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병 CMT가 급속도로 진행된 이재현 회장의 손과 발, 종아리 사진. 엄지와 검지 손가락 사이의 근육이 모두 빠져 움푹 패여 있어 젓가락질을 하지 못한다. 또 근육위축으로 발등이 솟아오르고 발가락이 굽어져 자력보행이 불가능하다. 종아리 근육은 2012년말 대비 26% 감소했다.

CJ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사지의 근육이 점차 위축·소실되어 마비되어가는 불치의 유전병 CMT(샤르코 마리 투스)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걷기와 쓰기, 젓가락질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 유지조차 힘든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이 회장은 죽음에 대한 공포, 재판에 대한 스트레스 등으로 극도의 불안감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CJ 관계자는 “이 회장이 기업총수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서 생명권, 치료권을 보장받을 수 있길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CJ 측이 밝힌 이 회장의 건강상태에 따르면, 이 회장은 CMT가 급속 진행됨에 따라 부축 없이는 전혀 걷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기존에 심했던 양쪽 다리(하지)에 이어 팔(상지) 쪽 근육 위축·소실 속도가 빨라지면서 손과 손가락의 변형과 기능저하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젓가락질도 못하고 식사를 포크로 하고 있으며 단추 잠그기와 같은 정확성을 요하는 손동작이 안된지는 이미 오래라는 설명이다.
하지(다리) 역시 상태가 악화됐다. 특히 종아리 근육이 모두 빠져 체중이 양 쪽 무릎에 실리면서 관절에 무리가 가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기본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고 결국 평생 못 걸을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휩싸여있다.
이 회장의 종아리 근육량은 2012년말 대비 26%까지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CJ 관계자는 현재 이 회장에 쓸 수 있는 특별한 치료제가 없어 매일 2회 전기자극 치료 시행하고 있으나 이미 위축·변형된 손과 발을 원 상태로 되돌릴 길이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무릎관절이 손상, 통증을 호소하는 터라 치료를 제대로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어떻게든 CMT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것이 중요한 만큼 전문 시설을 갖춘 곳에서 무중력치료나 수중치료와 같은 특수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의료진의 소견이다.
신장 이식신장 거부반응이 지속되고 입안 궤양 등 부작용도 심각하다.
사구체여과율, 신장세뇨관, 크레아티닌 수치 등 신장건강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 정상범위 미달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회장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부인으로부터 신장을 이식 받았는데, 유전자형이 전혀 맞지 않는 비혈연간 이식인데다 2014년 재수감 당시 일시에 신체 밸런스가 무너진 뒤 좀처럼 회복이 안되고 있다.
이에 따라 면역억제제를 고용량으로 쓰고 있으며 이 때문에 간수치 악화, 부신부전증, 입안 궤양, 고혈압 등 면역억제제 자체에 의한 부작용도 심각하다. 특히 입 안 궤양은 병원균의 침투를 용이하게 하여 전신감염의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위험하다.
무엇보다 힘든 건 3년이 넘는 투병과 재판 상황·아버지의 타계(2015.8.14)· 이어진 어머니의 병환(2015년말 아들의 파기환송심 선고 직후 급성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인지장애 지속) 등으로 환자의 심리 상태가 극도로 불안해졌다는 데 있다.
특히 지난해말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선고를 받은데 이어 그 충격으로 평생 의지해온 어머니마저 쓰러지자, 좌절감과 죄책감에 음식거부, 치료거부 증세를 보여 혈관으로 영양수액과 함께 항우울제를 투여하기도 했다.
수술 전 60kg 이상이던 이 회장의 체중도 52~53kg 으로 떨어진 이후 전혀 회복이 안되고 있다.
이 같은 상태에서 구속수감된다면, 이재현 회장은 매우 치명적인 위험에 처한다는 것이 의료진의 소견이다.
현재 이 회장이 종종 가족에게 ‘내가 이러다 죽는거 아니냐. 살고 싶다’며 죽음의 공포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주치의는 “장기 이식환자에 필요한 감염관리나 CMT 재활치료 환경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은 감옥에 이재현 회장이 수감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