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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골드만삭스’ 유명무실…갈 길 구만리

김수정 기자

sujk@

기사입력 : 2018-12-03 00:00

초대형 IB 지정 1년…단기금융업 인가 단 2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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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수정 기자] 금융당국이 토종 ‘초대형 투자은행(IB)’을 만들겠다며 내건 ‘한국판 골드만삭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여전히 유명무실하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 5곳이 초대형 IB로 지정된지 1년이 지났지만 투자금융 활성화의 선결 요건인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건 2곳 뿐이다. 초대형 IB들조차 모험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전문 투자은행으로서의 면모를 기대하기 아쉬운 단계다.

◇ 자본요건 채웠는데 인허가 ‘발목’

대형 증권사들은 초대형 IB 육성이라는 정책 목적에 맞춰 자본을 키워왔다.

금융당국은 2016년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를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일명 초대형 IB로 지정하고 기존 증권사가 할 수 없던 단기금융업무를 인가해 주기로 했다. 초대형 IB 설립, 운영의 근거가 담긴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금융투자업 규정이 지난해 5월 공포되면서 제도 정비가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은 증자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본 대형화에 나섰다. 그리고 작년 11월 초대형 IB로 지정됐다.

초대형IB 지정 5대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2012년 말 17조2478억원에서 올 상반기 26조5155억원으로 53.7% 증가했다. 이 기간 미래에셋대우가 8조2538억원으로 자기자본을 103.7% 늘리면서 제일 눈에 띄게 몸집을 키웠다.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4조9076억원으로 40.9% 늘어났다. 삼성증권은 4조5961억원으로 32.0%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4조4160억원으로 36.9%, KB증권은 4조3420억원으로 44.5% 늘었다.

자본을 키운 초대형 IB들은 단기금융업 인가에서 발목을 잡혔다.

단기금융업은 만기 1년 이내인 어음의 발행, 할인, 매매, 중개, 인수, 보증 등 업무를 말한다. 이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어음을 판매할 수 있다.

기존 증권사들의 주요 자금 조달 방식에 비해 쉽게 자본을 끌어올 수 있다는 특징이 있어 적극적인 기업금융의 전제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말, NH투자증권은 올 5월 단기금융업 인가를 따냈다. 올 3분기 기준 양사 발행어음 잔액은 각각 3조4472억원, 1조5633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나머지 3사는 여전히 발행어음 인가 시기를 예상하기 어렵다.

그나마 가능성이 가장 가능성이 큰 건 최근 신규사업 진출 2년 제한 제재가 풀린 KB증권이다. 반면 미래에셋대우는 공정거래위원회 ‘일감몰아주기’ 조사 대상이라서 언제 인가를 받을지 알 수 없다.

삼성증권은 지난 4월 유령주식 배당사고로 영업정지 징계를 받아 2021년까진 초대형IB 경쟁에 가담조차 못 하게 됐다.

◇ 민망한 ‘초대형IB’ 간판

인허가 문제와 별도로 초대형 IB들은 아직 늘어난 자본을 IB 고유의 사업에 십분 활용하지 않고 있다. 수 차례 규제 완화가 이뤄진 지금도 초대형 IB들은 IB보다 브로커리지 등 다른 부문에서 큰 수익을 내고 있다.

단기금융업 1호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기준 IB 수수료수익은 1412억원으로 전체 순영업수익(법인세차감전순이익+판매관리비)의 14.4%에 지나지 않았다.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운용에 따른 매매·평가·이자·배당수익이 포함되는 트레이딩 수익이 4704억원(48.1%)으로 총수익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 외 브로커리지(1891억원, 19.3%), 자산관리(958억원, 9.8%), 기타(815억원, 8.3%) 등 순이었다. 단기금융업 2호 사업자인 NH투자증권도 IB 수익 비중이 트레이딩이나 브로커리지에 못 미친다. 자기자본 1위의 미래에셋대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다 보니 국내 초대형 IB의 위치는 여전히 전문 투자은행보다 덩치 큰 증권사에 가까운 게 현실이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IB의 기본은 위험하지만 기대수익률이 높은 투자처에 과감히 배팅하는 것”이라며 “유망한 투자자산을 찾아내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능력이 IB 성패를 가를 것인데 외국계 IB에 비해 아직 인력이나 역량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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