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대표


28일 언론에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010년부터 치매진단을 받고 치료제를 복용했다는 이야기가 공개됐다. 아리셉트 등 구체적인 약물의 이름까지 거론됐다.
이에 신 대표를 측은 “신 총괄회장이 몽유병 증세가 있어 그로 인해 약을 복용한 것“ 이라며 “아리셉트를 복용했으나 의학적으로 치매로 단정 지은 것은 아니다”는 논리를 펼쳤다.
당초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문제가 확인 될 시, 신 총괄회장이 자신을 적통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주장해온 신 대표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고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종결 될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신 대표가 한발 물러나 신 총괄회장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표명한데는 치밀한 '전략' 과 '계산'이 숨어있다는 평이다.
신 총괄회장이 ‘치매’ 일 경우 유리한 쪽은 경영권 분쟁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을 신동빈 회장으로 보인다. 자신의 자리를 위협해온 신 대표의 적통성과 위임장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신 대표가 지난해 10월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근거로 광윤사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고 신 회장을 등기이사에서 해임했지만 위임장의 효력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광윤사는 한·일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롯데홀딩스의 지분 28.1%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건강이 온전치 못한 신 총괄회장 대신 신 회장이 롯데에 대한 검찰 수사의 책임을 져야한다. 신 대표는 ‘책임론’이 신 회장에 집중될 경우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보는 중이다.
신 대표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총까지 세 차례 표 대결에서 연속 패했음에도 불구,‘무한 주총’을 공언하며 경영권 다툼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고 못을 박았다.
특히 신 총괄회장의 치매약 복용설에는 신 총괄회장이 ‘2010년부터’ 약을 복용해왔다고 언급 됐는데, 당시 롯데그룹은 중국 사업 손실에서 최대 3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 즉, 신 총괄회장의 치매 약물복용설은 중국사업 손실의 책임이 신 회장에게 있음을 강조하기 위함 이라는 추측이다.
검찰은 당시 롯데쇼핑의 중국사업 실패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이 조성됐다고 보고있다. 롯데는 중국 홈쇼핑업체 럭키파이를 적정가격보다 과도한 '웃돈'을 주고 인수하며 논란에 휩싸였다.
재계 관계자들은 “2010년부터라는 구체적 팩트를 전달하는 등 신 회장에게 비자금 혐의를 뒤집어쓰려는 작전이 수립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며 “신 총괄회장의 명예도 고려하지않고, 본인이 안되면 동생도 안된다는 식으로 다 같이 죽자 작전을 펼치는 것 같다”고 신 대표를 비난했다.
김은지 기자 rdwrw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