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 가치 폭락으로 미국채 금리가 아시아 장에서 2.9%를 하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국내 채권금리도 레벨을 더 낮췄다.
최근 외국인 선물매수가 금리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진 뒤 이날은 레벨이 더 낮아진 것이다.
3년 국채선물(KBFA020)은 5틱 오른 108.37, 10년 선물(KXFA020)은 22틱 상승한 121.92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3선을 3610계약, 10선을 1474계약 순매수했다.
개인은 터키 리라화 급락에 맞춰 선물을 대거 팔기도 했다. 큰 손 '개인'은 터키발 채권강세에 전매도로 대응하면서 차익실현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개인은 3선을 6122계약, 10선을 4988계약 대거 순매도했다.
선물사의 한 관계자는 "전날 금리가 연중 최저치로 내려왔지만 레벨 부담을 제외하면 사실상 악재가 없었다"면서 "수급이 워낙 좋은데다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선물을 사면서 강세 분위기를 지지했다"고 밝혔다.
다른 선물사 관계자는 "개인은 상당한 차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오후 장에 선물가격이 오를 때 전매를 하면서 포지션을 줄였다"면서 "진정한 위너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오후엔 단연 터키 리라의 폭락이 관심사였다. 미국 금리가 아시아 장에서 2.9%를 하회하는 등 채권 강세를 계속 지지하는 양상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코스콤 CHECK(3101)를 보면 국고3년물(KTBS03) 금리는 민평대비 1.6bp 하락한 2.039%, 국고5년물(KTBS05)은 2.6bp 하락한 2.261%를 기록했다. 국고10년물(KTBS10)은 2.9bp 빠진 2.488%에 자리했다.
금리가 연중 저점을 더 낮추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 제한적 강세 보이다 터키발 안전자산선호에 가격 상승폭 키워
10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국채선물은 1틱 하락한 108.31, 10년 선물은 전일 수준인 121.70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 외국인 선물매수로 채권가격이 신고점 수준으로 올라간 가운데 개장 직후엔 일단 레벨을 감안하면서 눈치를 살피는 듯했다.
간밤 미국채 시장은 무난한 입찰 분위기를 확인하면서 더 강해졌다. 미국채30년물 입찰까지 별다른 문제없이 끝나면서 일드 커브는 플래트닝됐다.
미국채10년물 수익률은 3.28bp 하락한 2.9257%, 국채30년 물은 4.23bp 떨어진 3.0696%를 나타냈다.
사상 최대규모로 진행된 30년물 입찰에선 무난한 수요가 유입됐다. 이번 180억달러 입찰에서 응찰률은 272%, 낙찰수익률은 3.09%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이번주 미국 국채 입찰은 전반적으로 양호했다. 일각에선 늘어나는 미국채 물량 때문에 입찰이 시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입찰 결과는 이런 우려를 씻어내기에 충분했다.
국내시장엔 수급이 워낙 좋은 데다 금리 레벨을 제외하면 악재가 별로 없다는 지적들이 많았다.
미중간 무역분쟁우려가 완화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신흥국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선호, 국내 주식시장의 반등 탄력 부족 등 채권을 후원하는 분위기는 여전했다.
국내시장은 레벨 부담을 감안해 제한적인 강세 흐름을 보이다가 오후 들어 터키 리라화 급락 소식에 좀더 강해졌다.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선물을 매수하는 가운데 터키 리라가 달러에 대해 폭락하자 추가 강세룸을 모색했다.
유럽 은행권의 터키 익스포저에 대한 우려로 리라, 유로, 호주달러 등이 달러에 대해 급락했다. 달러/원 환율 역시 10원 넘게 급등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3년 국채선물은 장중 전일 종가보다 8틱 높은 108.40을 찍기도 했으며 10년 선물은 122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장 막판 가격 상승폭을 다시 줄이면서 거래가 종료됐다.
증권사이 한 관계자는 "터키발 유럽 상황에 우려 소식이 전해지고 주가가 급락했다"면서 "외국인이 국채선물을 계속 사고 수급은 좋아 국내 금리는 더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한은의 8월 금리인상을 힘들게 하는 재료들이 이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