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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셀트리온, 외국계 보고서 뜨면 ‘휘청’…공매도 결탁 의혹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8-29 14:05 최종수정 : 2018-08-30 11:30

삼성전자·SK하이닉스·셀트리온, 외국계 보고서 뜨면 ‘휘청’…공매도 결탁 의혹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셀트리온을 팔라”.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매도’ 의견에 개미 투자자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대장주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바이오주까지 외국계 증권사 보고서에 속절없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매도 세력과 결탁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 외국계 매도 의견에 주가 급락 ‘악순환’

13일 코스피 시장에서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 대비 4.23% 내린 26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셀트리온은 골드만삭스 보고서의 영향으로 장 초반 1~2%의 낙폭을 보였다. 이후 장중 주가는 4.78% 급락하면서 25만9000원까지 추락했다.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조원이 넘게 쪼그라들었다. 지난 10일 34조1076억원이었던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32조6656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이날 김상수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14만7000원으로 하고 투자의견은 매도를 제시했다. 이는 10일 종가인 27만2000원의 절반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셀트리온의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에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한편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경쟁 심화를 우려했다.

그는 “유럽에서는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54%, 트룩시마가 27%의 시장 점유율을 각각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이러한 점유율이 재현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는 미국에서 가격 매력이 작고 제도적 지원도 적으며 협력사의 마케팅 활동 역시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셀트리온이 외국계 증권사에 무너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 초 독일계 IB 도이치뱅크는 셀트리온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면서 목표주가를 8만7200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당시 주가 31만 9300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도이치뱅크는 “셀트리온은 2016년 57%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글로벌 경쟁사 평균 R&D 비용을 적용하면 30% 중반으로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셀트리온은 이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지만, 주가는 10% 가까이 추락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289억원, 517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3.52%, 104.75%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62.4%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인 보고서가 최근 주가 조정에 한몫했다. 모건스탠리는 9일(현지시간) 반도체 기업에 대한 투자전망을 기존 '중립(in-line)'에서 '주의(cautious)'로 하향 조정했다. ‘주의’는 모건스탠리의 투자의견 중 중 최하 단계로 반도체 업종의 주가 상승률이 향후 12개월에서 18개월 동안 시장 평균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을 나타낸다.

조지프 무어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업황 사이클이 과열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며 “리드 타임(주문부터 납품까지 소요시간)의 단축이나 수요 둔화는 심각한 재고조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10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20%, 3.72%의 낙폭을 보였다.

◇ 보고서 발간 전후 공매도 물량 ‘쑥’

이 가운데 외국계 증권사가 부정적인 보고서가 타깃으로 정한 기업의 공매도 물량이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매도 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를 통해 공매도 주문이 쏟아지는 정황도 포착돼 주가를 전략적으로 끌어내렸다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공매도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해당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내리면 다시 주식을 매수해 빌렸던 주식를 갚는 방식으로 시세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5거래일간 삼성전자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959억원에 달했다. 특히 10일과 13일에는 518억원, 697억원의 물량이 출회됐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469억원이다. SK하이닉스 역시 10일에만 672억원의 공매도 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공매도 세력은 셀트리온에도 대거 몰렸다. 골드만삭스의 매도 보고서가 시장에 반영된 지난 13일부터 5거래일 동안 셀트리온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2155억에 이르렀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거래대금인 8862억원의 24.32% 수준이다.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은 이전 5거래일(8월 6일~10일)의 16.06%(1580억원)보다 10%포인트가량 늘어났다.

또 이들 종목의 공매도 물량은 보고서 발간 이전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난 8일 1190만4010주(3조2855억원)였던 공매도 잔고 수량은 이틀 후인 10일 1198만5991주(3조2602억원)로 증가했다. 10일은 골드만삭스의 보고서가 발표된 12일 직전 거래일이다.

SK하이닉스 또한 8일 72만906주(575억원)였던 공매도 잔고 수량이 모건스탠리의 보고서가 시장에 알려지기 직전 거래일인 9일 75만9387주(592억원)로 불어났다. 외국계 증권사가 돈을 맡긴 고객에게 우선적으로 보고서를 제공하고 그 이후에 유료로 구매해서 보는 고객에게 공개하고 있는 점은 공매도 세력이 내부 정보를 이용하는 등 외국계 증권사와 결탁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는 매도 보고서를 발간하기 전후에 대량으로 공매도 주문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내기 전부터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로 이름을 올려왔다. 이외에도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 다른 외국계 증권사들도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였다. 자본시장법상 공매도 잔고가 상장주식 수 대비 0.5% 이상일 때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로서 공시의무가 발생한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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