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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면세점 춘추전국시대…‘출혈경쟁’ 불가피

김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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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12-19 02:13 최종수정 : 2016-12-19 06:55

신규 사업자간 집객 경쟁, 송객 수수료 상승
경쟁 우위 위해 명품 브랜드 배불리기 우려
면세점 특허 수수료율 내년부터 인상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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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신규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한국금융신문 DB

서울 시내의 한 신규면세점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한국금융신문 DB

[한국금융신문 김은지 기자] 지난해 상반기까지 6개에 불과했던 서울 시내면세점이 2배 이상 늘어나며 면세업계가 춘추전국시대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새롭게 문을 연 면세점이 아직 시장 안착을 하지 못한 가운데 관세청은 17일 신규면세점 특허 심사를 진행하고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면세점(현대면세점)을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로 추가 선정했다.

지난 6월 폐점했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부활했으며, 신세계디에프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이어 강남 센트럴시티에 2호점을 열며 면세 영토를 확장하게 됐다. 유통 빅3중 유일하게 면세점을 보유하지 못했던 현대면세점도 숙원을 이뤘다. 하지만 이들 기업이 면세점 사업권 획득을 마냥 기뻐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는 ‘면세점 과잉공급으로 인해 면세점은 이제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다’는 평이 만연해 있다. 일례로 신규면세점들이 집객 경쟁에 돌입하며 송객수수료가 더욱 오를 가능성이 있다.

면세점들이 관광객을 데려온 여행사들에 지급하는 송객수수료는 상위 면세점의 경우 10%대 수준이다. 그러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신생 면세점의 경우 30~40% 대의 송객수수료를 납부하고 있다. 면세점들이 매출액의 절반가량 금액을 송객 수수료로 지불 하면 이익은 자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업계 간 집객 경쟁으로 송객수수료의 수준이 날로 높아지고 수익성은 떨어지는 가운데, 특히 지난해 5월 문을 연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4개월 동안 1212억 원의 매출과 함께 372억 원의 영업 손실, -3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신세계면세점 이외에도 지난해 말~올해 새로 문을 연 면세점들은 모두 수백억 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는 중이다.

지난 5월 문을 연 두타면세점은 5개월 동안 매출 418억 원, 270억 원의 영업 적자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한화갤러리아63면세점의 경우, 올해 9월까지 1934억 원의 매출과 305억 원의 누적 영업 손실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6%를 기록했다.

신규면세점 중 매출은 가장 높고, 손실은 가장 적은 HDC신라면세점은 지난해 12월 오픈 이후 올 9월까지 매출 2287억 원과 영업 손실 167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은 -7% 수준이다.

업계의 송객수수료 경쟁 및 적자 폭이 더욱 커지는 가운데, 면세점들은 샤넬·에르메스·루이비통 등 명품 빅3를 비롯한 해외 유명 브랜드 유치를 위한 총성 없는 전쟁에도 휘말릴 전망이다. 루이비통과 샤넬·에르메스의 매출은 면세점의 연매출 2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업계에는 ‘면세점의 과잉공급으로 인한 명품 모시기 현상이 일어나며 브랜드들의 몸값이 오르는 등 명품 업체들의 배만 불려줄 수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우려가 일고 있다. 실제 지난 8월 한화갤러리아63면세점에서는 에스티로더가 샤넬의 매장위치 등 입접 조건에 항의하며 판매직원을 철수한 사례가 있다.

또한 최근 업계에는 동화면세점의 루이비통이 철수 결정을 한 데 이어 구찌 매장마저 철수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동화면세점에 입점한 루이비통 매장은 이달 중 문을 닫을 예정이며, 이는 입점 조건을 더욱 좋게 제시하는 다른 면세점으로의 이동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국내 최초의 시내면세점이자 중견·중소 면세점으로 유일하게 명품 브랜드를 유치했던 동화면세점에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동화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3226억 원을 기록했지만, 루이비통의 이탈로 내년 매출은 감소세에 접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은 한 도시 내에 입점 매장 수가 제한 돼 있다. 매출 및 브랜드 이미지 등을 고려한 일종의 지역별 출점 쿼터제를 고수하는 것이다.

때문에 업계관계자들은 “루이비통의 경우 HDC신라면세점이 유치를 확정 짓고 신세계면세점도 입점 계약 체결을 앞둔 상황인데, 이외 면세점들은 타 면세점에서 루이비통 브랜드가 옮겨오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무래도 입점을 성사하기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또한 “특정 면세점으로 옮기기 위해 명품 브랜드가 나갈 경우, 해당 브랜드를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면세점은 손실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것도 문제이다”며 “이는 향후 동화면세점만의 문제가 아닌 업계 전체의 문제로 확산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신규면세점 중 샤넬·에르메스·루이비통의 입점을 확정한 곳은 현재 HDC신라면세점이 유일하다.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점에 에르메스를 유치하는데 성공했으며 본점에 샤넬·에르메스·루이비통의 오픈 일자를 놓고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갤러리아63의 경우 명품 빅3의 입점은 성사하지 못했으나 5대 명품인 구찌의 입점은 완료했다. 반면 업계 최하위인 두타면세점은 구찌·프라다·MCM 조차 유치하지 못하며 고전하고 있다.

면세업계에는 명품 유치의 어려움이 예상될 뿐 아니라 ‘한한령’ 등의 악재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이 한국 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배치 결정의 후속 조치로 인한 경제보복에 나섬에 따라 면세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상태다. 실제 사드배치가 결정된 7월부터 지난 11월까지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 왔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7월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91만7919명, 8월에는 87만 명을 기록했으며 11월에는 53만 명까지 줄어들었다.

또한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중국은 지난 7월 자국 내 모든 위성방송사들이 황금시간대인 오후 7시 30분~10시 30분에 방송하는 외국 판권 구입 프로그램을 1년에 2편으로 제한했다. 10월에는 저가관광 자제를 빌미로 한국 등으로 가는 단체관광객 20% 축소 및 쇼핑횟수 하루 1회로 제한했다.

이에 더해 정부가 면세접 사업자들에 부과하는 특허수수료율이 내년부터 최대 20% 인상할 예정으로, 향후 면세점들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일 면세점 특허 수수료율 인상을 포함한 ‘관세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앞서 3월 정부가 발표한 ‘면세점 제도개선방안’ 에 담긴 대로 면세점 특허수수료율은 현행 0.05%에서 매출액 규모별 0.1~1.0%로 차등 인상된다. 연간 매출액 기준 △2000억 원 이하 0.1% △2000억 원~1조원 이하 0.5% △1조원 초과 1.0% 등이 부과된다. 단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에 대한 특허수수료율은 현행인 0.01%대를 유지할 계획이다.

업계는 “이번에 수수료율이 인상되면 정부가 거둬들이는 수수료 수입은 약 12.6배가량 증가해 금년 기준 약 44억 원에서 연간 553억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며 강한 반발을 하고 있다.

면세업계는 “산업통상자원부에 의해 수출산업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면세산업의 성장을 저해한다면 관광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쳐 급기야 국가경쟁력까지 약화시킬 것”이라고 정부의 특허수수료율 인상을 질타했다.

또한 업계는 “현재 대다수 면세점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수수료 인상을 강행하는 것은 면세점 사업자들에게 더 큰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강조하며 “매출액 기준 특허수수료 산정방식은 영업 손실 시에도 수수료를 납부토록 하여 지나친 부담으로 작용하므로 수수료의 인상폭은 업계 상위 업자가 아닌 보통의 면세점 사업자들의 영업이익 상태를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 시내 면세점은 오픈 예정인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현대면세점 무역센터점, 신세계면세점 센트럴시티점, 탑시티 면세점을 비롯해 롯데면세점 본점,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신라면세점, HDC신라면세점, 동화면세점, 갤러리아면세점63, 두타면세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SM면세점 등 13곳으로 증가했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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