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오준 포스코그룹 회장

9일 포스코 정기 이사회에서 권오준 회장은 포스코 회장 연임 의사를 나타냈다. 정기 이사회 전 "연임에 대한 이사회 의견을 듣겠다"고 밝히며 연임에 도전하겠다고 시사한 그는 이사회 의장인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에게 연임 의사를 전했다.
경영성과 측면에서 보면 권 회장의 연임 요건은 충분하다. 작년에 포스코 창립 이래 최초로 960억원의 당기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재진입하는 등 반등을 이뤘다. 해외철강 자회사와 건설 부문의 실적 턴어라운도 힘을 보탰다. 최근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 합병 등 구조조정 목표 149건 중 98건을 올해 3분기까지 완료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4분기에도 포스코가 긍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박종국 키움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급등에 의한 원가율 하락에도 불구, 원재료 가격 인상으로 인한 철강재 가격 인상이 이를 상쇄할 것"이라며 "4분기에도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권 회장의 연임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은 최대의 암초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역대 회장들이 정치적 외풍에 의해 행보가 갈렸다는 것을 감안하면 박 대통령의 탄핵은 권 회장 연임에 가장 큰 변수다. 지난 10월말 촉발된 '최순실 게이트'에서도 권 회장의 선임이 현 정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증언들이 나오면서 박 대통령의 탄핵 가결은 경영 실적과 관계 없이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조원동 전 경제수석의 증원도 권 회장의 연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수석은 청문회에서 "포스코 회장 선임에 있어 직접적으로 개입한 것은 없으나, 권 회장이 포스코그룹 회장을 수행할 수 있는 업무능력이 있는지에 대해선 충분하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처럼 높은 경영실적을 토대로 연임 도전을 선언한 권 회장이 탄핵 정국을 뚫고 연임에 성공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