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총 3조7654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2271억원 어치 팔아치웠다. 이에 대해 이영한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하반기로 갈수록 한국 성장률 둔화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를 부추기고 있다”며 “한국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수출 둔화로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당분간 추가적인 순매도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투자 패턴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크게 경기 모멘텀, 환율, 조달비용을 꼽는다. 이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외국인 자금유출을 이끄는 동인은 경기모멘텀”이라며 “환율과 조달비용이 외국인 자금 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반기 원·달러 환율은 상승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나 중국과의 통상마찰 등 대외 불확실성 외 불확실성 상승으로 달러화 강세 압력이 이전보다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달비용 측면에서는 한국은 신흥국 내에서 양호한 경기 펀더멘털과 대외건전성을 보유하고 있어 미국과 한국 간 금리 차 확대에 따른 자금유출 압력을 높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경기 모멘텀 둔화 우려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 전망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자금 유출세가 완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중장기 성격의 북미계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점과 선물시장에서의 매도 물량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순매도 강도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한국의 외국인 순매도는 상당 부분 환헤지 자금이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성격의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최근 국적별 매수 현황은 환율에 민감하며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한 유럽계 자금은 순매도를 크게 늘리고 있지만, 북미계 자금은 안정적인 기업실적과 신흥국 내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바탕으로 순유입을 이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연구원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2월 이후 약 4개월간 순매도 물량을 늘려왔으나 이달부터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며 “이번 주 들어 외국인의 코스피200 9월물 선물 포지션은 순매수로 전환하며 3분기에 대한 선물시장의 시각을 하향에서 중립으로 돌려놨다”고 덧붙였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