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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공약 ‘GMO(유전자변형식품) 완전표시제’ 가격인상 우려로 난항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5-14 00:00

국민 청원만 2만명…靑 유보적 답변
함량 무관 사용 표시 소비자 외면 우려
비 GMO 20% 비싸…수급 불안정

▲ 9일 GMO 완전표시제 시민청원단이 청와대 앞에서 GMO 완전표시제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제공

▲ 9일 GMO 완전표시제 시민청원단이 청와대 앞에서 GMO 완전표시제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제공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후보시절 공약이었던 ‘GMO(유전자변형식품) 완전표시제’ 시행을 두고 의견일 엇갈리고 있다.

약 2만명의 소비자들은 알권리를 주장하며 도입을 촉구하고 나선 반면 식품업계와 청와대는 즉각적인 물가인상과 통상마찰, 수급 불안전 등의 역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 靑도 가격인상 우려

이진석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은 지난 8일 청와대 SNS 프로그램인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해 “GMO 완전표시제를 시행할 경우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과 통상마찰의 우려가 있다는 점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비서관은 “정부 입장에서 신중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정확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물가인상, 통상마찰 우려 등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기된 ‘GMO 완전표시제 시행 촉구’에 대한 답변이다.

지난 3월12일 처음 제기된 해당 청원에는 총 21만6886명이 참여했다. 청와대 또는 관련 부처 장관은 국민 청원에 한달 내 20만명이 참여할 경우 공식 답변을 해야한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원재료에 GMO DNA가 남아있는 경우 반드시 표기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열처리·발표 등 정제과정을 통해 DNA가 남아있지 않은 식용유·간장·당류 등은 제외된다.

이 때문에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식품에서는 GMO 표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단체가 시중에 판매되는 식용류·장류 등 가공식품 438개를 조사한 결과, 국내 제품 중 GMO 표시가 돼있는 것은 단 한 개도 없었다.

반면 식약처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국내에 수입된 식용 GMO는 약 214만톤으로, 이는 세계 1위 수준이다.

전체 수입량 중 옥수수(52%)와 대두(45%)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두부·콩나물·된장·전분 등으로 가공되는 원재료는 비 GMO로 수입되고 있다.

GMO 완전표시제는 GMO를 원료로 사용할 경우 함량과 관계없이 사용 여부를 표기해야 한다. 제품에 GMO DNA가 남아있지 않아도 사용 여부를 게재해 소비자들의 알권리를 높이자는 취지에서 사회적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청와대의 유보적 답변에 GMO완전표시제 시민청원단은 “한국보다 강화된 GMO 표시제를 하고 있는 유럽, 미국, 호주, 일본 등은 물가 인상과 통상 마찰을 겪지 않고 있다”며 “수입 GMO 식품이 ‘GMO가 아닌 것처럼’ 둔갑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며 GMO 완전표시제 시행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 “비 GMO, 평균 20% 비싸”

식품업체들은 소비자들의 GMO 완전표시제 시행 요구에 동감하면서도 가격인상과 수급불안을 우려하고 있다.

GMO 제품에 비해 비 GMO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이는 곧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부담을 증가시킨다는 설명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 6월까지 국내에 수입된 전체 GMO 농산물 중 99%에 달하는 양을 식품업체들이 가져갔다.

업체별로는 CJ제일제당이 31.98%로 1위를 차지했으며, 대상(22.12%), 사조해표(16.61%)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식품산업협회에 따르면 옥수수의 경우 비 GMO는 GMO보다 약 20% 가량 비싸다. 보통 옥수수 수확 시기인 9~11월에는 가격 차이가 줄었다가 비수기에는 늘어난다. 비 GMO 옥수수 전분과 전분당으로 가공된 과자, 음료수, 빙과류 등은 최소 20%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셈이다.

GMO 완전표시제가 시행된다고 해서 식품업체들이 GMO를 사용하지 못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소비자들의 GMO 기피현상에 따라 식품업체들이 비 GMO 제품으로 원재료를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 식품업체들 역시 이 부분을 가장 큰 우려로 꼽는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GMO를 쓰지 않고 제품 생산이 가능할 수는 있겠지만 즉각적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시세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30~40%대의 가격 인상이 따라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급 불안정도 예견된다. 국내의 경우 옥수수와 대두 등의 자급률이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이 비서관도 국민 청원 답변에서 “우리나라의 대두 자급률이 9.4%, 옥수수 자급률은 0.8%에 불과하다”며 GMO 완전표시제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식품업체들은 GMO에 대한 소비자들의 맹목적인 공포감에도 우려를 표한다. 콩의 경우 GMO DNA는 단백질 성분에 남게된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식용류에는 기름만 쓰여 GMO DNA가 남아있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식품산업협회 관계자는 “콩 전체를 사용하는 두부와 두유, 단백질을 사용하는 간장 등은 철저하게 비 GMO로 제조되고 있다”며 “소비자 인식과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GMO 완전표시제 시행은 오히려 소비자의 혼란과 불신만 키우게 된다”고 우려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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