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강원본부는 7일 '최근 배추가격의 급등 원인 및 전망' 보고서에서 "앞으로 배추가격은 현 수준에서 다소 하락하겠으나 추석 이후 준고랭지 2기작 배추가 출하되는 10월까지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중 서울 가락시장에서 상품(上品) 10㎏짜리 배추의 도매가격(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기준)은 1만5250원으로 지난해 같은달 보다 124% 급등했다. 최근 5년 평균과 비교해도 92.5% 상승해 '금추'로 불리고 있다.
배추 소매가격도 지난 6일 현재 포기당 8035원으로 한달새 3904원에서 106%나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배추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재배면적 감소와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을 꼽았다.
여름철 배추 재배는 고랭지 지역에서만 가능한데 강원지역 재배면적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 강원지역의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은 2013년 5099㏊에서 2014년 4579㏊, 지난해 4368㏊로 줄었고 올해도 작년보다 3.8%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한은은 "재배면적 감소는 지구 온난화와 중국산 김치 수입 증가로 인한 수요 감소에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올해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가뭄과 폭염에 따라 진딧물, 잎마름병 등 확산으로 배추 생산량을 30% 정도 줄였다. 8월 하순에도 일조량 부족과 일부 산간지역의 기온 하강, 강풍 등으로 배추 생육이 부진해 적기 출하에 애로가 있었다.
한은은 김치 제조업자들이 도매시장에서 원재료 조달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배추가격이 10월까지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치 제조업자는 보통 원재료를 산지에서 100% 조달하지만, 올해는 작황 부진으로 공급량이 예년의 70%에 그치면서 나머지 물량을 도매시장에서 조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은은 저품질 배추의 시장 출하 증가, 대체 농산물로 인한 수요 감소, 외식업체의 중국산 김치 수입 확대 등의 요인이 배추가격의 추가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