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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 모비스 다른 주주들이 허락할까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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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03-30 10:00 최종수정 : 2018-03-30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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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충청부품사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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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수정 기자] 현대모비스 주요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결정이 현대모비스 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장에선 이 방법으로 그룹 지배구조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현대차계열사 전반의 기업가치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분할∙합병 당사자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주주의 이해득실이 상당부분 엇갈린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30일 오전 9시3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모비스는 전날보다 4.33%(1만1000원) 하락한 24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장중 8% 넘게 하락했다가 2.87% 하락 마감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공개된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이 현대모비스에 불리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주가도 하락 압력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8일 현대모비스 인적분할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개편안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대모비스에서 모듈∙애프터서비스(AS) 사업부를 인적분할해 현대글로비스에 합병한다.

이 계획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건 현대글로비스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모비스 주요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매출과 수익이 부쩍 늘게 된다. 합병 이후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부회장 등 대주주 일가가 현대모비스 주식을 사 모을 예정인 만큼 그룹 차원에서 현대글로비스 주가 상승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 류제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부품 제조에서 조달, 운송, AS부품까지 완성차 종합 공급체인을 구축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또 다른 당사자인 현대모비스의 경우 분할합병에 따라 득보다 실이 많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합병비율만 보면 현대모비스 주주도 불리하지 않다. 순자산가치 기준 현대모비스 분할비율은 존속부문 0.79, 분할합병부문 0.21이다. 현대모비스 순자산가치 21조6000억원을 분할비율에 따라 나누면 존속부문 가치는 17조원, 분할부문 가치는 4조5000억원이 된다. 그런데 합병가액은 현대모비스 45만2523원, 현대글로비스 15만4911원으로 산출됐다.

현대모비스 합병가에만 자산가치와 수익가치가 함께 반영되면서 현대모비스 가치가 4조5000억원이 아닌 9조3000억원으로 커졌다. 합병가 기준 현대글로비스 가치가 5조8000억원으로 산출됨에 따라 현대모비스 분할부문과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비율은 0.61대 1이 됐다. 현대모비스 주주 입장에서 분할부문에 대한 가치를 5조원 이상 초과 인정받은 셈이다.

그러나 주요 사업부와 현금을 떼어 주게 되면 현대모비스는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약화가 불가피하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캐시카우인 AS사업부와 현금성자산 중 2조5000억원이 이전되는 점은 아쉽다”며 “현대모비스 매출액은 기존 35조원에서 21조~27조원 수준으로 줄고 영업이익률은 5.8%에서 3~4%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합병이후 현대모비스 주가가 현대글로비스보다 낮게 유지될 개연성이 크다는 점도 현대모비스 주주들의 심기를 건드린다. 올 7월 분할합병 과정이 끝나면 대주주는 기아차와 현대글로비스 등으로부터 현대모비스 주식을 매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15.8%를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6.9%와 맞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주주 입장에서 현대모비스 가치가 현대글로비스 대비 낮은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분할합병 계획이 현대모비스에 불리하다는 시각이 거둬지지 않는 한 현대모비스 주주들을 설득하는 게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과정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현대모비스 최대주주는 기아자동차(지분율 16.88%)다. 기아차 지분과 정몽구(6.96%), 현대제철(5.66%), 현대글로비스(0.67%) 등 특수관계인이 가진 지분까지 다 더한 대주주 지분율은 30.17%다. 국민연금이 9.82%를 보유했고 나머지 55.98%를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의 대부분은 외국인투자자다. 이날 기준 현대모비스 외국인 지분율은 47.75%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순환출자 해소, 일감몰아주기 해소, 사업효율화 등이 긍정적이고 현대글로비스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없어 보인다”며 “관건은 현대모비스 주주의 찬성 여부”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AS와 모듈 사업을 모비스와 글로비스가 나눠야 하는 이유, 오너일가의 지분 매입 방법과 시점, 모비스의 분할∙합병 비율 등에 대해 투자자 눈높이에 부합한 설명이 중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오는 5월 14~28일 합병반대기간을 거쳐 같은 달 29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 안건을 승인할 계획이다. 주주총회를 마치고 5월29일부터 6월18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기간을 운영한다. 주식매수청구가는 현대모비스 23만3429원(매수대금 2조원), 현대글로비스 15만1156원(매수대금 5000억원)이다. 합병기일은 7월1일, 신주상장일은 같은 달 30일로 각각 예정됐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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