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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 합니다” 재벌 총수 나오려면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7-01-02 00:06 최종수정 : 2017-01-02 00:50

정희윤 산업부장

 “거절 합니다” 재벌 총수 나오려면
[한국금융신문 정희윤 기자] ◇ 탄핵 정국 터널 속 불가피한 고통

암울했던 2016년은 일단 저물었다. 앞으로 1년 뒤 2017년을 돌아볼 때 그래도 살림살이 나아지고 나라의 정사가 안정을 찾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공감하는 사람이 대다수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은 탄핵정국의 한 가운데를 관통중인, 이를 테면 터널 속이다.

대통령직은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행하고 있으며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 탓에 결국 불법과 비위 여부는 특검이 맡아서 수사를 맡는 ‘비상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얼마나 누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가려내는 것이 워낙 막중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보니 그에 따른 불편과 피해가 누적되어도 어디 하소연 할 곳조차 없다. 모든 판단과 그에 따른 실행에는 합당한 책임이 따른다지만 지금 우리 경제계에 덧 씌워진 멍에는 필요이상 경직돼 있고 과도한 제약이라는 여론이 미약하나마 엄연히 형성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 미래 구상 확충 기회조차 호사

특검이 실제 활동에 들어간 지 약 열흘 남짓 지났다. 기간 연장 없이 지속된다면 2월 말까지, 추가 연장한다면 3월 말까지 수사를 진행한다. 대기업 총수가 특검 수사에 휘말린 경우 출국금지 조치를 당했거나 소환조사 가능성 때문에 한 해 가운데 거의 4분의 1은 특검 이슈에 발이 묶일 상황이다. 새해를 앞두고 벌써 진행했어야 할 인사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새해 사업계획을 치밀하게 짤 수도 없어 기업경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꾸준히 제기되지만 불가항력이다.

그런데 특검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일부 총수들마저 출국금지를 걸어놓은 조치는 항변의 강도가 좀 더 세다.

당장 오는 5일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그렇고 오는 17일부터 나흘 동안 스위스 산악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열린다고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이 그렇다. 거기 가서 투자기회를 포착하거나 비즈니스 강화에 필요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기회가 원천봉쇄 당했다.

머지않아 국내외 기업들끼리 생과 사를 가르는 각축전을 펼칠 때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 앞으로 기업경영 패러다임은 어떻게 흘러갈 터이니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체감하는 일은 매우 긴요한 과정이다. 그리고 CES나 다보스포럼은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데도 유용하다.

◇ 숨 가쁜 혁신 경쟁에 뒤처질 처지

우리 경제가 활력을 찾기를 원한다면 참석해 볼 것을 적극 권장해야 할 노릇이다. 심지어 이번 다보스포럼에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중화인민공화국 수반으로는 처음으로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트럼프닫기트럼프기사 모아보기 대통령 취임 이후 시 주석은 미국과 힘을 겨룰 G2 국가의 수반으로서 트럼프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산업 부흥정책 등이 예고된 상황에서 사전적인 포석을 깔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CES에 가서 업종간 경계를 지우면서 벌어질 치열한 생존경쟁의 최신 경향을 살피며 함께 협력할 귀한 파트너를 만나 선연을 맺을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전람회나 포럼은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는 없다. 한 두 번 빠진다고 절단날 일은 아니다. 차라리 미래 생존을 둘러싼 경쟁에서 더 중요한 현장경영 포인트는 M&A 하려는 기업이나 사업의 실체를 파악하러 가거나 해외 주요 생산거점을 들러서 사기진작을 시키고 오는 것이 나을 수 있다.

하지만 그래서 해외 현장경영이 원천 봉쇄된 현실은 여러모로 쓰디쓴 현실인 것이다. 재계 한 고위관계자는 새해 첫달 특검 소환조사가 본격화 될 것을 예상하면서 “사법적 진실을 캐서 명백한 결론을 내리는 일에 협조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해외 출장이나 다닐 때가 아니라거나 (출국금지 조치와 같은 상황에)원인 제공한 책임이 있다며 아예 백안시 하는 것은 문제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여기서 우리는 최순실 국정농단과 대통령 탄핵이 어떤 결말로 마무리되건 근본적이고 장기적 시야로 검토해야 할 중대한 과제가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 법과 원칙이 지배하는 사회 그 전제

국민 정서를 고려하자니 내어 놓고 말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는 사람이 있으면 과연 언론의 자유가 있는 나라라고 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일 수 있고 국회 청문회 현장에서 “나라에서 하는 일이라고 요청이 오면 우리 기업인들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상황설명이 변명으로 치부하기만 하는 흐름과 구조는 과연 바람직한가 자유토론 주제 제안일 수도 있다.

사회를 들끓게 하는 이슈가 없던 평시로 돌아가고 나서라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두환 정권 이후 대통령 직선제가 살아난 이후에 빚어진 권력형 대형 비리의 구조를 보면 정경유착이 아니라 사실은 권력 핵심부 일부가 돈만 있고 대항력 없는 대기업 총수들을 압박해서 돈을 뜯어낸 사건들이다.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최소한 4년 동안 법과 제도의 한계를 초월해서 힘을 휘두를 수 있는 권력자 혹은 그의 권력을 참칭할 수 있는 자가 흑심을 품고 돈을 내놓으라 할 때 거절할 수 있으려면 어떤 뒷배가 필요한가? 헌법상 권력의 주인인 국민들이라고 위로할 텐가? 검찰에 고발하거나 법에 호소하지 그랬냐고 힐난할 건가?

이 문제를 덮어 놓고 비선 실세가 하는 사업에 거액을 기부한 것은 사업적 대가를 받아내려는 뇌물 공여가 아닌지 의심이 간다고 해서 장기간 최소한의 숨통도 놓아주지 않고 기업경영을 제한 하는 것이 온당한 것인지 짚어볼 일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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