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커 보험사들의 보험료 인하 여력이 적은 시장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달부터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이 변경되면서 고객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이 늘어 보험사들의 부담이 커진 상황. 이에 따라 보험업계에서는 지난해 삼성화재의 보험료 인하에 대해 '초강수'라고 평가하며 나머지 보험사들은 인하를 단행할 여력이 없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삼성화재의 보험료 인하 결정은 주효했다. 지난해 20% 후반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해오다 지난 1월 처음으로 30.96%을 기록했다. 중소형사들의 시장점유율은 떨어졌다.롯데손보는 지난해 5.45%에서 5.01%로, 메리츠화재는 2.24%에서 2.06%으로, MG손보는 0.56%에서 0.53%로 각각 하락했다.
점유율 수성을 위해 중소형사도 발벗고 나섰다. 악사다이렉트는 지난달 자기차량담보 9.1% 할인 등 담보 조정을 단행했다. 악사다이렉트 관계자는 "평균 보험료 인하율은 1% 수준이지만 자동차 보험 가입자 가운데 약 74%가 자차 담보에 가입하고 있고 물적 담보가 전체 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64%에 이르기 때문에 보험료 인하 체감 효과는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변경된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을 반영해 보험료 인상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메리츠화재도 '나홀로 인하'를 단행했다. 약관 개정에 따라 0.9% 가량 보험료 인상 요인이 존재하지만 손해율 개선으로 자동차상해특약(-14.9%)과 자기차량손해포괄담보특약(-8.8%) 보험료가 개선되면서 전체 보험료가 인하된 것.
더케이손보도 오는 4월 1일 책임개시 계약건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1% 내린다고 6일 밝혔다.
차종별로 보면 대형차량(그랜저 등) 할인율이 평균 3.8%, 다인승차량(카니발, 싼타페 등) 할인율이 평균 3.7%로 전체 펑균 인하율을 상회해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더 저렴해질 전망이다. 연령대와 차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30~40대 운전자 중심으로 보험료 할인규모가 더 크다고 더케이 손보는 밝혔다.
또한 더케이손보는 이달 말 출시를 목표로 온라인자동차보험 상품을 준비 중이다. 온라인 보험 상품은 사업비가 적게 드는 특성상 보험 가입 채널 가운데 가장 저렴한 보험료를 자랑한다. 보험료 인하와 더불어 저렴한 온라인보험 상품을 출시하면서 공격적인 점유율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MG손보 역시 5월경 온라인 자동차보험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MG손보관계자는 "전산개발 등의 문제로 일정이 다소 늦춰졌다"며 "예정보다 조금 늦어진 5월경 상품을 내놓고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합산비율이 높아 기본 보험료 인하가 부담스러운 보험사들은 다른 방법으로 점유율 수성에 나섰다.
현대해상은 지난달부터 자동차보험 인수 지침을 완화했다. 다른 보험사 가입자 중 3년 이내에 사고를 낸 차량도 지난해 사고가 나지 않았다면 가입이 가능하도록 개정한 것. 또한 직전 1년 자동차보험 가입 경력이 없을 경우에도 가입이 가능하도록 내용을 변경했다.
마일리지 특약 내용도 확대했다. 현대해상은 오는 4월 1일 책임개시 계약건부터 연간 주행거리가 3000km 이하인 경우 기존 할인율 22%에서 업계 최고 수준인 32%까지 할인을 적용할 예정이다. 주행거리별로 5,000km 이하는 27%, 1만km 이하는 20% 할인을 적용한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