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앞서 메리츠캐피탈을 인수하며 자기자본 2조3000억원을 완성한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날 7차례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7480억원 규모의 RCPS 발행을 결정했다. 이로써 메리츠종금증권은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하게 되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IB) 인가 요건을 갖추게 된다.
지난 3월 24일 메리츠종금증권은 주주총회를 열고 메리츠캐피탈 지분 100% 인수 안건을 승인했다. 2014년 9월 기준 7900억원에 그쳤던 자기자본 규모는 2년만에 2조3000억원을 달성하게 됐다. 2015년 아이엠투자증권 인수, 같은해 8월 유상증자, 메리츠캐피탈로 인한 메리츠금융지주와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마쳤다. 메리츠캐피탈의 자기자본은 약 4200억원 수준이었다.
당시 메리츠종금증권 주주는 주당 3483원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었지만 전날 종가 기준 3760원을 형성해 국민연금 등 주주들은 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증권대 캐피탈 주식 교환비율은 1대2.5232069로 메리츠증권에 대한 지주의 지분율은 44.5%로 상승하게 됐다.
메리츠증권은 오는 2020년 종금 라이센스 반납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대형IB 플랜을 제시해왔다. 이번 RCPS 발행이 완료되면 자기자본은 약 3조900억원이 된다. 기존 2020년 3조원 달성에서 3년이나 앞당겨 목표한 자기자본을 완성한 것이다. RCPS는 약속한 기간이 되면 상환을 받거나 발행 회사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를 말한다. 이로 인해 종금 사업자 만료로 인한 불확실성도 제거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29일 메리츠종금증권은 “기존주주의 이익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자본 확충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보통주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의 경우 주주가치를 희석시킬 수 있기 때문에 고려하지 않았다.
지난 2013년부터 메리츠종금증권은 꾸준히 자기자본을 확충해 왔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업계 증권사들이 하락하는 동안 원만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지난 1분기 세전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061억원, 809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4분기에도 금리 스프레드 투자전략을 통해 운용 부문에서 손실을 내지 않았다.
메리츠종금증권이 대형 IB요건을 채우게 됨에 따라 기업 신용공여, 프라임 브로커리지 업무가 가능해진다. 현재 이 조건을 갖춘 회사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6개사다.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자기자본 1조원만 확충하면 외국환 업무와 발행어음 업무가 가능해진다.
새롭게 발행하는 주식은 기타주 9010만8000주이며 신주 발행가액은 두 종류로 각각 주당 4600원과 9200원이다. 보호예수 기간은 1년이다. 이날 메리츠종금증권 주가는 신고가를 기록하며 5050원까지 오르며 시장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 종합금융투자사업 인가를 받은 후 부동산금융 등 기업금융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겠다”라고 말했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