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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물 터진 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 下] “장기보험 불똥 튈라”...보험업계도 떨떠름

장호성 기자

hs6776@

기사입력 : 2018-12-01 00:05

수수료 논쟁으로 평행선... 보험업계 "0.9%" vs 카드업계 "2%대"
자동차보험-변액·저축성보험, 성격 자체 달라... 카드납 논의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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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픽사베이

▲사진 = 픽사베이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보험료의 카드납 문제는 보험업계와 카드업계의 해묵은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금융당국은 소비자들의 편의를 늘리기 위해 보험료의 카드납을 확대할 것을 지속적으로 권고해왔으나, 보험업계는 카드 수수료율을 이유로 카드업계와 좁혀지지 않는 입장차를 보여왔다.

현재 보험료를 카드로 결제할 경우 보험사가 부담하는 수수료는 2.2%~2.3% 수준이다. 보험사는 카드납 확대를 위해서는 수수료 수준을 0.9%~1%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카드사들은 2.0%의 수수료를 제시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보험업계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경기 불황이나 금리 상승 등으로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이 3%대에 그치고 있는데다, 보험사의 체질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까지 예고된 상황에서 카드납 수수료까지 포함하게 되면 비용 문제와 자본확충 부담이 너무 커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의 경우에는 카드납을 대체로 허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동차보험 가입자 2091만 명 가운데 75% 가량이 보험료를 카드로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매출액 기준 초대형 가맹점에 속해 수수료 상한선인 2.3%에 해당하는 2.1~2.2%의 수수료를 적용받아왔다.

그런데 정치권을 중심으로 ‘자동차보험료에 대한 카드 수수료도 인하해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단기적으로 보면 수수료 인하로 인해 손보사들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자동차보험을 시작으로 저축성보험, 종신보험 등 다른 상품에까지 보험료 카드납에 대한 압박이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 자동차보험 카드 수수료 인하, 당국의 보험료 인상 제동 위한 ‘미끼’일까

실제로 자동차보험료의 카드 수수료는 가입자가 아닌 가맹점인 보험사가 부담하는 구조기에, 수수료가 내려가면 어느 정도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올 한 해 자동차보험은 지난해 2437억 원 규모의 흑자를 거뒀던 것과는 반대로 2104억 원의 손실을 보며 4000억 원 이상의 실적 악화를 경험했다. 올 여름을 덮쳤던 자연재해급 폭염과 태풍 등의 영향으로 손해율이 큰 폭으로 뛰었고, 정비수가와 최저임금 등이 동반상승하며 자동차보험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손해보험사들은 이러한 점을 들며 내년 초 3%대의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시그널을 금융당국 측에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사업비 절감 등 보험료 인하 요인도 고려해봐야 한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드 수수료 인하가 적용돼 자동차보험료 인하 요인이 발생할 경우, 이를 빌미로 당국이 차보험료 인상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은 단기간이 아닌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상품인데, 당장 여기서 카드 수수료 미끼를 덥석 물었다가는 장기적인 전망이 어두워질 수 있다”며, “지금도 더 많은 인상이 필요해도 당국 눈치 때문에 인상률이 제한되는 마당에 수수료 인하까지 끼어들면 (당국이) 보험료를 더 낮추라고 압박할지 모르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 “저축성보험·변액보험, 자동차보험과는 사정 달라” 카드납 요구할까 ‘노심초사’

자동차보험은 보험사들도 어느 정도 카드납을 허용하는 분위기지만, 저축성보험이나 변액보험 등 소비자의 보험료를 받아 운용해 수익을 내는 상품들은 카드납 도입이 더욱 어렵다는 입장이다. 저금리 기조로 인해 업계의 평균적인 자산운용수익률이 3%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2.2%대의 카드 수수료까지 부담하면 보험사는 물론 소비자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논리다.

특히 생명보험업계는 상품 특성상 보험료 납입기간이 길고 보험료 납입 규모가 큰 장기 상품들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납 수수료로 인한 부담이 손해보험업계에 비해 더욱 클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6월 보험사의 보험료 신용카드 납입 관련 공시를 개편했다. 기존에는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으로만 구분해 카드결제 여부를 알렸지만, 개편 이후에는 신용카드 납부가 허용되는 상품 개수와 종류, 가능 신용카드 등을 자세하게 안내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이를 두고 ‘당국이 보험료 카드납을 우회적으로 압박하고 있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보험과 저축성보험·변액보험은 성격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저축성보험은 은행의 예금 상품과 비슷하고, 변액보험은 투자 상품에 가깝다”며, “상품의 구조 자체가 판이하게 다른데 카드납 확대를 일관되게 밀어붙이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 것”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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