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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중 하나생명 사장, 디지털 혁신으로 활로 모색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9-01-21 00:00 최종수정 : 2019-01-21 11:14

보장성 상품 확대 수익 구조 개선
핀테크사 협력 통한 채널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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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하나생명은 하나금융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보험 계열사다.

그러나 하나금융지주는 KB금융지주가 손해보험업에서, 신한금융지주가 생명보험업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과는 달리 보험업에 큰 공을 기울이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하나금융지주의 손익 비중을 살펴보면 핵심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의 이익 비중이 93%로 압도적이었고, 하나생명의 비중은 0.7%로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보험업계는 오는 2021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의 여파로 급격한 체질개선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보험사의 외형 성장에 도움을 주던 저축성보험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방카슈랑스 채널을 중심으로 저축성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하던 하나생명에도 급격한 실적 하락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하나생명은 아쉬운 실적을 거뒀던 권오훈 전 사장의 뒤를 이어 최초의 내부 출신 CEO인 주재중 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했다. 주 사장은 지난 2016년부터 하나생명에 몸 담으며 재무와 보험상품, 계리분야 등을 총괄한 지주 내 최고의 보험 전문가로 꼽혔다.

그러나 보험시장 불황이라는 암초를 만난 주 사장의 임기 첫 해는 지난해보다도 떨어진 성적표로 더욱 큰 아쉬움을 남겼다.

주 사장은 올해 회사의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지주의 ‘디지털 전환’ 전략에도 보폭을 맞춰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주 사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로, 사실상 올해가 연임이냐 교체냐 여부를 결정지을 마지막 변곡점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변액보험 ELS 상품으로 보장성 상품 판매 노력, 글로벌 불확실성에 실적 개선 불투명

하나생명은 3분기 기준 전속설계사 수가 업계 최하위 수준인 35명으로 전통적인 대면채널 영업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 못하다.

대신 하나생명의 주력 채널은 하나은행과의 연계를 통한 방카슈랑스 영업이었다. 비대면 채널인 방카슈랑스에서는 주로 보험료 규모가 커 회사의 외형 성장에 도움을 주는 저축성보험 상품이 주로 판매돼왔다.

실제 하나생명은 지난 2017년까지는 초회보험료에서 방카슈랑스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을 정도로 방카 의존도가 높았다. 하나생명이 방카 채널에서 주력으로 판매한 상품은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 등 초회보험료 비중이 큰 상품들이었다.

그러나 하나생명은 2016년 이후 다른 생보사들과 마찬가지로 서서히 저축성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상품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주재중 사장이 가장 고심하고 있는 부분도 체질개선을 통해 IFRS17에 성공적으로 대비하는 문제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하나생명이 선보인 신상품 중 눈에 띄는 것은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하는 변액보험 상품인 ‘무배당 ELS의 정석 변액보험’이었다.

이 상품은 시장상황에 최적화된 ELS를 선별 투자해 수익률은 높이고, 원금손실의 위험을 최소화하고 투자수익 비과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ELS투자는 원금손실의 위험이 있는데 (무)ELS의 정석 변액보험은 노낙인 스텝다운형 월수익확정식 ELS에 전략적으로 투자함으로써 목표수익률 달성 가능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주로 판매하던 저축성보험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책임준비금이 저축성상품보다 적어 위험부담이 덜한 변액보험 상품 라인업 강화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판매 초기라 해당 상품을 통한 뚜렷한 실적 개선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물론 변액보험은 보험과 펀드를 결합한 형태로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고 운용실적을 계약자에게 나눠주는 보험 상품으로, 단기간에 가시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은 아니다.

문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글로벌 증시 부진으로 인해 ELS 조기상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음은 물론, 국내 증시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는 부분이다. 증시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변액보험 상품의 특성상 변액보험으로 활로를 찾는 하나생명에도 악재가 겹치고 있는 실정이다.

변액보험은 초기에 사업비를 떼는 상품으로 초기 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지만, 증시 상황이 좋아지면 회복세가 가팔라지면서 초기의 수익률을 만회하는 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글로벌 증시가 장기화되면 하나생명의 계산도 틀어지게 된다. 수익률 침체 기간이 길어지면 회복에도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IFRS17의 도입으로 추가적인 자본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는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판매, 운영되는 상품이므로 현재의 상황으로 실적을 논하기는 무리가 따른다”면서도, “IFRS17로 인해 보험업계에 일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변액보험만을 믿고 가기도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ABL생명 등이 새롭게 합류하는 등 보험사들의 새로운 판매 채널로 각광받고 있는 ‘자회사형 GA’에 대해 하나생명 관계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며 말을 아꼈다. 비록 당국이 규제를 완화하고 있고, 영업력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GA와의 협업은 필요한 부분이긴 하나, 현재 상황에서는 경쟁력을 가지기 어려울 것 같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 하나금융지주 ‘디지털 혁신’ 보폭…핀테크 업체들과 협업 모색

하나금융지주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지난해부터 ‘디지털 비전 선포식’을 여는 등 디지털 혁신을 새로운 먹거리로 파악하고 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간 수많은 보험사들이 인슈어테크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디지털 행보를 가속화하는 중에도, 하나생명은 뚜렷하게 인슈어테크에 대한 선제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지주 전체의 디지털 강화 기조에 발맞춰 하나생명 역시 새로운 먹거리로 인슈어테크 진출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변액보험 판매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영업의 공백을 디지털화를 통해 해쳐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지주 전체의 방향에 맞춰 하나생명 역시 올해 디지털 전략 마련에 공을 기울이고 있다”며, “핀테크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처음에는 회사 내부 시스템 마련을 시작으로 고객들과도 접점을 늘릴 수 있도록 다양한 수단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표적으로는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의 합작 회사인 ‘핀크’를 통한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핀크는 이미 하나그룹과의 연계를 토대로 KEB하나은행과의 제휴를 맺고 해외 송금 서비스와 안전한 사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제휴의 저변을 넓힐 수 있다면 부족한 설계사 수에서도 최대한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 자산운용수익률·지급여력비율 등 고전… 그룹 내 낮은 존재감 이겨낼까

주재중 사장은 금융지주에 몸담고 있던 시절에도 자산운용에서 경험을 쌓으며 이익을 창출해온 ‘자산통’으로 꼽혔다.

하나생명으로 옮겨온 이후에도 주 사장의 주된 전략은 자산운용 이익을 높여 보험업의 수익성을 방어하겠다는 전략이었다.

취임식 당시 주 사장은 “영업력, 상품력, 관리력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경영을 펼치겠다”고 말하는 한편, “자산운용의 수익을 올리는 것은 물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감독규제와 환경에 면밀하게 대응해 굳건한 성장기반을 확립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하나생명은 생보업계의 불황을 비롯한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3분기까지 기록한 자산운용수익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자료에 따르면 생보업계의 평균 자산운용수익률은 3분기 말 기준 3.6%였다. 그러나 하나생명은 2.9%의 수익률에 그치며 푸본현대생명(2.8%), KB생명(2.8%), 동양생명 (2.9%) 등과 함께 하위권 그룹을 형성했다.

보험업계는 기존에 저금리 기조로 인해 4% 대를 넘지 못했던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이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외화유가증권이 확대되면서 생각보다 수익률이 높아지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해외채권 투자를 늘려 자본확충을 꾀했던 보험사들의 전략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러한 해외채권 투자는 미 금리 인상으로 국내 금리와 미국 금리의 갭차이가 늘어나는 현상으로 이어졌다. 결국 환헤지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운용자산수익률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지표인 영업이익률 또한 3분기 기준 1.49%로 전년동기 대비 0.72%p 줄었다. 하나생명의 순이익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5년 225억 원, 2016년 171억 원, 2017년 138억 원으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하나생명 측은 “영업이익률의 경우 전기 대비 당기손익 감소 및 대손준비금을 당기부터 최초 설정함에 따라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보장성보험은 저축성보험에 비해 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상품이고 보험료 규모도 작아 실적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지난해 하나금융지주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인 누적 당기순이익 1조8921억원을 거두며 순항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하나생명은 제자리걸음에 빠지며 점차 지주 내 비중이 쪼그라들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 비율에서도 고전은 이어졌다. 6월말 기준 하나생명의 지급여력 비율은 167%에 그치며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를 근소하게 상회했다.

이를 위해 하나생명은 하나금융지주로부터 지난 7월 500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당초 하나생명은 유상증자를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200%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9월 말 하나생명의 지급여력 비율은 191.8%으로 200%에 미치지는 못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지주가 뒤에 있는 만큼 당장 하나생명에 큰 위기가 닥치지는 않겠지만, 생보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주재중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의 마음이 편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런 불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은데, ‘자산 전문가’인 주 사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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