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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회장 갈 길 바쁜데 외풍에 고심

신윤철 기자

raindream@

기사입력 : 2016-10-10 01:34

낙하산 논란 지속, 성장 시기에 발목
고질적 CEO리스크, 윤 회장이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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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 KB금융 회장

▲ 윤종규 KB금융 회장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KB금융지주는 지난 9월 29일 창립 8주년을 맞았다. 창립 이후 분위기가 가장 좋다. 현대 증권과 인수합병도 마무리되었고 실적도 상승했다. 시장의 평가인 주가도 올라 신한지주와의 격차를 줄였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KB금융지주 회장은 창립 기념사에서 “본부는 영업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바꿔나가고 계열사 간 협업 체계는 더욱 강화하겠다”며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되는 성장 동력 부문에는 자원과 인력을 지속적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KB금융이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는 이유는 윤 회장이 전권을 잡고 강력한 성장 드라이브를 걸었기에 가능했다. 그만큼 외풍에 민감하다. 낙하산 인사가 들어올 경우 성장 분위기를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 고질적인 CEO리스크

KB금융은 윤종규 회장 이전까지 오히려 CEO들이 야기한 리스크로 홍역을 치렀다. 초대 황영기닫기황영기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직무정지 3개월 상당’의 제재를 받고 1년 여만에 물러났다. 어윤대 전 회장은 임기 내내 정부 낙하산 설에 휩쓸렸다.

이명박 정부 시절 측근 인사였던 어윤대 고려대 총장은 지주 회장으로 취임, 관료 출신인 임영록 사장과 갈등을 겪다 ING생명 인수 실패를 초래했다. 임영록 전 회장의 경우 이건호 은행장과 충돌이라는 유래 없는 사태로 KB금융에 깊은 상처를 내며 불명예 퇴진했다.

윤 회장이 KB국민은행장을 겸직한 원인도 2014년 11월 당시 임영록 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내부 권력을 두고 정면충돌해 둘 다 사임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취임하면서 내부 권력 다툼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은행장을 겸했고 이것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은행장 자리를 노리는 낙하산 인사가 많다는 점이다. KB금융은 낙하산 은행장이 올 경우 내부 알력 싸움이 재현되어 CEO리스크가 재발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다.

◇ 알짜배기 국민은행장 자리

내년이면 현 정부 임기 말과 더불어 금융권 CEO 임기가 줄줄이 만료된다. 정권 보은 인사의 마지막 대목이다.

KB금융의 최근 실적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그렇기에 국민은행장 자리가 가장 알짜배기라는 소리와 함께 차기 은행장 관련한 구체적인 인물까지 세간에 오르내리고 있다.

KB금융은 올 상반기 순익 1조 1254억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19.1% 증가한데 이어 3분기에도 5000억원 가량의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실적은 최근의 저금리 기조 때문에 좋지 않지만 보험, 증권, 카드, 캐피털 등 비은행 계열사에서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KB금융 계열사인 KB국민카드는 1533억원, KB손보 1490억원, KB투자증권 285억원, 현대증권 493억원, KB캐피탈 505억원, KB자산운용 29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KB금융은 최근 몇 년 사이 저축은행, 캐피탈, 손해보험, 증권 등 비은행 부분을 꾸준히 보강해왔다. 카드까지 포함하면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40%가 넘는다.

그동안 인수한 계열사에서의 지분율이 적어 이익은 낮다는 평가도 있었으나 현대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이 같은 지적도 사라질 전망이다. 현대증권 지분 22.56%를 1조2,400억원에 인수한 것과 관련해 고가매입이라는 말도 있었지만 염가매수차익만도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앞으로 현대증권의 이익이 KB금융에 속하게 되면 현재 실적 추이 고려 시 약 1000억원 이상의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이미 내려온 낙하산 인사만 14명

KB국민은행을 노리는 낙하산 인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1월 정병기 전 상임 감사가 퇴진한 뒤 공석이던 자리에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돌았다.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신 전 비서관 선임은 무산됐고, 여전히 이 자리는 비어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해영(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 정부가 출범한 2013년 2월부터 이달까지 금융 공공기관 및 금융사에 임원급으로 취업한 공직자·금융권·정치권 출신 낙하산 인사가 204명으로 집계됐다고 9월 21일 밝혔다. 그 중 KB금융 계열사가 가장 많은데 KB금융지주·KB국민은행·KB손해보험·KB생명보험·KB자산운용·KB투자증권·KB부동산신탁·KB저축은행 등 임원급 인사 14명이 낙하산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은행장 자리가 생길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권에서는 벌써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유력하다는 등 확인되지 않는 소문으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노조는 지난 1일 김문호 위원장 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현 전 수석이 국민은행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소문은 끊어진 적이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 호위무사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여야를 가리지 않고 물어뜯었던 단견(短見)의 행동대장이 국내 최대 은행장 자리를 권력의 힘으로 꿰차려는 것은 금융산업 전체를 욕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입김이 지속적으로 미칠려고 하자 KB금융은 여러방면으로 안전 장치를 마련해 낙하산 인사로부터 쉽게 흔들리지 않을 구조를 만들고 있다.

◇ 윤 회장, 낙하산 방지장치 고심

윤종규 회장은 취임 이후 철저하게 권력을 본인에게 집중시켰다. 지난 3월 주주총회를 통해 KB금융지주는 더불어 민주당 비례대표가 된 최운열 교수를 제외한 기존 사외이사들을 전원 재선임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내년 11월까지인 윤 회장의 연임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또 당시 주주총회 때 김옥찬 KB금융 사장을 사내 이사로 선임하지 않은 것도 이슈였다. 보통 회장 다음가는 자리로 여겨지는 사장자리인데 사내 이사로 선임하지 않은 것은 경영 승계 프로그램과 관련해 권한을 분산시키지 않겠다는 윤 회장의 의지가 반영되었다는 후문이었다.

이런 내부 교통정리를 통해 KB금융이 궤도에 올라 외형이 성장하자 윤 회장도 더 이상 겸직을 유지하기 힘들게 되었다. 동시에 은행장 직책을 부활시켜도 혹시 모를 리스크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생긴 것으로 보인다. 연임우선권 없이 평가를 받기로 한 것이 일례이다.

강력한 단일 체제를 구축한 윤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역대 어느 회장보다 높다. KB금융 이사회는 지난해 초 지배구조 개선 작업 과정에서 현 회장에게 연임 의사를 먼저 묻는 연임 우선권을 고려했다. 하지만 당시 이사회가 이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금융당국은 연임 논의에 대해 불편한 기색이었고 윤 회장의 장기 집권 가능성 등의 이유로 반대 여론이 생겼다. 당시 KB사태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퇴를 앞두고 있던 당시 이사회는 결론을 내지 않았다.

그리고 차기 이사회는 지난 7월, 1년 4개월만에 연임 우선권 없이 CEO 자격 요건과 선임 절차 등을 담은 경영승계 규정을 만들어 결의했다. 이에 따라 윤 회장은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현직 프리미엄 없이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되는 확대 지배구조위원회에서 여러 후보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를 받게 된다.

굳이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는 연임 우선권 없이 도전하겠다는 뜻이다. 윤 회장의 자신감의 원천은 실적이다. 현대증권 인수에 성공하면서 비은행 계열 강화라는 그룹의 목표도 성취했다. 한때 CEO와 이사진의 갈등으로 인수·합병(M&A)을 시도조차 하기 힘들었던 때를 생각하면 현재 윤 회장과 이사회의 관계는 어느 때보다 돈독하다.

다만 연임 우선권 포기가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연임 우선권은 일종의 안전장치였는데 먼저 포기해서 오히려 지배구조를 흔드는 빌미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윤 회장이 임기 2년을 맞는 오는 11월을 전후해 KB국민은행장직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이 시기는 현대증권이 KB금융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는 때다. 또한 은행장이 새로 임명될 경우 임기를 1년으로 제한해 윤 회장 임기와 비슷한 시기에 맞출 것이라는 예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 KB금융, 최적의 해법은 무엇

지배구조가 상대적으로 안정된 신한금융이나 하나금융의 경우 외풍이 불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어 연임에 대한 부담 없이 내부 출신 임원을 뽑는 관행이 정착돼 있다. 전문가가 아닌 단순 정부 낙하산 보은 인사의 경우 복잡한 금융업을 이해하지 못해 심각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경각심도 금융권에서 어느 때보다 높다.

그렇기에 윤종규 회장이 국민은행장 겸직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다른 금융지주처럼 내부 출신 회장을 뽑는 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외풍 방지 차원이다. 실제로 KB금융은 이전에도 회장·은행장 분리 이슈가 거세게 몰아쳤을 때 지주 사장직을 부활시켜 김옥찬 사장을 선임했을 정도로 외풍에 최대한 저항하고 있다.

KB금융이 이처럼 외풍에 민감한 이유는 아직 산적한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당장 현대 증권과의 합병은 완성이 목전이지만 현대증권 노조와의 갈등이 남아있는 상태다.

KB금융은 금융당국의 ‘초대형 투자은행(IB) 육성방안’에 맞춰 연말까지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통합을 마무리 짓고 싶어 한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로 만들면 레버리지 규제적용 제외 등 금융당국으로부터 각종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정책적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연말까지 자기자본을 확정해야 하지만 인사·급여체계 통합에 이견이 있어 현대 증권 노조가 반발하는 상황이다.

현대증권 노조는 KB금융의 급여체계를 적용하면 현재보다 급여가 평균 6%가량 삭감된다며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KB금융 전체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KB금융의 후계 풀 조성도 이런 맥락에서 꾸준히 진행 중이다. 윤 회장은 2015년 정기 인사에서 국민은행의 이홍 영업그룹 부행장을 경영기획그룹으로 이동했고, 허인 경영기획그룹 전무를 승진시켜 자리를 채웠다. 핵심 그룹 두 곳의 임원을 각각 선임 1년 만에 교차 발령한 것이다.

이는 예전 윤종규 회장이 고 김정태 국민은행장 시절받은 후계 수업과 닮았다. 당시 윤 회장은 전공분야였던 재무전략본부 부행장에서 개인금융그룹으로, 신기섭 부행장은 자본시장 담당에서 재무·전략·HR그룹으로, 김영일 부행장은 개인금융담당에서 전산정보그룹으로 교차발령을 받았고 세 명의 부행장 간 후계경쟁이 벌어졌었다. 이 외에도 김옥찬 KB금융 사장, 윤웅원 국민카드 사장, 양종희 KB손보 사장 등이 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내년 11월이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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