구조조정 난제들을 하나씩 정면돌파 하고 있다. “끌려다니는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일관되게 전달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 결기부터 공조까지…속전속결 행보

“특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우조선해양이 20년만에 산업은행 관리를 떠날 수 있게 된 배경 중에는 이동걸 회장의 뚝심이 꼽힌다.

이동걸 회장은 애초 특혜 시비가 일 수 있는데도 연연하지 않고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협상에 나섰다. 인수의향자와 공개입찰을 전제로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는 이른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을 도입했다.

전통적인 구주 매각 방식의 경우 매수자 자금부담이 커서 성사여부가 불확실하고, 인수합병(M&A)이 장기간 진행되면 대주주 변경 가능성 등에도 노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산업적 관점에서는 조선산업 빅2 재편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때 ‘비전문가’인 산업은행 관리 체제에서는 대우조선해양 경영 정상화에 한계가 있다는 원칙에 입각했다.

기업 회생을 통해 향후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M&A가 성공해서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면 당장 불확실한 회수보다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봤다.

이동걸 회장은 실제로 “공적자금 회수 목적으로 M&A를 하는 게 아니다”며 “장기적으로 조선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정상화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아직 딜 클로징까지 넘어야 할 산이 높지만 전임 산업은행 회장들이 20년간 풀지 못한 일을 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동걸 회장은 실제 올 3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 뒤 “구조조정 업무의 큰 획은 지은 것 같다”고 자평하며 소회를 밝힌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의 경우 이동걸 회장이 정부와 꾸준히 소통하고 공조한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삼구닫기박삼구기사 모아보기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퇴진이라는 강수를 두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과 지난달 28일 면담한 때가 첫 장면이다. 이 자리에서 이동걸 회장은 “대주주의 시장신뢰 회복 노력”을 전제하고 “시장의 우려를 해소할 수준의 방안”을 촉구했다.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과거에도 박삼구 회장이 한번 퇴진했다가 경영일선에 복귀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또 그런 식이면 시장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고 못을 박고 “3년의 기회를 달라고 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잘 봐야 한다”며 특히 “박삼구 회장이 물러나고 아들이 경영하겠다고 하는데 무엇이 다른지 감안해야 한다”고 공조했다.

결국 지난달 22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한정’ 감사의견이 나오고 한 달이 채 안된 이달 15일 박삼구 전 회장은 이동걸 회장에게 아시아나항공 즉각 매각 의사를 전달하며 백기투항 했다.

단순 회계이슈가 불거진 것처럼 시작됐지만 금융당국과 함께 근본적으로 지배구조 문제가 시장 신뢰 회복 걸림돌이라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을 전제로 경영진, 노동조합, 정치권, 지역사회 등에 타협하지 않는 소신도 보여줬다.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때는 노조가 중국 더블스타에 해외 매각을 반대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지기도 했지만 원칙에 입각한 설득 끝에 결국 매각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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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은 ‘아픈 손가락’ 새주인 찾기

속전속결로 산업은행의 해묵은 난제들을 풀어가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이제 출발점으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주주로 구조조정 기업에 들어가 자금 회수까지 이르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이동걸 회장은 “회생을 통한 회수”를 강조해 오고 있다. 그동안 산업은행이 끌어안은 구조조정 기업들에게 하루빨리 민간에서 새 주인을 찾아주고 경쟁력을 높여서 회수를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남은 과제로는 대우건설, 현대상선, KDB생명 등이 꼽힌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보유중인 대우건설 지분을 호반건설에 매각하는 초읽기 단계까지 갔지만 해외 대규모 손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딜이 무산된 경험이 있다.

이동걸 회장이 국정감사에서 “애초에 인수하지 말았어야 하는 회사”라고 언급해 오르내렸던 KDB생명도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매각에 나설 예정이다.

한진해운이 해체된 뒤 유일한 국적 해운사로 정상화가 필요한 현대상선에 대해서는 직설화법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연속 적자행진을 거듭한 현대상선에 대해 이동걸 회장은 지난해 11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혁신과 비즈니스 마인드가 없고 정부에 의존하려고만 든다”고 꼬집었다.

올 3월 현대상선 신임 대표이사로 배재훈 전 범한판토스 사장을 선임해 쇄신도 모색했다.

현대상선에 대해서는 최근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거쳐 “철저한 자구 노력”을 전제로 필요시 투자자금을 지원할 계획도 밝혔다.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 인베스트먼트’ 설립도 최근 확정지었다. 전담 자회사에 출자회사 구조조정과 매각을 맡기고, 산업은행은 또다른 정책금융 한 축인 혁신성장을 위한 지원에 보다 무게추를 옮길 계획이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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