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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M] 심상치 않은 증권채…속내는 ’진짜’ IB 출현 기대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1-29 00:00

자금조달 수단 확대...레버리지 위험 완화
네트워크에서 리스크 테이킹으로…프리미엄 구조 전환

신성장 기업 성장 단계./출처=자본시장연구원

신성장 기업 성장 단계./출처=자본시장연구원

[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증권사들이 연초부터 연달아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그 배경에는 연초효과와 함께 레버리지 위험 완화 및 전형적인 프리미엄 구조 변경 기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와 발행어음 인가 확대로 ‘투자은행’(IB) 기능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증권사들은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연달아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연초효과는 물론 증권사 대부분이 우량등급(AA급 이상)에 속해 오히려 흥행실패가 어렵다.

이뿐만 아니라 증권채는 본래 공급 규모나 발행 횟수가 적어 수급적으로도 우위에 있다.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험은 크게 줄었다. 전형적으로 수요가 우세한 가운데 리스크가 제한된 증권채 공급 증가가 흥행으로 이어진 셈이다.

IMA·발행어음 인가 확대…자금조달 다변화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나 발행어음 인가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자금조달 창구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이다. 이는 다시 증권채의 상대적 수요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고 조달금리는 전반적으로 낮아진다.

증권사는 대표적인 레버리지 산업이다. 높은 부채가 기본값이기 때문에 회사채 시장에서는 동급 대비 할인된 가격(높은 금리)으로 거래됐다. 따라서 증권사는 각종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여부가 경쟁력이다.

조달창구가 많아질수록 높은 레버리지 구조를 상쇄할 수 있다. 이는 증권채에 대한 디스카운트 해소 요인으로 작용해 기업 가치를 제고에 일조한다.

모험자본 공급 확대…’IB’ 이름값 기대

IMA와 발행어음 인가 확대를 따라다니는 또 다른 단어는 ‘모험자본’이다. 새 자금조달 창구가 열리는 동시에 증권사를 중심으로 공급이 늘어난다. 현재 정부와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투자를 통한 성장의 핵심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업무에 따라 투자은행(IB)라고 불리지만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IB와는 일부 거리가 있다. 자기자본 규모가 작고 레버리지 활용도 제한적이다. 장기·비유동성 자산을 보유할 수 있는 제도도 뒷받침되지 않는다.

인수합병(M&A) 업무에서도 ‘어드바이저’ 역할보다 중개나 주선쪽에 더 가깝다. 국내 증권사들이 소규모 M&A 거래에 대해 여전히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이유가 대표적인 사례다. 자문과 달리 중개나 주선은 규모와 수익이 비례하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IB 기능을 전혀 못하는 것은 아니다. ECM(주식자본시장), DCM(부채자본시장) 등 분야에서는 글로벌 대비 경쟁력이 있다. PF구조화, 셀다운, 유동화 분야 또한 꽤 정교한 편이다. 여기에 인수금융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결합구조까지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 수익의 본질은 ‘네트워크’ 프리미엄, 즉 중개 수수료다. 정통 IB들이 리스크 테이킹을 통한 수익 기반을 다져가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금융’ 본기능 기대…성장 산업 발굴 전쟁

모험자본 공급은 국내 증권사들이 네트워크 프리미엄에서 리스크 테이킹 프리미엄을 수취하는 구조로 변모하는 시발점이다. 기업 성장을 도모하는 동시에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 재편 역할을 하는 것이 생산적 금융의 역할이다.

금융위원회에 다르면 지난 2024년말 기준 국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IB 업무 중 48%에 PF에 치중됐다. 반면, 모험자본 투자 비중은 총자산 대비 2%에 불과했다. 성장이 둔화되는 국내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IB가 담당해야 하는 신성장 투자가 극도로 낮았던 것이다.

기업 투자 단계별로 보면 시드(Seed)나 시리즈 A는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탈(VC) 등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시리즈 A 이하 기업들은 규모가 작아 자금 공급 측면 문제는 크지 않다.

시리즈 B 단계에서는 기업이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많은 자금을 필요로 하지만 공급이 부족하다. 프리IPO나 IPO 단계에서는 사모펀드(PEF) 혹은 상장을 통해 자금조달이 가능하다. 따라서 모험자본은 시리즈 B~C 단계를 노리게 된다.

국내 증권사들이 ‘금융’이라는 ‘자금융통’ 본연의 역할을 하면서 IB에 한발짝 더 다가가는 것이 모험자본 공급의 주요 골자다. 성공적인 모험자본 공급은 증권사가 이전과 달리 IB로서 ‘밸류’를 평가받게 되는 셈이다.

한 VC 투자심사역은 “시리즈 투자별로 자금공급과 회수가 이뤄져야 투자가 활성화되는데 가장 중요한 시리즈 B 이후 단계에서 자금 공백이 생긴다”며 “’투자은행’(IB)이라는 단어 그대로 국내 증권사들은 리스크 테이킹을 동반한 수익구조를 확대해야 그 이름값을 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IMA나 발행어음 인가 확대는 자금조달 창구 확대 측면에서 증권사 신용도에 긍정적”이라며 “리스크 테이킹 프리미엄 구조로 갈 때, 결국 어떤 증권사가 리스크 관리 능력이 뛰어난지 여부에 따라 실력이 극명히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규모만 다를 뿐 차별화 포인트를 찾기가 어려워 증권사 전반 밸류 평가 기준이 달라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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