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위기의 경제컨트롤타워 김동연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6-08 17:30 최종수정 : 2018-06-15 10:52

금융부장

▲ 김의석 금융부장

▲ 김의석 금융부장

[한국금융신문 김의석 기자] 1950년대 할리우드 명배우 로버트 테일러와 데버러 커가 주연한 ‘쿼바디스’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의 원래 제목은 쿠오바디스, 도미네(Quo Vadis, Domine. 라틴어: 어디로 가시나요, 주님)이다. 그런데 요즘 김동연닫기김동연기사 모아보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보면 이 말이 절로 나온다.

최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주요 경제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이른바 김동연 패싱 논란이 다시 불거지면서 그가 ‘허수아비’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정권 초창기에 이어 또다시 논란을 촉발한 청와대는 김 부총리가 경제 컨트롤타워라는 입장을 재차 밝히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과 경제계 안팎의 시선은 이미 싸늘해진 뒤였다. 벌써 세종정부청사 안팎에선 사실상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기가 어려워 그의 발언이 시장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당장 최저임금 인상이 코앞인데, 이를 보완하는 일자리안정자금이 어떻게 흘러갈지조차 오리무중이다.

모범생 스타일의 김동연 부총리가 최저임금 속도 조절론을 꺼낸 것은 나름 승부수였을 수도 있다. 아주 온화하고 양순해 보이지만 쉽게 패싱 당할 사람이 아니라는 세종 관가의 평이 많다. 실제 그는 지난해 패싱 논란이 불거지자 내각에 믿고 맡겨 달라고 직접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청하는 강단을 보였다. 이번 최저임금 속도 조절 주장이야말로 지방선거 후 자신의 경질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고심의 한 수라는 것이다.

물론 진짜 김동연의 패싱일 수도 있다. 조짐은 정권 초기부터 있었다. 세율 인상은 없다던 그의 말을 아랑곳하지 않고 여당은 소득세·법인세 인상을 밀어붙였다. 청와대도 기다렸다는 듯 호응했다. 그래서 김동연만 왕따 당했다는 말이 나왔다. 부동산 종합대책 등 민감한 경제 정책을 실세 청와대 참모·장관들이 직접 발표하는 일도 잦았다. 예전에는 경제부총리가 하던 일들이다. 대통령 주재 회의 때 김 부총리가 질책을 받았다는 말도 간간이 흘러나왔다.

사실 김동연 부총리는 대통령이나 대통령 측근들과의 관계를 보면 역대 어느 경제부총리보다도 상황이 녹록치 않아 보인다. 역대 경제부총리 가운데 많은 치적이나 강한 인상을 남긴 사람은 김대중 정부 때 이헌재 전 부총리다. 인연도 없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자기 소신을 피력하고 전권을 부여 받은 후 책임 경영하듯 환란에서 나라를 구해냈다. 김영삼 정부의 한승수도 후배 관료들 사이에서 많이 회자되거나 존경 받는 인물이다.

이들 두 사람의 공통점은 본인의 역량도 역량이지만 대통령과 그 주변 실세들을 잘 설득해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능력이 탁월했다는 것. 특히 민주화시대 이후 경제부총리들은 한층 복잡해진 정치·정책 환경 때문에 모든 걸 자신이 만들어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민주화 이후 이름을 날린 경제부총리들을 보면 대개가 소신과 설득과 소통의 달인들이다. 자신의 정책을 구체화하는 데 1차로 대통령 측근들에게 매달려보다 여의치 않으면 대통령과의 독대를 어떻게든 성사시켜 이를 통해 담판을 지었다.

패싱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김 부총리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강성들의 벽을 뚫고 설득하고 소통해야 하고, 그래도 안 되면 어떻게든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담판을 지어야 한다. 지금 그를 향한 비판은 경제정책을 둘러싼 노선 갈등에서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필두로 한 소득주도성장론자들과 혁신성장론자인 김 부총리 사이에 내재된 마찰이 표면화하고 있는 것이다. 서로 의견이 달라 논쟁을 할 수는 있다.

다만 경제정책 최고책임자들이 편가르기 식으로 설전을 벌이며 불협화음을 노출하는 것은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시장에 혼란을 안겨줄 수 있다. 정부가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부총리 지위를 부여한 것은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 권한을 행사하라는 의미다. 경제부총리가 제 역할을 못하면 인사권을 행사하면 된다. 그럴 생각이 아니라면 그를 흔들어 서는 안 된다. 경제 컨트롤타워를 흔드는 것은 한국 경제를 흔드는 것과 같다. 정부와 여당은 김 부총리의 말발이 통하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오랜 관료생활로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 특유의 근면성실함과 두터운 신뢰감으로 시장의 기대를 받고 있는 김 부총리를 경제 컨트롤타워로 제대로 세우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가 성공하는 지름길이다. 이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K-수묵, AI 로봇시대의 인간 생태계를 그리다 AI 대체재 아닌 인간 생태계 구축 절실인공지능(AI)과 로봇의 시대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이제 로봇은 공장의 자동화 라인에만 머무는 기계가 아니다. 병원에서는 환자를 돌보고, 스마트팜 농장에서는 스스로 작물을 재배한다. 도심에서는 복잡한 교통망을 제어하고, 가정에서는 인간의 가사를 돕는 일상적 존재가 되었다.인공지능은 인간의 언어를 완벽히 이해하고, 정교한 그림을 그리며,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한다. 때로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속도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이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기 속에서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그동안의 논의는 대개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인 2 ‘한국형 AI’라는 말만으로는 AI 주권을 지킬 수 없다 [장준환의 AI법 네비게이터⑥] 요즘 한국에서도 ‘한국형 AI’, ‘K-AI’, ‘소버린 AI’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말은 그럴듯하다. 그러나 그 말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는 순간, 논의는 쉽게 흐려진다. 한국어를 잘하는 챗봇을 만들면 한국형 AI인가. 국내 기업이 만든 모델을 쓰면 AI 주권을 가진 것인가. 아니면 한국이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와 데이터, 모델과 규칙을 실제로 통제할 수 있어야 AI 주권을 말할 수 있는가.최근 Stanford Institute for Human-Centered Artificial Intelligence, 즉 Stanford HAI도 이 문제를 중요한 정책 의제로 다루고 있다. Stanford HAI는 세계 각국 정부가 자국의 AI 미래를 스스로 통제하려는 경쟁에 뛰어들고 있지만, 정작 A 3 조달 부담 뛰는데 손발 묶인 카드사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긴밀한 대응은 기업에 있어 필수적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대내외 시장 상황과 제도 변화에 발맞춰 전략을 조정하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특히 금융업권은 국내 금리뿐 아니라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에도 영향을 크게 받는 데다 규제 변화에도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최근 카드업계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카드업계가 마주한 현실은 각종 세미나 현장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과거 세미나가 미래 성장 전략을 논하는 자리였다면, 최근에는 현실적인 위기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책을 고민하는 자리에 가까워졌다. 성장보다 생존이 먼저라는 분위기마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퇴근 후 주차했는데 수익 발생? V2G의 정체
[그래픽 뉴스] “전쟁 신호를 읽는 가장 이상한 방법, 피자 주문량”
[그래픽 뉴스] 트럼프의 ‘타코 한 입’에 흔들린 시장의 비밀
[그래픽 뉴스] 청년정책 5년 계획, 무엇이 달라지나?
[카드뉴스] KT&G, ‘CDP’ 기후변화·수자원 관리 부문 우수기업 선정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