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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헛심만 쓴 석달 어쩌나

서효문 기자

shm@

기사입력 : 2017-05-22 17:49 최종수정 : 2017-05-22 19:47

2월 ‘인수 성공’ 전망서 5월 ‘할 말 없다’ 인수 포기 선언
인수금 조달능력 입증 실패가 결정적 무리한 요구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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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 할 말이 없다”-22일 에어부산 본사 신사옥 준공식에서 박삼구닫기박삼구기사 모아보기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이 사실상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백기를 던진 가운데 지난 3개월간의 인수 행보가 막을 내렸다. 지난 2월 인수금액(1조원) 확보 발표를 통해 시작된 산업은행과의 신경전, 인수 포기까지 헛심만 쓴 박 회장의 인수 행보를 복기해본다.

◇ 2월, 박삼구 “인수자금 확보했다” 발표… 인수 성공 전망 봇물

‘할 말 없는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지난 2월 본격 시작됐다. 박삼구 회장은 2월에 여러 재무적 투자자들로부터 금호타이어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모두 확보(컨소시움 구성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을 깬 발표였다. 업계에서는 그가 지난 2015년 금호산업 인수여파에 따른 자금 마련 여부와 해외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느냐는 의문을 품어왔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해왔으며 일각에서 가장 크게 우려했던 자금 마련도 준비가 끝났다”며 “우선협상자와 채권단간 계약이 체결된 뒤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계획이며, 3월 중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발표로 인해 금호타이어는 박 회장의 품에 안길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1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 회장이 자금 확보를 성공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금호그룹 재건’을 성공한다는 장밋빛 전망이 주를 이뤘다.

◇ 3월, 채권단 “컨소시움 입찰 불허” vs 박 회장 “형평성 어긋나, 우선매수권 포기”

약 한 달간 이어져온 박 회장의 ‘우세론’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박 회장의 컨소시엄 인수를 불허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채권단은 2010년 자율협약서 명시된 ‘우선매수 권리는 주주협의회 사전 서면 승인 없이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 조항을 근거로 원칙을 고수하면서 박 회장의 컨소시엄 입찰은 허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시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에서 컨소시엄에 관련 문의를 왔지만 해당 부서에서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고 전달했다”며 “오늘(3월 13일)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는데 3영업일 후 금호 측에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문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아 “지난 2010년 자율협약 약정서에 컨소시엄 불허의 내용이 명시됐으며, 지난해 말 금호타이어 인수가 부상했을 때도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며 “이제 와서 컨소시엄 얘기를 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형평성이 어긋난다며 반발했다. 채권단이 우선매수권자의 컨소시엄 입찰을 불허하는 것은 우선협상자(더블스타 6개 업체와 컨소시엄 입찰)와의 형평성에서 맞지 않고, 이를 고집한다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겠다고 반박했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주주협의회에 맺은 우선 매수권 약정 내용을 보면 우선매수권자의 우선매수권리는 주주협의회의 사전 서면 승인이 없는 한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고 나와있다”며 “이는 곧 주주협의회 승인이 있으면 3자에게 양도해도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에 대해선 6개의 컨소시엄을 허용했다”며 “우선매수청구권자에게는 이를 허용하는 것은 박 회장에게 또 다시 부채를 일으켜 금호타이어 인수에 나서라는 것이고,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의 이의 제기로 열린 3월 22일 주주협의회에서도 채권단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 ‘컨소시엄 조건부 허용’ 결론을 내리며 사실상 불허했다. 채권단은 박 회장이 타당한 컨소시엄 자금계획서를 제출한다면 허용하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는 사실상 박 회장이 구성한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결국 박 회장 측은 “이율 배반적 결정이자, 검토할 가치도 없다”며 주주협의회 결론을 수용하지 않았다.

◇ 박삼구, 4월부터 지리한 여론전 지속… 성과 없이 끝난 인수전

‘컨소시엄 불허’라는 결론을 받은 박삼구 회장은 4월부터 지리한 여론전에 총력을 쏟았다. 상표권 관련 소송전 의사도 내비치며 채권단과 더블스타에게 순순히 금호타이어를 넘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4월 중순에는 재입찰도 요구했다.

박 회장은 4월 18일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는 대신 공정한 재입찰을 촉구과 함께 금호타이어 상표권 소송전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불공정한 금호타이어 매각절차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고, 우선매수권도 행사하지 않겠다”며 “산업은행은 부당한 매각 절차를 즉시 중단하고, 금호타이어 매각을 공정하게 재입찰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입장은 단호했다. 산업은행은 “재입찰에 응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4월 19일까지 금호타이어 인수자금 조달 방안을 가져다 달라고 요청한 것은 박 회장의 자금 조달능력을 입증해 달라는 취지”라며 “재입찰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고, 박 회장이 자금조달 능력을 입증하지 않는 한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 박 회장의 요구를 단호히 거절했다.

결국 박삼구 회장의 지난 3개월간 금호타이어 인수는 아무런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무리한 요구만을 주장하는 재계 인사 이미지가 쌓였고, 금호그룹 재건도 불발로 끝났다. 이는 자금 조달능력을 증명하지 못한 박 회장이 책임이다. 그 결과, 박 회장의 지난 석 달간의 금호타이어 인수행보는 오늘(5월 22일) “할 말 없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매우 초라한 모습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박 회장의 자금 조달능력에 한계가 있었고, 지난 3월부터 컨소시엄 구성을 놓고 채권단과 논쟁을 벌였다는 것 자체가 인수 실패를 예감할 수 있었다”며 “박 회장 조차도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지난 석 달간 행보는 매우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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