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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분쟁조정위, "보험사가 명백히 '자살 입증' 못하면 재해보험금 지급해야"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19-03-25 09:35

보험금 지급 심사에서 '고의사고 입증' 필수 될 듯

서초구 대법원

서초구 대법원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 50대 A 씨는 2015년 8월 자택 방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1급 장해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그는 앞서 1996년 재해로 1급 장해진단을 받을 경우 5000만 원을 받는 보험에 가입했다. A씨의 상속인은 보험사에 재해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고 주장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25일 자살 등 고의로 사고를 일으켰다고 명백히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 보험사가 재해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위의 사례에서, 보험사는 "A씨가 정신과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고 의무기록지에 자해·자살로 적혀 있는 등 자살을 목적으로 번개탄을 피워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사고이므로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A씨가 사고 발생 20일 전 종합건강검진을 받고 사고 전날 직장 동료와 평소와 같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점에 주목했다.

또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고 경찰 기록상 연소물이 A씨가 발견된 방과 구분된 다용도실에서 발견됐으며 연소물의 종류를 번개탄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보험사가 자살을 명백히 입증하지 못했으므로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이 조정 결정은 '보험사가 일반인의 상식에서 자살이 아닐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을 정도로 엄격한 입증책임을 부담한다'는 대법원판결을 재확인한 것"이라며 "그동안 막연히 고의로 사고를 냈다고 주장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보험사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설치된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서 성립된 결정 내용은 당사자가 수락하는 경우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 있다. 보험사가 수락하지 않으면 A 씨 상속인은 소송으로 피해 구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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