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이 모바일 전세대출 상품으로 20~40대층을 공략하자, 시중은행도 금리와 한도 경쟁력을 높여 대응하고 있다.
5일 신한·KEB하나·우리·NH농협·IBK기업 등 5개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은 잔액 기준 올들어 1월 40조6363억원, 2월 42조7550억원, 3월 44조2048억원으로 꾸준히 순증했다. 특히 봄 이사철 시즌인 2월 증가액을 보면 2조1187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수준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월 주고객층(20~40대)을 공략해 출시한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1000억원 약정 한도 모두 판매하면서 최근 상시 전환키로 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은행 영업외 시간(주말 및 공휴일 포함) 서류제출 비율이 46%, 대출 약정 체결은 63%로 나타나 은행 영업일에 맞춰 이사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왔던 고객군을 확보했다.
카카오뱅크의 전·월세보증금 대출 강세는 기존 은행에게도 긴장감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전세대출은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도입 등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가운데 은행권 관심 수익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신한은행도 지난 2월 론칭한 신규 모바일 앱 '쏠(Sol)'에서 주택금융공사 보증의 '쏠편한 전세대출'을 판매하고 있다. 최대 2억2200만원 한도에 연 최저 3% 금리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를 제외하고 시중은행 중에서는 유일하게 휴일 실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꼽힌다.
NH농협은행도 봄 이사철을 맞이해 지난달 말 'NH모바일전세대출'의 우대금리를 기존 0.7%에서 1.0%로 확대했다. 최저 금리는 3.03% 수준이고, 신규 전세자금은 물론 전세기간 중 생활자금 용도로 최대 5억원까지 신청할 수 있다.
KEB하나은행이 지난해 주금공과 공동 기획해 출시한 '신혼부부 전세론'의 경우 출시 5개월만인 3월말 판매액이 3000억원을 돌파했다. 최저 2.75% 금리, 최고 2억원 한도로 맞벌이 부부와 결혼예정자에게 대안 상품으로 설계됐다.
우리은행은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협약을 맺고 금융권 최초로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수도권 7억원 이하, 그 외 지역 5억원 이하인 전세 임차인이면 모바일 앱인 '위비뱅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중소기업 고객을 주로 둔 IBK기업은행도 최대 5억원까지 영업점 방문없이 대출 가능한 'i-ONE 직장인전세대출'을 선보였다. 비대면 전세대출 상품으로 KB국민은행의 'KB i-STAR 직장인 전세자금대출', 우리은행의 '위비전세론' 등도 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