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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저도 집을 살 수 있을까요?”

서효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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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11-05 00:00 최종수정 : 2018-11-05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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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효문 기자

▲사진: 서효문 기자

[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2018년이 두 달도 남지 않은 지금. 조금씩 송년 모임이 잡히기 시작하는 시기다. 송년 모임에서는 한 해를 돌아보며 회포를 풀고, 서로의 고민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기자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흐르면서 송년 모임에서 말하는 고민들이 달라졌다. 20대 초반 연애와 학점에 대한 고민이 주를 이뤘다면 20대 중후반에는 취직을 걱정했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지금은 오직 2가지다. ‘육아’와 ‘집’이다. 지난 2~3년간 변하지 않는다.

특히 결혼을 앞뒀거나 결혼한 지인들은 집에 대한 고민이 매우 크다. ‘신혼집을 어떻게 마련할까?’, ‘아이의 학업을 위해서는 어디로 이사할까?’ 등이 송년 모임의 주제다.

이런 고민을 우려하듯이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5월 출범한 이후 부동산 정책을 쏟아냈다.

다음 달 위례·평택에서 공급을 시작하는 ‘신혼부부 희망타운’을 비롯해 신혼부부를 위한 특별 대책들이 나왔다. 물론 무주택자인 이들 세대를 위해서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여타 계층보다 높다.

문제는 이런 혜택에 대해서 타깃 계층이 느끼는 체감이 적다는 점이다. 신혼부부 희망타운 전에 시행되고 있는 공공임대주택은 인기 있는 아파트 청약 받는 것만큼 입주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입주만 된다면 좋지만, 입주를 위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직장-주거 근접단지. 일명 ‘직주근접단지’에 주거를 마련하기란 여전히 어렵다.

청약 당첨 가점 변경도 신혼부부들에게는 큰 장점이 될 수 없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무주택자 중심을 위해 가점제를 변경했지만, 자녀가 있는 무주택세대에 비하면 당첨 가점이 크지 않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청약 당첨 가점 제도 변경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사람들은 자녀가 있는 40대 무주택자”라며 “신혼부부들도 가점이 있지만, 이들 계층보다는 무주택 기간도 짧아 큰 혜택을 받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여타 계층보다는 높다고 하지만, 대학 등록금을 대출부터 시작하는 2030세대에게는 어려움이 될 수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적용한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은 4050세대보다 경제력이 부족한 이들 세대에게는 암초가 될 수 있다.

2기 신도시, 3기 신도시 등 새로운 주택 공급 대책의 역효과도 이들 세대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해당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발표만 이어져도 인근 지역 집값이 상승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을 위한 주택 공급 대책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

가끔 취재차 경력이 오래된 공인 중개사무소를 방문하면 과거 얘기를 듣게 된다. “나의 신혼시절에는 반지하를 사서 시작했어. 본인도 너무 눈을 높이지 말고 적당한 환경이면 거기서부터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라는 말이다.

조금 더 젊은 세대들은 이렇게 말한다. “전세부터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전세로 시작해 조금만 고생해서 돈을 모으고 좀 더 낳은 곳으로 옮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요.”라고 말이다.

기자를 위로해주기 위해서 하는 말이지만, 앞서 말한 내용을 감안하면 매우 슬픈 감정이 든다. 현재의 부동산 시장 동향과 정부 정책이 충돌해 일으키는 효과는 주택 구매뿐만 아니라 전세도 마련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앞서 얘기한대로 올해도 곧 얼마 남지 않았다. 곧 송년 모임이 시작될 시기다.

오랜만에 만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해 집값 얘기로 우울한 분위기로 끝나는 자리가 된지도 2~3년이 지났다. 이 시기 항상 마지막 말은 “우리가 집을 살 수 있을까?”였다.

물론 정부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너무 투기억제에만 몰두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전세가 우리나라에서만 활용하듯이 정부가 내년에는 공급뿐만 아니라 주택금융, 임대 기간 확대, 분양가 상한제 등 좀 더 실질적인 청년 주거 대책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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