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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터키사태에 대한 신흥국의 대응..그리고 국내 증권시장

장태민

기사입력 : 2018-08-1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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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코스콤 CHECK, 올해 급격히 뛴 터키국채 10년물 수익률

자료=코스콤 CHECK, 올해 급격히 뛴 터키국채 10년물 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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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터키의 위기가 여타 신흥국으로 얼마나 번져 나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시아권에선 최근 인도네시아가 위기 차단을 위해 기준금리를 올렸고 홍콩, 인도 등은 자국 통화를 매입하면서 통화 가치 방어에 나섰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5월 이후 4번째로 금리를 올렸다. 기준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금리를 5.50%로 25bp 인상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가 신흥국 위기시 취약한 통화인 만큼 당국이 일단 방어에 나선 것이다.

거시건전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는 국가들은 터키의 불똥이 튀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터키 사태는 과도한 부채 등으로 거시건전성이 좋지 않은 나라로 번질 수 있어 모두가 유념해서 보고 있다.

터키 사태는 아르헨티나, 남아공, 인도네시아, 이집트, 레바논 등 내부 상황이 좋지 않은 신흥국의 자본유출의 심화시킬 수 있다.

■ 터키 사태에 민감하게 반응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최근 터키 리라화 급락이 단연 화두였다. 최근 아시아장에서 달러/리라는 7리라를 훌쩍 넘기도 한 가운데 현재는 6리라 수준으로 낮아졌다. 터키 당국이 통화 방어 의지를 나타낸 가운데 일단 추가 급등세는 주춤했다.
달러/리라가 작년말 3.79리라 수준에서 전일 6.04리라로 오른 것을 감안할 때 올해 들어 리라 가치는 37% 가량 하락한 상태다.

터키 국채10년물 금리는 지난 10일 168.15bp 상승해 20% 위로 올라선 뒤 급등과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터키10년 금리는 13일 21%를 넘었다가 현재는 20%대를 기록 중이다.

이같은 터키의 불안한 움직임은 최근 국내 주가 급락, 달러/원 환율 급등을 견인했다.

터키가 국내 수출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긴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엮어서 돌아가는 상황에서 주요국 위험자산들도 타격을 입었다.
미국 다우지수나 유럽 Stoxx600 지수 등 주요 주가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대신 안전자산선호는 보다 강화됐다. 달러인덱스는 96선을 훌쩍 넘어 13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 중이며, 미국채나 독일 국채 등 대표적인 안전자산들은 각광을 받았다.

미국채 금리는 2.8%대로 내려갔으며,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7월 중순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이에 반해 정치와 경제가 안정되지 않은 남유럽권 국채 금리는 오르는 등 차별화가 심화됐다.

이탈리아 국채금리는 지난 6월 초순 내부 정치적 혼란 등으로 3%를 넘어선 뒤 하향 안정돼 7월 중엔 2.4%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변동성을 확대하면서 3% 위로 올라왔다.

■ 늘어난 신흥국 부채와 위기 전이 가능성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들의 부채는 크게 늘어난 상태다. 단순 절대금액이 아니라 국내총생산 대비 비율 등을 따져볼 때도 상당히 증가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신흥국의 총부채가 2008년 GDP 대비 143%에서 2017년 211%로 크게 증가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신흥국 공공부문 부채 평균이 1980년 이후 최대치인 GDP대비 50%를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터키가 7%에 달하는 높은 GDP성장률을 보였지만, 높은 금리로 끌어들인 외자 이탈을 막지 못하면 외환위기가 심화될 수 있다.

터키 사태는 일단의 신흥국들이 금리를 더 올리도록 만들었다. 터키는 아르헨티나,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통화당국의 금리인상을 이끌었다.

특히 터키 이슈로 달러지수가 96포인트까지 급등하자 아르헨티나는 13일자로 긴급하게 금리 500bp 인상을 단행했다. 아르헨티나의 기준금리는 무려 45%에 달한다.

이들과 함께 러시아, 남아공, 브라질, 콜롬비아 등 주요 신흥국 통화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터키 사태가 한국이나 대만 등 외환보유액이 풍부하고 상대적으로 거시건전성이 양호한 '우수' 신흥국으로 번질 가능성이 낮다는 게 일반적인 진단이다.

한국 주가와 원화값은 터키 사태로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채권은 안전자산선호에 편승해 강해진 것이 이런 인식을 반영한다.

일단 터키 사태가 진정되기 위해선 에르도안 대통령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에 고개를 숙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치적인 문제가 걸려 있어서 이 또한 쉽지 않은 상태다.

주초 터키 중앙은행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필요하다면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으나 이를 크게 신뢰하는 시각은 찾기 어렵다. 아울러 미국과의 갈등 역시 산뜻하게 풀리기 어렵다.

터키는 우선 중국이 썼던 방식과 비슷하게 미국에 대응했다. 미국의 관세 인상 조치에 대응해 5억달러 남짓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2배 상향 조정하는 보복관세를 발표하고 나선 것이다.

다만 문제 해결의 키를 미국이 쥐고 있다고 볼 수 있어서 터키 당국이 변화를 꾀할지 지켜보긴 해야 한다.

16일 중국 상무부는 공식사이트를 통해 "미국의 초청을 받아 중국 상무부 부부장 왕셔우원이 국제무역 담판을 위해 8월 중순 미국 방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일방적이고 보호주의적인 무역 행태를 반대한다"는 단호한 입장도 함께 밝혔지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터키 정부 역시 자국의 경제계 등으로부터 미국과의 협상에 나서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과 터키의 갈등은 표면적으로 미국인 목사 브런슨의 석방 문제과 관련이 깊은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적으로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터키는 미국의 이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오히려 이들 나라와 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트럼프의 심기를 크게 건드려 놓은 상태다.

지난 13일 터키 중앙은행은 긴급 시장안정화 조치를 발표했다. 은행권에 대한 초단기 유동성 공급 확대와 담보물 할인율 조정 등을 발표하면서 시장 안정을 모색했다.

은행들의 리라화 지준율을 모든 만기에서 250bp 인하하고 비핵심 외화부채 지준율의 경우 최대 400bp까지 인하하는 결정을 내렸다. 외화 유동성 관리를 위해 외화예금 한도를 상향하는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하지만 우선적으로 미국과의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단기간에 안정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 터키 사태에 반대로 반응한 국내 주식과 채권..외인 매매 쳐다볼 수밖에

어느 나라든 주식은 위험자산이다. 한국의 원화도 위험통화에 속한다. 이에 따라 터키 사태에 주가와 원화값이 크게 빠졌다.

채권은 안전자산 취급을 받으면서 강해졌다. 한국 채권엔 안전자산, 위험자산 성격이 모두 내재돼 있긴 하지만 최근 수년간 안전자산 성격이 보다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식과 채권이 터키 사태에 대해 대조적인 반응을 보인 뒤 향후 상황은 외국인에게 달려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한국의 금융시장이 신흥국 가운데 가장 유동성이 좋은 편에 속해 주식이나 채권 모두 글로벌 ATM 성격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이번 터키 사태 여파를 보면 주식은 전혀 맥을 못추는 반면 채권은 견조하다. 신흥국 금융시장 가운데 가장 독특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결국 외국인이 어떻게 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은 종가기준으로 13일 1133.9원을 기록한 뒤 이날은 1120원대로 내려갔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계속해서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5거래일 연속 순매도 중이다.

이날 지수가 장중 2200대 초반까지 밀린 뒤 중국 상무부의 미국 방문 소식에 낙폭을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외국인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은 계속해서 선물을 사고 있다. 최근 현물 매수 강도는 줄었지만, 이날 10년 국채선물을 4500계약 넘게 사는 등 견조한 매수세를 이어가면서 장을 지지하고 있다. 채권시장 역시 외국인의 매매 동향이 가장 중요한 변수란 관점이 적지 않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채권시장이 터키 사태로 강세를 보였지만, 앞으로 외국인이 하기 나름"이라며 "현재 금통위도 멀지 않아서 채권 단기 구간은 다소 버겁고 장기 위주로 강한 상태인데, 외국인의 매매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의 경우 대기매수 관점이 상당히 강하다. 하지만 레벨상 더 강해지기도 버겁다. 아무튼 로컬 플레이어가 먼저 매도로 나서긴 어렵고 외국인이 팔자로 입장을 바꾸면 영향이 상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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