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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주식’은 어디서 생겼나…삼성증권과 금융당국이 피할 수 없는 책임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4-08 23:10

‘유령주식’은 어디서 생겼나…삼성증권과 금융당국이 피할 수 없는 책임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없는 주식이 대규모로 생겼다. 지난 6일 삼성증권 직원 보유 우리사주 283만주에 대해 배당금이 입금되는 과정에서 1주당 1000원의 배당금 대신 1주당 1000주가 입고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삼성증권의 총발행주식 수는 8930만주, 발행 한도는 1억2000만주다. 그러나 이번에 배당된 주식은 28억 3000만주로 발행주식의 무려 32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여기서 제기되는 문제는 시장에 발행된 112조원에 달하는 ‘유령주식’의 출처다. 우리나라에서 법적으로 허용되는 공매도는 한국예탁결제원 등의 중개기관으로부터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차입 공매도다. 이번 삼성증권과 같이 주식을 빌리지 않고 없는 주식을 매도한 무차입 공매도는 사실상 금지되어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삼성증권에서 그간 무차입 공매도가 자행되어 온 것은 아닌지 의문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의심의 화살은 다른 증권사들을 향해서도 겨냥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사이트에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와 공매도 금지’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청원은 빠르게 참여자 수가 급증하면서 이틀 만에 15만명을 거뜬히 넘어섰다.

8일 오후 11시 기준 집계된 참여자 수는 15만5774명으로 청와대가 공식 답변을 내놓을 수 있는 한 달 내 20만명 참여 기준 통과만을 앞두고 있다. 한 시민은 청원 게시판을 통해 “신뢰의 근본이 무너진 기울어진 운동장의 끝판왕”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다. 이외에도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와 규명과 더불어 증권사 전체의 대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전산 조작만으로 없는 주식이 발행되는 허술한 시스템에 아예 공매도 폐지를 외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앞서 공매도 폐지론은 공매도 세력이 주가 하락폭을 키우면서 개인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적용된다는 이유로 여론이 확산되어 온 바 있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 제조업체인 셀트리온은 코스피로 옮겨간 이후에도 공매도와의 전쟁을 펼쳐왔다.

한국거래소 공매도 종합포털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지난 5일에만 1056억3187만원이 집계됐다. 지난달 6일부터 이달 6일까지 한 달간 셀트리온의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14.62%에 달했다.

뿐만이 아니다. 배당 오류를 파악할 수 있었던 증권사 직원들이 빠른 속도로 주식을 매도하면서 불법이윤을 취득한 데 따른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에 대한 책임도 회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사건 당일 일부 직원들의 매도로 급격하게 대규모 매물이 쏟아지자 삼성증권의 주가는 장 초반 3만5150원까지 급락했다. 전날 종가 등과 비교해 10% 이상 주가가 변동할 시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하는 변동성 완화장치(VI)가 발동되기도 했다.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는 8일 “배당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일부 직원들이 매도해 주가의 급등락을 가져온 것은 금융회사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잘못된 일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투자자들께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투자자 피해에 대한 최대한의 구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 직원에 대한 엄중 문책 ▲철저한 원인파악과 재발 방지 등의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이날 금융당국은 삼성증권이 해당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음에도 우리사주의 개인 계좌로 주식이 배당 처리될 수 있었던 점, 일부 물량이 장내에서 매매체결까지 이뤄질 수 있었던 경위 등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금감원은 오는 9일부터 삼성증권에 대한 특별 점검에 돌입하고 삼성증권을 비롯해 모든 증권사의 계좌관리 시스템을 일제 점검키로 했다.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과 금감원, 거래소는 관련 대량매도 계좌의 연계거래 등을 철저히 분석하고 시장질서 교란 행위 등 불공정거래 소지에 대한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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