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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구멍 뚫린 시스템부터 모럴해저드까지…청와대 답변 ‘촉각’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4-09 17:31 최종수정 : 2018-04-09 18:16

삼성증권, 구멍 뚫린 시스템부터 모럴해저드까지…청와대 답변 ‘촉각’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금융감독원이 삼성증권의 전산 시스템 및 내부통제와 관련해 특별점검에 들어간다. 그러나 삼성증권의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과 애널리스트까지 가세한 직원들의 매도 공세에 논란은 쉽게 진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 유령주식이 거래까지…내부통제 시스템 없어

9일 금융감독원은 삼성증권의 배당 착오 입력 사고에 대해 일부 직원의 문제라기보다는 회사 차원의 내부통제 및 관리시스템 미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내놨다. 담당 직원이 주식 배당을 잘못 입력하였음에도 이를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은 없었다.

관리자가 이를 확인하고 정정하는 절차 혹은 감시기능 또한 미비했다. 실제로 사건 발생 전일 최종 결재자가 주식배당 입력 오류를 확인하지 않고 승인했음에도 다음날 오전 대규모의 주식 착오 입고는 그대로 진행됐다.

상장 증권회사의 우리사주 조합원에 대한 현금배당은 일반 주주와 달리 예탁원을 거치지 않고 발행회사가 직접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구조다. 이번 사고처럼 오류가 발생해도 중간에서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삼성증권의 발행주식 수인 8930만주의 32배에 해당하는 28억3000만주가 입고되었음에도 거래에는 제동이 걸리지 않았다. 즉 순식간에 생긴 대규모의 유령주식이 매매체결까지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구멍 뚫린 삼성증권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해 금융당국의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 미비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삼성증권에 전가하기 어려운 이유다.

금감원이 9일 오전 파악한 증권사 네 곳은 삼성증권과 비슷한 우리사주 입력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증권사는 삼성증권과 같이 발행회사로서의 배당업무와 투자중개업자로서의 배당업무가 동일한 시스템을 통해 진행되면서 오류 발생 가능성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사주조합 배당과 관련한 제도나 배당 전산 처리에 대한 별도의 내부 지침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금감원은 향후 이와 관련한 제도를 개선하고 필요할 경우 기준이나 조치를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사 전반의 내부통제 시스템과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까지 통하는 시스템도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 애널리스트까지 가세해 501만주 매도…‘모럴해저드’ 논란

회사가 입력 오류를 인지한 9시 31분 이후 잘못된 주문을 차단하기까지는 37분이 소요됐다. 그동안 16명의 직원은 눈 앞에 펼쳐진 거액의 주식을 빠르게 내다팔았다. 그 사이 회사에서 ‘직원 매도금지’를 알린 횟수는 현장 유선 전파와 긴급팝업 공지까지 총 4번이다.

단번에 배당 오류를 파악할 수 있었던 증권사 직원들이었지만 총 501만주를 시장에 내놨다. 이들 가운데 투자자에게 바른 투자 판단을 제공하는 애널리스트를 비롯해 팀장급 간부와 리스크 관리 직원, 기업금융(IB) 직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수사 의뢰를 해야 할지 횡령이나 절도로 볼지 등에 대해 법률적 검토는 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서는 회사 자체의 징계과정을 지켜보고 금감원은 자본시장법상 법규에 위배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살펴보겠다는 계획이다.

▲ “공매도와는 별개”…청와대 청원은 빗발쳐

실제 발행되지 않은 주식이 입고됐고 거래까지 이루어졌다. 주식을 빌리지 않고 없는 주식을 매도한 후에 회사에서 기관투자자로부터 주식을 차입했으므로 형식상 무차입 공매도가 이루어진 것과 같은 꼴이다.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사이트에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공매도 금지’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청원은 참여자 수가 빠르게 급증하면서 19만명을 돌파했다. 9일 오후 5시 27분 기준 집계된 참여자 수는 19만917명으로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내놓을 수 있는 한 달 내 20만명 참여 기준에 근접해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와 공매도 제도를 연결짓기는 곤란하다며 공매도 폐지와는 선을 그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시스템상에서 발생한 문제로 이에 대해 점검하고 재발 방지에 대하여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무차입 공매도와 유사하게 진행되기는 했으나 이는 공매도 제도의 문제라기보다는 더 심각한 시스템상의 오류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공매도 제도는 하락장에서도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의 장점이 있지만 개인 투자자는 외국인과 기관에 비해 정보가 없고 사실상 공매도가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리는 대주거래도 있지만 이마저 한정적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편중된 상황에서 대부분의 해외 국가들이 공매도 제도를 유지한다고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따르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라며 “장기적으로 내다봤을 때도 개인 투자자들이 사라지고 기관들만의 싸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공매도 실시간 공시 제도 등의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 한 제도 폐지나 일시적으로 없앴다가 재개하는 방법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증권은 투자자 민원접수 및 피해보상 응대를 위한 '투자자 피해구제 전담반'을 설치하고 민원접수와 법무 상담 등 피해 투자자 접수와 구제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접수된 피해사례는 총 180건으로 집계됐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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