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갤러리아면세점63이 주가하락 등 악재 속에 불안한 영업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지난 5일 면세사업 부진으로 2분기 28억 원의 영업 손실과 당기순손실 60억 3600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 같은 실적부진 소식에 지난 8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주가는 전 거래일(7일)보다 2.75%(1150원) 하락한 4만 700원을 보였다. 이는 장중 52주 만에 최저가 경신이다.
지난 5일에는 세계적인 수입화장품 업체 에스티로더가 자사 직원 30명을 갤러리아면세점63에서 철수시키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상 매장은 에스티로더 계열의 크리니크와 맥·바비브라운을 포함한 11개 브랜드 매장이다. 에스티로더 측은 지난 1일 오픈한 샤넬 코스메틱의 매장 위치 등 지나친 특혜를 문제 삼았다. 이에 샤넬 코스메틱과 유사한 조건의 제공을 추가 요구했으나 갤러리아면세점63과의 협상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샤넬 코스메틱은 갤러리아면세점63이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중 최초로 유치한 브랜드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갤러리아면세점63이 샤넬 코스메틱의 유치에만 집중한 나머지 경쟁사인 에스티로더의 자존심을 건드렸으며 이에 에스티로더 측도 과도한 갑질을 했다”는 지적이다.
갤러리아면세점63은 “에스티로더 계열 브랜드들의 완전한 철수는 아니며, 조속한 시일 내 에스티로더와 합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갤러리아면세점63 측은 현재 자사 소속 직원들을 임시로 투입, 에스티로더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갤러리아면세점63을 둘러싼 악재는 이뿐 아니다. 국내 면세업계의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는 매우 높은 실정으로, 갤러리아면세점63의 경우 역시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율이 90%에 육박한다.
최근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인 단체관광객 예약 감소가 현실화된 상황에서 면세점들은 좌불안석 일 수밖에 없다. 갤러리아면세점63은 지난 7월 15일 그랜드 오픈에 발맞춰 한화그룹 내 서비스·레저 부문과의 협업을 통해 ‘63씨월드’를 ‘아쿠아플라넷 63’으로 이름을 바꾼 후 공개했다. 아쿠아리움 원스톱 투어 프로그램 강화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잡는다는 전략이다.
이와 관련 그랜드오픈과 동시에 중국 1위 유통업체인 완다그룹과도 마케팅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완다그룹과 협업, 1억 2000만 명 회원을 대상으로 중국 내 홍보 및 마케팅을 추진해 관광객 모객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갤러리아면세점63은 완다그룹과 함께 중국인의 방한 성수기인 국경절 등 중국 연휴를 활용한 공동 마케팅 이벤트를 펼치며, 그 일환으로 양사 멤버십 회원 간 마일리지 제휴·빅데이터 공동 활용 등을 계획했다.
중국 국경일 기간은 10월 1일~7일까지로 장기연휴인 만큼 중국인 관광객의 대거 방한을 겨냥한 ‘대목’ 시기다. 그러나 사드배치에 반발한 중국 정부는 최근 상용비자와 선상비자(도착비자)요건을 강화했다. 또한 자국 내 한류스타의 TV출연을 중단 하는 등의 행보를 거듭하며 면세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 7월 개최된 대구치맥페스티벌에 참가하려던 중국인 사절단 300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회원수가 12만 명에 달하는 중국 도자기협회도 국내에 개최 논의 중이던 행사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면세점에서 1인당 상품 구매 수량이 제한되는 것 또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관세청은 신라와 롯데·신세계 면세점 등에 ‘출국일 기준으로 한 사람당 가방과 시계를 합산해 10개 이내, 화장품과 향수는 브랜드별 50개 이내로만 구매 수량을 제한한다’는 지침을 내려 보냈다.
관세청이 이 같은 조치를 내린 이유는 사재기로 다른 여행자들이 면세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일을 방지하고 특히 보따리상을 통해 면세품이 자국으로 불법 유출되는 상황을 차단한다는 의도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대상의 매출에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한편 갤러리아면세점63측은 그랜드 오픈을 통해 올 하반기 일 매출이 10억 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갤러리아면세점63의 일 평균매출은 6억~7억 원대 이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