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변호사는 21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한국금융연구원 주최 '제4차 산업혁명과 금융의 미래' 국제콘퍼런스에서 "정부의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은 검찰이나 법원에 적용되지 않아 범법자를 양성할 가능성이 있다"며 "빅데이터 실현은 가이드라인이 아닌 법률 개정으로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7월 개인을 식별하기 어렵게 익명화한 비식별정보를 빅데이터로 활용하도록 지원하는 '개인정보 비식별조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은 금융권 빅데이터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되나 개인정보 침해 부분에서 여전히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김경환 변호사는 "비식별화 조치에도 개인정보와 비개인정보의 중간지점 정보는 빅데이터 활용에 큰 원천이나 개인정보로 취급해야 하는 지 여부에 법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정보통신망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입법 개선 방안도 거론됐다. 김경환 변호사는 "비식별화 정보의 처리 범위를 통계작성, 연구개발 등"으로 명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금융산업에서 빅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 보호 간 상충되는 문제 해결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함유근 건국대 경영대학 교수는 "금융분야에서 빅데이터의 활용 가치가 높아지면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며 "현재 법제도상 개인정보 이용 시 사전 동의가 필수적이고 개인정보 범위의 모호한 점이 금융산업 핀테크 발전을 제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권에서 점진적, 협력적 접근이 강조됐다. 함유근 교수는 "빅데이터 이용 상황을 엄밀하게 관찰하면서 점진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고객알기제도(KYC) 등 비용 문제부터 은행 공동의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