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약품은 전날보다 0.18%(1000원) 하락한 54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한미약품은 전날 종가보다 6.28% 하락한 50만7000원에 장을 출발해 10분 만에 하락폭을 8.32%까지 키웠다가 점차 하락폭을 줄여나갔다.
한미약품 주가를 흔든 재료는 자체 개발한 첫 신약인 올리타의 개발∙판매 중단 발표다.
올리타는 폐암에 적용하는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저해제다. 기존 1세대 폐암치료제인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티로신키나제 억제제(EGFR TKI)의 내성을 극복하기 위한 약으로 폐암 환자들 사이에서 혁신적인 신약으로 받아들여졌다. 기존 폐암치료제의 경우 10명 중 6명 꼴로 ‘T790M’ 단백질 변이가 일어났는데 1세대 치료제로는 이를 방지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날 돌연 식약처에 올리타 개발∙판매 중단 계획서를 제출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향후 절차에 대한 협의에 들어갔다.
올리타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한미약품 측은 “경쟁 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세계 40여국에서 판매되면서 시장을 장악한 탓에 올리타 임상 3상 진행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해당 약품은 이미 글로벌 임상 3상이 완료되고 보험까지 적용되고 있어 임상 참여자를 찾을 수 없게 됐다는 설명이다.
파트너사와의 계약이 잇따라 해지된 것도 올리타 개발 중단의 큰 이유다. 올리타의 미국∙유럽 판권을 가지기로 했던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계약이 2016년 해지됐고 중국 내 판권을 보유했던 자이랩과의 계약도 올해 깨졌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신약개발 중단은 악재일 수 있다”며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한미약품의 효과적인 연구개발(R&D) 전략이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다른 국내 바이오 회사들은 파이프라인이 단일 제품으로 이뤄져 있어 입상 결과가 미흡해도 개발을 중단하기 어렵다”며 “한미약품도 임상결과가 어떤지 즉각 시장과 소통하는 글로벌 제약회사들처럼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