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모은 파월 연준의장은 잭슨홀 연설이 '점진적 금리인상'에 맞춰진 가운데 국내 시장은 외국인 매매 동향이나 주식 동향 등을 감안하면서 움직일 듯하다.
연준 관계자들 사이에 금리인상 횟수를 두고 의견차는 있었지만, 파월은 금리인상 속도를 더 높이기 보다는 기존의 점진적 정상화 스탠스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같은 스탠스는 '비둘기파적' 것으로 평가받았다. 최근 양호한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기존 입장을 반복함에 따라 불확실성이 해소된 측면이 있다.
이런 무드 속에 미국채 일드 커브는 플래트닝을 나타냈다. 연준의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를 확인한 뒤 긴 채권 위주로 시장금리가 하락한 것이다.
코스콤 CHECK(3931)를 보면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1.09bp 하락한 2.817%, 국채30년물은 2.09bp 떨어진 2.9597%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1.66bp 오른 2.6286%, 국채5년물은 0.86bp 내린 2.7088%에 자리했다.
10년과 2년 금리차가 18.84bp 수준으로 축소되면서 2007년 이후 최소치를 경신했다. 파월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기 보다는 기존의 점진적 금리인상 기조를 강조했다고 판단했다.
파월 연준의장은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에 근접해 있고 구직을 원하는 사람은 대부분 취업에 성공하고 있다"면서 소득과 일자리의 강한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추가적인 점진적 금리인상이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경제가 강한 편이라면서 "점진적 금리인상은 미 경기 회복세를 지키고 일자리 증가세를 가능한 한 강하게 유지하는 한편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한 최선책"이라고 덧붙였다.
파월의 '점진적' 금리인상 발언과 함께 뉴욕 주가도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33.37포인트(0.52%) 높아진 2만5790.35, S&P500 지수는 17.71p(0.62%) 상승한 2874.69, 나스닥지수는 67.52p(0.86%) 오른 7945.98을 나타냈다.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전장보다 0.56% 하락한 95.135를 기록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나온 직후 95.02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국내시장은 레벨 부담과 우호적인 주변 환경 사이에서 금리를 조심스럽게 낮춰가고 있다. 미국 일드커브가 플래트닝되는 가운데 국내도 장기물 위주의 금리 하락이 이뤄졌다.
레벨 부담은 상존하지만 딱히 악재가 보이지 않다 보니 조심스럽게 금리를 낮추는 것이다. 주초 3년과 30년 입찰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입찰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9월 국고채발행계획은 규모 축소 등 수급이 대체로 우호적인 편인 가운데 외국인도 대체적으로 선물 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주 국내 금통위에선 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관점이 강하다. 최근 고용지표 악화에 따라 8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더욱 희석된 가운데 정책와 정책공조를 강조하는 한은이 금리정상화를 서둘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일형 위원이 금리인상 주장을 이어갈 수 있지만, 동조자를 규합해 금리변경에 성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시장 관계자들은 작년 10월 이후 가장 낮아진 금리 레벨에 대한 부담도 거론하고 있지만, 최근의 숏커버 등을 보면서 매도 역시 쉽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