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 결정을 놓고는 전망이 첨예하게 대립돼 있다. 이주열 총재의 금융불균형 시정 필요성 발언 등을 감안해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는 사람들과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예고한 뒤 11월에 금리를 올릴 것이란 의견이 맞서고 있다.
코스콤 CHECK(2710)의 금융시장 전문가 대상 설문조사 결과 금리 25bp 인상이 507명(54%), 동결이 421명(45%)이었다.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11월에 약간 더 무게를 두는 반면 외국계에선 10월 가능성을 조금 더 높게 본다. 어떤 식으로 금리결정이 나더라도 서프라이즈는 아니다.
전날 채권금리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빠지면서 금통위 기대감을 반영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적지 않은 사람들을 당황시켰다.
외국인이 이번주 들어 선물을 대거 순매수면서 장을 지지했다. 숏커버성 매수, 금통위 베팅 등이 거론된 가운데 금리 레벨은 내려가고 일드커브는 플래트닝됐다.
이번주 들어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1만7106계약, 10년 선물을 7834계약 대거 순매수했다. 규모가 상당한 가운데 금통위 결과에 따른 이들의 움직임에 의해 시장 변동성이 증폭될 수도 있다.
그간 국내 투자자들 사이엔 금통위를 불확실성 해소의 재료로 여기는 경우도 많았다. 예컨대 금통위에서 금리를 인상하면 매수로 나서는 게 나을 것이라고 본 사람들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장이 미리 강해지면서 금통위가 좀 더 난감해졌다는 평가들도 보였다.
이번 금통위에선 금리 인상할지 여부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평가 등을 봐야 한다. 금통위 내 이일형 위원과 조동철 위원이 각각 매파와 비둘기파의 좌장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세력구도가 좀 더 분화할지 확인할 필요도 있다.
다만 시장에선 10월이나 11월에 금리를 올리더라도 추가적인 인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올해 들어 고용지표가 극심한 부진을 나타낸 데다 한국 경제의 모멘텀이 더욱 약화될 것이란 진단이 많다. 올해 2%대 후반의 성장률을 달성하더라도 내년엔 2% 중반 이상의 수치를 보이기 어렵다는 인식도 적지 않다.
이날 한국은행은 경제전망도 발표한다. 이주열 총재가 성장률 하향 조정 가능성을 이미 거론한 가운데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2.9%(7월 전망)에서 2.8% 정도로 소폭 내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성장률 전망을 낮추더라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성장률 전망 하향과 금리인상이라는 조합이 나올 수도 있다.
관심을 모은 미국의 FOMC 의사록은 점진적인 금리인상에 힘을 실어줬다. 이에 따라 미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국채10년물 수익률은 3.7bp 상승한 3.2018%, 국채30년물은 4.01bp 오른 3.3742%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68bp 오른 2.8823%, 국채5년물은 3.78bp 반등한 3.0580%를 나타냈다.
지난달 FOMC 회의 의사록을 보면 참가자들은 추가 금리인상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의사록은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의 추가적인 점진적 인상이 지속적 경기팽창세와 강한 노동시장 환경, 중기적으로 2%에 가까운 인플레이션을 달성하는 데 부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부분 위원이 경제전망 평가를 별로 바꾸지 않은 가운데 몇몇 위원들은 최근 지표들이 올해 초 생각한 수준보다 더 강력하다고 판단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상대적으로 약한 글로벌 경제 때문에 미 달러화가 추가로 강해질 수 있다고 본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지표는 부진했다. 미국 상무부는 주택착공건수가 120만1000건으로 전월대비 5.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예상치인 122만건을 하회하는 수준이었으며, 직전월 수치는 128만2000건에서 126만8000건으로 하향 수정됐다. 9월 건축허가건수도 2개월 연속 감소했다. 건축허가건수는 전월보다 0.6% 감소한 124만11000건을 기록해
예상치 127만8000건을 밑돌았다.
기업 실적 호재로 급반등했던 뉴욕 주가는 제한적으로 하락하면서 숨을 골랐다. FOMC의 추가적인 금리인상 시사, IBM 실적 악화 등으로 주가는 제한적으로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91.74포인트(0.36%) 떨어진 2만5706.68, S&P500지수는 0.71p(0.03%) 하락한 2809.21, 나스닥은 2.79p(0.04%) 내린 7642.70을 나타냈다.
의사록이 금리인상을 지지하면서 달러화 가치는 상승했다. 달러인덱스는 0.52% 상승한 95.59를 기록했다. 의사록 발표 후 달러가치가 더 오르는 모습을 나타냈다.
한편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에 대해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최근의 위안화 약세에 대해선 우려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에 대해서도 예상한 것처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고 관찰대상국을 유지했다.
국제유가가 급락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17달러(3.02%) 급락한 배럴당 69.75달러에 장을 마쳐 70달러를 하회했다.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예상(217만배럴)보다 큰 649만배럴 증가한 영향 등을 받았다. 사우디가 언론인 실종과 관련해 미국이 제재를 가한다면 산유량을 줄일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일단 수급 요인으로 유가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