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KB금융지주 노동조합협의회(KB노조)와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은 KB국민은행 노동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일 하루동안 시행된 설문에는 1만2197명의 조합원 중 38.6%인 4703명이 응답했다. 모집단에서 휴직자는 제외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7.8%(4131명)가 '윤종규 회장은 채용비리 논란과 관련해 사퇴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또한, 응답자의 93.0%(4372명)는 '2015년도 KB국민은행의 채용절차가 정당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전체 국민은행 직원의 상당수가 윤 회장 사퇴에 찬성한 셈이다. 국민은행 전체 직원은 지난해 9월 기준 1만8110명이다. 노동조합은 입행과 동시에 가입된다. 이 중 노조에 가입되지 않은 5913명은 팀장급 행원, 지점장, 임원 등이다.
KB노조 관계자는 "채용비리 사건이 터진 이후 급박하게 조사가 모바일로 진행됐기 때문에 응답하지 못한 조합원이 많다"며 "응답하지 못한 60% 조합원이 퇴진에 반대하는 게 아님을 고려할 때 윤 회장에게 책임을 묻는 직원들은 조사 결과보다 더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015년 신규채용 당시 최고 경영진인 윤종규 회장의 조카가 서류전형에서 840명 중 813등, 1차 면접에서 300명 중 273등에 그쳤으나, 2차 면접 때 채용담당인 당시 경영지원그룹 부행장과 인력지원부 직원이 최고등급을 주면서 120명 중 4등으로 최종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 측은 서류전형부터 최종 면접까지 블라인드로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해당 지원자는 당시 5명을 뽑는 지역 할당제로 지원해 공동 2등을 기록했다"며 "매 단계에서 앞 전형 점수가 전혀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최종 면접을 잘 보면 얼마든지 합격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국민은행 채용비리 관련 수사는 서울남부지검이 담당하고 있다. 지난 6일 남부지검은 국민은행의 채용비리 혐의 수사를 위해 국민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했다.

△KB금융그룹·국민은행 본점/ 사진제공=KB금융지주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