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이낙연 국무총리의 금리인상 필요성 발언 이후 금리가 오른 뒤 이날은 한은 부총재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금리인상 경계감이 강화되면서 금리가 연이틀 올랐다.
외국인이 이틀째 선물을 매도하고 주가가 반등하면서 채권가격이 좀 더 밀렸다.
3년 국채선물(KBFA020)은 13틱 하락한 108.77, 10년 선물(KXFA020)은 48틱 내린 123.88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3년 선물을 3295계약, 10년 선물을 2782계약 순매도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금통위원, 국무총리에 이어 한은 부총재의 발언까지 나왔다"면서 "이 과정을 거친 뒤 시장은 금리인상 경계감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종호가수익률 기준 국고3년(KTBS03)은 3.9bp 오른 1.960%, 국고5년(KTBS05)은 4.1bp 상승한 2.124%를 기록했다. 국고10년(KTBS10)은 4.7bp 상승한 2.309%를 나타냈다.
다른 딜러는 "그간 장기가 수급 호재를 내세워 상대적으로 더 강한 모습을 보였는데, 오늘은 제법 밀렸다. 전체적으로 채권 흐름이 최근 다소 과도했다가 당국의 스탠스에 경계감을 높인 듯하다"고 밝혔다.
■ 장중 가격 낙폭 키워..금리인상 경계감 커져
14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선물은 3틱 하락한 108.87, 10년 선물은 7틱 떨어진 124.29로 거래를 시작했다.
간밤 미국채 금리는 보합 수준을 나타냈다. 국채10년물 수익률은 0.55bp 오른 2.9713%, 국채30년물은 0.37bp 상승한 3.1081%를 나타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을 밑돈 가운데 금리는 짧은 구간 위주로 소폭 올랐다.
미국의 8월 CPI는 전월보다 0.2% 올라 시장 예상치(0.3% 상승)를 밑돌았다. 전년비 상승률은 2.7%를 기록해 직전월(2.9%)을 밑돌았다.
전날 이낙연 총리의 금리인상 필요성 발언으로 긴장한 국내시장은 소폭 밀리면서 시작했다. 개장전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가 입장을 밝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윤 부총재는 "특별히 구애받지 않고 중립적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있다"면서 한은의 독자적인 금리결정을 언급했다.
이틀 전 저물가로 금리인상을 할 때가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했던 신인석 위원의 발언에 대해선 "개인의견이며 금통위의사록 등을 통해 확인해 달라"고 했다.
그는 부동산만 보고 금리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한국은행은 그동안 주택가격이 급등한 만큼 각별한 경계감을 갖고 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시장에선 부총재의 의견까지 감안해 연내 금리동결이 힘든 것 아니냐는 인식을 강화했다.
이낙연 총리가 '금리결정의 금통위 몫'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으나 권력2인자의 금리인상에 대해 숙고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한 긴장감을 가시지 않았다. 한은 부총재가 금통위 중립성을 강조했지만, 그의 발언을 금리동결 의지로 해석하기도 어려웠다.
부총재가 신 위원의 금리동결 필요성 주장을 '개인의견'이라고 하면서 정책금리에 대한 경계감을 키우는 모습도 엿보였다.
채권가격은 결국 낙폭을 점점 키워갔다. 외국인이 어제에 이어 3년, 10년 양매도로 나오면서 긴장감도 고조됐다. 주가 역시 반등하면서 채권을 압박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오후 들어서는 가격 낙폭이 더욱 커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고3년 금리가 1.95%를 넘었다. 그간 시장을 지배했던 밀리면 사자나 대기매수 의지는 일단 후퇴했다. 최근 금리가 1.9%를 밑돌면서 금리 동결을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되돌림이 필요하다고 보는 듯했다.
약세 심리를 반영해 종가는 장중 저가(108.74) 근처인 108.77에서 거래를 마쳤다. 10년 선물은 장중 50틱 넘게 밀리면서 123.79까지 미끌어졌다가 전일비 48틱 하락한 123.88에서 거래를 마쳤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시장 분위기는 걲였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음봉이 나타나면서 5일, 10일 이평 모두 그림이 망가졌다. 강한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그간 자신있게 밀리면 사자가 나왔는데, 오늘은 분위기가 달랐다. 그 동안 과하게 달려왔던 영향이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한편 코스피지수는 32.02p(1.40%) 급등한 2318.25를 기록해 단숨에 2300선을 넘어섰다. 글로벌 무역분쟁 개선 기대와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크게 올랐다. 달러/원은 5.80원 하락한 1116.60을 기록해 원화가 이틀 연속 강해졌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