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 가운데 오는 11월 중순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신형 그랜저(그랜저IG)가 현대차의 분위기 반등을 이끌지 주목된다. 내수 부진 타개책이었던 그랜저IG가 경영·품질 등의 악재로 위기에 몰린 현대차의 분위기를 전환시킬지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강조한 ‘품질경영’은 올해 상반기까지 탄탄대로를 달렸다. 지난 6월 현대기아차는 ‘2016 J.D파워 신차품질조사’에서 벤츠·BMW·아우디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0년 30위권 후반이었던 현대기아차가 16년 만에 세계 1위의 품질을 가진 자동차 제조사로 거듭났던 순간이었다.
그러나 약 3개월이 지난 현재. 정 회장의 ‘품질경영’이 위기에 봉착했다. 국내외에서 이어지고 있는 리콜 사태가 그 원인이다. 심지어 지난 10일에는 싼타페의 조수석 에어컨 작동 결함을 발견하고도 제때 리콜 계획을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 국토교통부로부터 검찰에 고발됐다. 국토부는 미국에서 리콜이 진행 중인 YF쏘나타 등에 장착된 ‘세타II 엔진’ 결함 여부 조사도 착수했다.
내수·수출용 차량의 리콜 차별도 이뤄졌다는 의혹도 나왔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국토부와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제출 받은 ‘동차 북미 리콜 및 국내 리콜 현황’을 분석한 결과, 내수차량의 리콜사례가 수출 차량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 리콜 건수가 북미에서 이뤄진 리콜 건수(53건)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의혹 제기다. 곽진 현대차 부사장은 지난 11일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고객을 차별한 적 없으며 오히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품질경영 외에도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내수판매 부진 등의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올해 3분기 현대차의 국내 누적 판매대수는 48만2663대로 전년 동기(49만9088대) 대비 1만6425대(3.29%) 판매가 줄었다. 월 평균 판매고도 작년 5만510대 보다 5881대 줄어든 5만3629대다. 증권업계에서는 3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을 1조1200억원으로 전망, 예상치 보다 20% 가까이 하락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우려 또한 존재한다. 올해 목표 생산대수인 813만대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서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9월까지 562만2000여대를 생산, 목표량의 69%를 달성했다. 그러나 파업으로 인해 3조원이 넘는 생산차질이 빚어진 지금. 이 같은 목표 달성 가능성은 낮다. 12일 현대차 노사가 임단협 협상을 재개했지만, 양측의 입장이 강경해 타결은 요원해 보인다.
이처럼 현대차가 경영·품질 등 전방위적인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내달 출시가 유력한 신형 그랜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형 그랜저가 내수 부진 타개책뿐 아니라 분위기 반전까지 이끌어 낼지에 대한 관심이다. 사면초가에 놓인 현대차의 타개책은 ‘신형 그랜저’가 유일해서다.
현대차는 현재 신형 그랜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알려진 바로는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 등 첨단사양 장착, 세타II 개선 엔진 등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타II 개선 엔진의 경우 기존 엔진과 달리 새롭게 변경되는 재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의 출시 시기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올해 연말에는 출시하지만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