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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생산자 금융 유도 위한 제도적 장치 필요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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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09-03 00:00

중소기업대출 의무비율제도 개선
대손충당금제 효과적 운영 절실

▲사진: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최근 중소기업대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금년들어 기업대출의 약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대출 순증액이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은행들의 소비자 금융에서 생산자 금융으로의 빠른 전환이 이루어진 것은 금융당국의 비판적 목소리에 대한 은행들의 보조 맞추기에 기인한 듯하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에 따른 풍선효과로서 중소기업대출 급증의 원인을 찾기도 한다. 여하튼 금융위원장 취임시점부터 은행이 생산적 금융이 아닌 쉬운 가계대출만 영위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져 왔고, 최근 일부 은행들의 금리조작 사건으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된 점도 무관치 않은 듯하다.

하지만, 정부가 지향하는 생산자 금융 확대에 대한 은행들의 적극 호응이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는 지 의문이며, 중소기업대출급증에 따른 대출부실화 가능성도 신중히 검토해야 될 시점이다.

지난 2008년 이후 가계대출 증가율은 이미 기업대출 증가율을 앞서고 있으며, 이러한 결과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의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사실이다.

은행들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출자산에서 차지하는 가계대출비중을 늘려온 것은 사실 위험민감도(risk sensitivity)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신용위험에 대한 민감도가 한층 높아진 은행들이 재무정보에 대한 신뢰성이 낮고, 정보비대칭성도 존재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신규대출을 기피하거나 회수하려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은행들의 대출행태가 경기둔화시점에 기존 중소기업대출을 회수 또는 신규대출을 축소하는 경기순응성의 행태로 나타난 바 있다.

최근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은행의 ‘눈치보기식 중소기업대출’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이유이다. 금리상승이 본격화될 경우 중소기업대출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금융감독당국은 은행의 가계대출 선호 행태가 일정부분 경제적 유인에 따른 것이기에 지속적인 생산적 금융확대를 위해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제도적 장치라는 것이 예대율 산출방식 차등화, 고위험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강화와 같은 가계대출에 대한 규제강화라면, 이는 풍선효과식의 중소기업대출 증가를 유도하는 정책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들은 자칫 기업경기 침체, 금리상승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와 맞물릴 경우 오히려 은행의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생산자 금융을 유도하는 효과적인 제도적 장치는 무엇일까? 필자는 다음과 같이 2가지 정책개선 방안을 제시하고 싶다.

첫째, 은행들로 하여금 중소기업대출 위험에 대한 부담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중소기업대출의무비율 제도의 개선이다.

현행 중소기업대출의무비율 제도는 은행의 대출 증가액중 일정 비율 이상을 중소기업에 지원하도록 하는 제도로서, 국책은행 70%, 시중은행 45%, 외은지점 35%라는 의무대출비율이 일률 적용된다.

해당 제도 미준수시 페널티(한국은행으로부터 지원받는 저리자금 총액대출한도 차감)가 부여된다.

하지만 중소기업대출의무비율 제도는 은행들로 하여금 자발적 생산자 금융지원을 유도해내는데 한계가 있다. 예금을 통한 자금조달이 원활한 민간 시중은행들의 경우 자본적정성을 훼손(위험가중치가 높은 중소기업대출 증가는 BIS 자기자본비율을 하락시킴)하면서, 동 제도를 준수할 유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중은행들로 하여금 자본조달에 대한 신용보강 지원을 토대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생산자 금융을 유도하는 방안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다.

특히 바젤 Ⅲ 시행이후 국내 은행들의 자본확충 여건은 악화되고 있다.

기존 발행된 후순위채의 자본인정비율이 지난 2016년부터 점차 축소되고 있어, 은행입장에서 자기자본비율 유지에 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리상승기에 접어들 경우 자본적정성 강화차원에서 발행되는 조건부 자본증권(주식으로의 전환과 상각조건이 명기된 신종증권)의 경우 후순위채에 비해 자본비용이 높고, 발행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하다.

따라서 중앙은행의 저리자금 지원보다는 효과적인 자본확충을 위해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에 대한 정부의 부분적 신용보강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 즉, 자본조달에 대한 신용보강 지원을 인센티브로 제공함으로써 생산자 금융지원을 이끌어내는 정책이 바람직하다.

둘째, 대손충당금 제도의 효과적 운영이다. 시중은행들의 적극적인 생산자 금융지원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여유자본 확충요구보다 대손충당금 제도의 효과적 운영이 필요하다는 최근 연구결과들(Franche et al., 2017; Jimenez et al., 2017; Seo, J.-Y., 2017)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요구자본 이상의 여유자본 확충을 강조하는 자본적정성 규제가 오히려 시중은행들의 생산자 금융지원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상기 연구들의 주요 결과이다.

최근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9) 시행에 따른 대손충당금 증가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즉, 만기까지의 부도확률을 계산하여, 은행이 예상손실관점에서 대손충당금을 쌓을 경우 중소기업대출 증가시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손충당금의 증가는 순이익의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내부유보확충을 통한 자본금 확충기회를 줄이는 부정적 영향으로 나타난다. 자본금 확충 기회가 줄어들 경우, 은행들은 위험가중치가 큰 중소기업에 대한 안정적 금융지원을 기피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은 은행들이 시설자금대출 등 장기대출 시행시 더 많은 대손충당금 적립을 요구하게 된다.

금융감독당국의 대책마련이 필요한 부분이다. 시설자금대출과 같은 생산자 금융지원시 추가적으로 필요한 대손충당금 확보를 위해 이익잉여금 중 별도준비금으로 적립하는 대손준비금의 보완자본인정비율을 높여줄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정부 눈치보기식의 무분별한 생산자 금융지원 증가가 자칫 은행의 부실로 이어짐으로써, 국민경제의 큰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따라서 은행이 생산자 금융시장의 안정적 시장 조성자(market maker)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는 동기부여를 가질 수 있도록 금융당국은 좀 더 현실적인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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