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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FX시장 확대 경쟁 가열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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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6-07 01:47 최종수정 : 2016-06-07 05:23

외환거래법 규제 완화로 외환업무 범위 확대 나서
NH·메리츠 선점 속 삼성·미래에셋 CLS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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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FX시장 확대 경쟁 가열
[한국금융신문 김지은 기자] 증권사들이 FX(foreign exchange·외환)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외국환거래법 규제가 완화되면서 증권사들의 외환업무 범위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인터뱅크 라인을 넓혀 나가고, CLS(continuous lined settlement·외환동시결제시스템)에 가입하는 등 FX시장에서의 영역을 넓혀 나가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증권사, FX시장으로 몰리는 이유

증권업계가 FX거래 업무 확대에 열을 올리는 까닭은 은행 세일즈 거래를 통해 생기는 수수료 비용을 줄이고,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폭을 넓히기 위해서다.

증권사들이 FX거래를 직접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인터뱅크 시장에 참여해야 한다. 인터뱅크는 브로커를 통한 은행 간 직접 거래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환전 수요를 은행의 세일즈 부서를 통해 충족해 온 것이 현실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동시결제가 가능하려면 달러를 충분히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이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증권사가 외환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다고 판단, 인터뱅크 라인을 열어주기 꺼려한 측면이 있다”며 “은행입장에서 증권사는 고객으로만 인식됐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라인받기가 쉽지 않은 증권사 입장에서도 굳이 외환거래에 집중할 이유를 못 느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해외투자와 대체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FX거래를 통한 트레이딩 비중이 높아지면서 증권사들은 거래비용 절감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외국환거래규제가 지급·수령·외화예금 등 몇몇 항목을 제외한 모든 업무를 허용하는 네거티브(negative) 방식으로 전환된 점도 FX사업 확장 욕구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 삼성·미래에셋, CLS 선제적 가입

외국환거래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최근 FX거래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곳은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KEB하나은행을 통해 CLS 시스템을 구축했다. 삼성증권이 올해 1월 국내 증권사 중 최초로 CLS에 가입하며 스타트를 끊었고, 미래에셋증권이 이어 두 번째로 가입했다. 현재 증권사 중 CLS 시스템에 가입된 증권사는 이들 2곳뿐이다.

CLS는 전세계 주요 상업은행이 출자해 설립한 CLS은행이 운영하는 다자간 차액결제시스템이다. 시차에 따른 외환결제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현재 CLS 회원국 18개 통화에 대해 동시결제를 지원한다.

CLS 가입을 하면 인터뱅크 라인을 확장하는 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은행들이 그동안 증권사에 인터뱅크 라인을 주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결제리스크가 사라져 은행들과의 거래에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CLS 가입에 나선 것도 인터뱅크 라인을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LS에 가입하는 것과 은행이 인터뱅크 라인을 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면서도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여태껏 FX거래에 비중을 두지 않았으므로 타 증권사에 비해 인터뱅크 거래 한도가 작다. CLS 가입으로 은행에 신뢰를 줘 인터뱅크 거래 한도를 늘리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더 나아가 CLS기능을 포함한 ‘포에셋(FORASSET)’ 시스템을 개발, 지난달 16일부터 서울외환시장에서 직접 FX거래에 나섰다. 포에셋 시스템은 FX거래 뿐만 아니라 외화자금 조달·운용·대외보고 등의 전산화를 지원해주는 백오피스 통합 자동화 시스템이다. 은행에서 쓰고 있는 결제시스템을 그대로 본 따 외화 채권 발행부터 머니마켓에 관련된 상품들까지 사고 팔 수 있게 만들어 타사 FX거래 시스템과 차별화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은행에서 영입한 인력들이 주축이 돼 작년 9월부터 FICC(fixed income, currency, commodity)운용·결제·재무관리·자금·IT부서 직원들로 구성된 TF(task force·테스크포스)에서 탄생한 것이 포에셋”이라며 “외환거래규제 금지항목을 제외한 모든 은행 외환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은 포에셋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 NH·메리츠, FX시장 점유율 우위

현재 서울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증권사는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다.

최근 행보와는 별개로 국내 증권사의 FX시장 거래량 점유율은 NH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종합금융회사(이하 종금)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과거부터 FX거래를 지속해오며 외환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졌다.

NH투자증권의 경우 LG종금과의 합병으로 지니고 있던 종금 라이선스가 2000년대 초 소멸됐지만 꾸준히 FX거래를 해온 덕분에 2007년부터 인터뱅크 거래에 참여, 인터뱅크 거래 한도를 확장할 수 있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종금 라이선스에 기반한 외환업무에서 확장해 트레이딩 규모를 키워 나갔다.

NH투자증권은 서울외환시장협의회에 정식 등록된 유일한 증권사다. 서울외환시장협의회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FX거래량이 일정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외환을 본연의 업무로 취급하는 은행권에서도 일부 은행은 거래량이 미달돼 서울외환시장협의회에 등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정식 멤버로 등록돼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 중에서도 거래량이 중위권 이상으로 트레이딩 부분에서는 은행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지녔다”고 자평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오는 10월로 예정된 합병 이후 FX거래에 어떤 시스템을 이용하느냐에 대해 미래에셋증권과 의견을 조율 중에 있다. 현재 독자적인 장외파생시스템인 프론트아레나(front Arena)와 외화자금관리 시스템 패스(FASS)를 통해 외환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통합 이후에는 미래에셋증권의 포에셋 시스템을 병행해 사용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선제적으로 CLS 시스템을 구축함에 따라 FX시장에 진출해 있는 증권사들도 CLS 가입 준비에 나섰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검토를 마쳤음에도 CLS 가입을 보류 중에 있다. CLS를 통해 결제를 할 때 건당 발생하는 수수료가 만만치 않은 탓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3년 전 이미 CLS 가입에 대한 검토가 끝났지만 CLS 미국 본사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외환거래 업무로 버는 수익에 비해 많이 나가기 때문에 보류한 상태”라고 밝혔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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