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은 보험부채의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기존에 판매하던 저축성보험의 경우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을 부채로 인식되게 되므로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에 보험사들은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고, 새 국제회계기준에 맞추기 위한 자본확충 등을 진행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번 연기로 인해 IFRS17 대비가 충분하지 않았던 중소형 보험사들은 물론 대형사들 역시 약간의 시간을 벌 수 있게 돼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어차피 맞을 매 빨리 맞는 게 나았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곳도 있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당초 2021년을 목표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의 여유는 생겼을지언정 전략이나 방향성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 역시 “유예 기간이 긴 것도 아니고, IFRS17이 아니더라도 보험업계는 성장 포화나 금리 문제, 경제적 어려움,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 등으로 이미 엄청난 불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보험업계는 IFRS17 도입이 결정된 지난 2016년 이후로 대주주로부터의 유상증자, 후순위채 발행,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매년 수 조 원 가량의 자본확충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KDB생명, 푸본현대생명, 메리츠화재, 한화생명,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미래에셋생명, 신한생명, 하나생명 등 회사 규모를 막론하고 수많은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러시에 동참하면서 보험업계는 IFRS17 대비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