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도용 행복산촌텃골마을대표, 장명균 레즐러 대표이사, 강남훈 한국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경로 한국동서발전 미래사업단장, 차문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이현종 철원군수
이미지 확대보기이 사업은 국내 최초 독일식 태양광 발전소 상생모델이다. 강원도 철원군 문혜리 주민들이 지분투자에 참여해 일대에 200MW급 태양광발전소인 철원두루미 태양광발전소를 단계적으로 건설하고 발전소 이익을 20년 이상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실질적인 이익이 고스란히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독일의 경우 31년 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 이후 핵발전소를 풍력과 태양광으로 한다는 국민적 합의가 이뤄졌다. 그러나 농촌지역 발전소 건설이 주민 반대로 난항을 겪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농민들이 주주로서 발전소 투자에 참여하는 상생모델을 만들었다. 아울러 참여 주민 중심으로 에너지협동조합을 만들어 지역발전소 건설과 설치∙에프터서비스(AS)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김도용 행복산촌 영농조합법인 이장은 기업들이 군사보안 때문에 개발이 제한돼 낙후된 마을을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고민해줄 것을 제안했다. 그는 “지금까지 태양광발전소는 지역 천연자원인 땅과 태양빛을 이용하면서도 지역민이 배제된 채 이익이 외지인에게 돌아갔다”며 “우리 마을은 발전소 건설 기획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이 환경 보호를 고려하면서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사업을 주관하는 레즐러는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건설함으로써 재해나 환경문제에 대비하고 친환경적인 발전소를 건설할 예정이다. 처음 사업계획을 세울 때 원칙이었던 ‘주민 퍼스트’ 정신을 잊지 않고 주민의 의견에 귀 기울이면서 지속가능한 마을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주민참여형 태양광발전소를 위한 펀드상품을 개발하고 운영한다. 1단계 사업에서 우선 50억원 규모의 공모 펀드를 출시한다. 이후에도 주민들에게 보다 많은 혜택이 돌아가고 지역 일자리를 창출에 기여하는 생산적 금융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 보급할 예정이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로 높인다는 정부 목표를 실현하려면 지난 5년 대비 매년 200% 이상 설비증가가 필요하다”며 “특히 다수의 태양광발전소가 개인이나 중소기업 주도하에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의 계획적인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원도는 이번 사업사례를 모델로 삼아 도민참여형 발전소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지역 영농조합법인이나 마을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타 지역에서 참여자에게 수익의 일부를 지역상품권 등으로 지급하는 식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 철원두루미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를 계기로 철원군은 태양광 산업을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철원 플라즈마산업기술연구원과 협업해 태양광 발전소 효율 향상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가정용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개발하는 사업을 검토한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