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증권은 지난 10월 4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KB금융지주와의 주식 교환 안건을 통과시켰다. 현재 소액주주들과 노동조합은 KB금융과 현대증권의 주식교환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현대증권 노조는 다중대표소송제도 입법화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1월 1일 현대증권의 상장폐지가 완료되면, KB금융의 100% 완전자회사가 된다. 이쯤 노조의 반발도 수그러들 것으로 보여 KB증권의 통합이 마무리 단계에 이르는 내달에는 첫 사장에 대한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통합KB금융의 초대 경영자 후보는 외부 인사와 내부 인사로 나뉘어져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연말 정기 인사 시즌에 발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종규 회장은 주위에서 여러 인물을 추천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주목받던 후보군은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인수합병(M&A)을 지휘한 이동철닫기

전 사장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472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상반기 주요 증권사들이 저조한 실적을 거둔 반면 KB투자증권은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전 사장은 대구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제2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총무처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재무부로 옮겨 금융정책과 서기관, 정책조정국 지역경제정책과장 등을 거쳤다. 지난 2008년 NH투자증권 IB부문 전무를 지냈으며, KDB대우증권 전무를 거쳐 2013년 KB투자증권 부사장을 지내다 지난해부터 사장으로 승진했다. KB투자증권 사장이기 때문에 그동안 KB금융지주와 호흡을 맞춰 온 점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윤경은 사장은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실적을 내며 지난해 영업수익이 4조2672억원으로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윤 사장 역시 증권업에서 오랜 기간 몸 담아왔던 인물로 외국계 금융사 제럴드 한국지사를 시작으로 BNP파리바은행, LG선물 등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이후 굿모닝신한증권 전무,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솔로몬투자증권 사장 등을 거쳐 2012년 현대증권 사장으로 부임했다.
윤 사장은 지난 임시주총 자리에서 “앞으로 증권사의 성장에는 한계가 따르기 때문에 회사의 건전성을 위해서도 증권사 하나의 영업망으로는 부족하다”며 “주가가 자산가치 밑으로 평가되고있는 현실 속에 KB금융과의 통합은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가 담보한다고 생각된다”며 통합KB증권의 비전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현대증권의 현재 약 4만명의 고객에 KB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약 40만고객이 더해지면 사업에도 활기를 불어넣을수 있다는 설명이다.
◇ 하마평 오르고 있는 재야 후보들
앞서 윤 회장은 KB생명과 KB국민은행 임원 자리에 외부 출신을 선임한 사례가 있다. 업계는 KB금융의 발빠른 통합을 위해 외부 금융통을 데려올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윤 회장이 내부와 외부 인사를 골고루 보고 있다”며 “현재 조직 통합에 맞는 능력 있는 적임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올해 안에 첫 사장을 내정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현직 사장에 대해서도 최근 실적 뿐만 아니라 취임 이후의 종합적인 진단이 들어갈 수 있어 평가 요소는 다양해질 수 있다. 전병조 사장과 윤경은 사장의 투톱체제에 대한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동철 KB금융 전무는 국민은행 뉴욕지점장, KB금융 전략기획부장, KB금융 경영관리부장, 전략담당 상무를 거치는 등 KB금융 내에서 전략가로 불리고 있다. 그는 이번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공을 인정 받으며 자신의 입지를 다졌다.
최근 새롭게 거론되고 있는 인물에는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이 있다. 김 전 사장은 지난해 오릭스 프라이빗에쿼티(PE)가 현대증권 인수작업을 진행할 당시 현대증권의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하지만 당시 오릭스PE의 현대증권 인수가 무산되면서 사장 자리는 물건너간 바 있다. 그런 김 전 사장이 다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밖에도 박종수 전 금융투자협회장과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도 예비 후보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2월까지 2대 금융투자협회장으로 재임했던 박 전 회장은 대우증권 대표이사, LG투자증권 대표이사 등 업계 주요 증권사 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합법인에 은행 출신 CEO를 선임하는 것은 증권업의 특성상 맞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윤 회장이 투자업에 맞는 빠른 판단력을 겸비한 전문가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