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OMC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00~2.25%로 25bp 올렸지만, 미국채 금리가 하락해 국내 시장도 제한적인 강세를 트라이해 볼 여지가 있다.
다만 외국인 매매 움직임을 지켜봐야 하는 가운데 최근 금리인상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경계감이나 최근 매수 심리가 타격을 입은 점 등도 감안해야 할 듯하다.
미국채 금리는 간밤에 4.84bp 하락한 3.0465%로 내려왔다. 연준이 금리 인상을 지속하겠다는 스탠스를 유지했지만 물가 압력이 제한적이란 입장을 보인 영향이다.
국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미국채 금리는 지속적으로 오르다가 반락했으며, 일드 커브는 플래트닝됐다.
코스콤 CHECK(3931)를 보면 지난 주 목요일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0630%에서 거래를 마친 뒤 이번주 들어 3.1%에 바짝 붙었다가 26일엔 5bp 가까이 하락한 3.0465%를 기록했다. 국내 주말부터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65bp 가량 내려온 것이다.
국채30년물 금리 레벨도 20일 3.1965%에서 3.1820%로 소폭 내려왔다. 금리인상 기대 속에 단기물 금리는 레벨을 높였다. 국채2년물은 20일 2.8076% 수준에서 2.8267%로 높아졌다.
미국 FOMC는 올해 세 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한 뒤 연말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통화정책 기조가 부양적’이라는 기존 문구를 삭제했다. 통화정책이 중립적 수준에 근접했음을 거론한 것이다.
경기와 물가에 대해선 긍정적인 판단을 유지했다. FOMC는 '고용시장이 계속 강화되고 경제활동은 강력한 속도로 증가했음을 보여줬다'는 기존 문구를 유지했다.
관심을 모은 점도표에선 올해 추가 한 차례, 내년에 세 차례의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이후 2020년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린 뒤 2021년말까지 금리를 동결하는 시나리오를 선보였다. 금리인상을 종료하는 시점 연준 기준금리 상단을 3%대 중반으로 제시한 것이다.
연준은 또 중립금리 추정치는 2.875%에서 3.00%로 상향했다.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높인 반면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하향 조정했다.
올해 GDP 성장률 예상치를 이전 2.8%에서 3.1%로 올리고 내년 성장률은 2.4%에서 2.5%로 높였다. 2020년 전망치는 이전 2.0%를 유지했다. 실업률은 올해 말 전망치만 3.7%로 0.1%포인트 높였다.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의 올해 말 전망치는 2.1%를 유지했다. 내년 말은 2.1%에서 2.0%로 낮췄고 2020년 말은 이전과 동일한 2.1%를 제시했다.
파월 의장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 기조가 부양적'이라는 기존 문구 삭제가 연준의 금리인상 경로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근원 인플레이션이 축적되지 않은 만큼 물가 전망에 상방 리스크가 없다"면서도 "기준금리를 중립금리 추정치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고 했다. 재정정책에 대해선 "정책경로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우려를 표했다.
FOMC 이후 미국 채권시장의 반응은 우호적인 쪽이었다. 파월 의장이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리겠다는 입장을 부연했으나 물가 전망에 상방 리스크가 없다는 의장의 발언 등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뉴욕 주가는 FOMC 결과 발표 이후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106.93포인트(0.40%) 떨어진 26385.28, S&P500지수는 9.59p(0.33%) 낮아진 2905.9, 나스닥은 17.10p(0.21%) 내린 7990.37을 나타냈다.
연준이 통화정책 기조가 부양적이라는 문구를 지웠지만 파월 의장이 통화정책 정상화 경로가 바뀐 건 아니라고 하면서 금리인상에 대한 부담을 떨쳐내지 못한 것이다. 달러지수는 FOMC 결과를 본 뒤 0.2% 상승한 94.287를 기록했다. 금리인상 지속을 반영한 흐름이었다.
FOMC 결과에서 크게 놀라운 대목을 찾기는 어렵다. 통화정책 문구에서 '부양적'이라는 문구 삭제를 예견하는 시각이 상당했던 데다 올해 12월과 내년 3차례 금리인상은 대체로 예상돼 왔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책에 대한 해석이 각 시장별로 차이가 난 점도 주목할 필요도 있다. 미국 채권시장이 FOMC 결과를 우호적으로 해석했지만, 'accommodative' 문구 삭제가 금리인상을 멈추겠다는 신호는 아니기 때문이다. 아무튼 미국 채권시장은 일단 불확실성 해소 재료로 보면서 분위기를 쇄신한 셈이다.
국내 시장에선 최근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다가 지난 금요일 반락했다. 그간 금리가 크게 오른데 따른 기술적 가격 반등과 저가매수, 국채발행 규모 축소에 따른 수급 호재, 외국인의 매도세가 누그러진 점 등이 작용했다.
국고3년물(KTBS03) 최종호가수익률은 20일 2%를 넘어선 2.035%로 마감한 뒤 21일엔 2.022%로 레벨을 낮췄다. 국고10년(KTBS10) 금리는 20일 2.428%로 2.4%를 상회한 뒤 다음 날엔 2.412%로 내려왔다.
최근 금리가 빠르게 올라온 가운데 금리가 다시 2% 아래를 타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엿보인다. 다만 국내 시장에선 이낙연 총리의 금리발언 뒤 금리인상 기대감이 커진 측면이 있고 부동산 이슈의 흐름도 봐야 한다. 따라서 시장이 최근의 냉각된 분위기를 추스리더라도 향후 이전처럼 국고3년이 1.9%선으로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