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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대의 분기점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5-30 02:20 최종수정 : 2017-04-20 15:42

[기자수첩] 시대의 분기점
[한국금융신문 고영훈 기자]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5년 안에 전 세계 주요 15개국에서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올해 초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은 ‘일자리의 미래(The Future of Jobs)’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조와 더불어 21세기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미래에 대해 많은 이들이 걱정과 기대가 뒤섞여 있는 복잡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알파고 현상으로 촉발된 인공지능(AI)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은 금융산업 쪽에 로보어드바이저라는 아주 핫한 이슈를 던져 줬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투자자문 시장에서 현재 주목 받고 있는 쿼터백 투자자문의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해 “'탐욕'과 '공포' 등의 인간의 감정을 배제한 의사 결정이 가능한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어 빅데이터, 머신러닝과 금융공학으로 중무장한 시스템을 소개하며 변화에 동참했다.

또한 시장변화에 금융당국도 동참하고 있어 시장의 빠른 가속화가 예상된다.

지난달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서비스 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로보어드바이저는 자문서비스의 혁신과 대중화를 선도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산관리서비스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7월말부터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운영해 로보어드바이저의 유효성·안정성을 검증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미 투자업계는 로보 어드바이저 사업에 돌입해 앞다퉈 상품 출시를 하고 있는 중이다. 저금리·저성장·노후화에 따른 불안감과 알파 수익의 필요성 등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대와 열망을 불러일으켰다.

우리보다 훨씬 전부터 인공지능 기술을 준비해 온 바다 건너 미국도 로봇 열풍은 마찬가지인거 같다.

지난 2월 말 뉴욕타임스는 ‘로봇의 월스트리트 침공’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대대적으로 로봇열풍에 대해 보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금융분석 플랫폼 ‘켄쇼’가 연봉 50만달러의 애널리스트가 40시간 걸릴 일을 단 몇 분 만에 그것도 정확한 데이터를 담보로 한 결과물을 제시하며 위력을 선보였다는 내용이다.

로봇의 발전으로 인한 변화의 바람은 곳곳에서 느껴진다. 2년 전 구글은 AI스타트업 기업인 딥마인드를 인수하며 7000억원을 지불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난해 8월 로보업체 ‘퓨처어드바이저’를 인수했으며, 씨티그룹 또한 핀테크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은행들이 앞으로 10년 동안 현재 인력의 30% 이상을 감원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미국 거대 운용사 피델리티자산운용도 ‘피델리티 고’ 란 로보어드바이저를 개발했으며, 글로벌 헤지펀드 브리지워터도 실리콘 밸리의 인재들을 영입한 바 있다.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들은 이제 각종 알고리즘이 장착된 로봇들과 경쟁해야 할 판이다. 이 같은 로봇 기술에 대한 우리 인간은 기대와 우려라는 너무나도 상반된 감정을 표출하고 있다.

인간성이 상실된 차가운 정보 혹은 주관성을 배제한 정확한 객관성의 담보.

연구방법의 그리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감정이 개입된 질적연구와 감정이 배제된 양적연구에 대한 학문적 충돌은 계속돼 왔다. 지금도 논쟁이 끝났다고 볼 수는 없지만 학자들이 내린 잠정 결론은 ‘정답은 없다’였다.

“로보 어드바이저는 빅데이터에 기반 하기 때문에 오히려 직관이 필요할 수도 있는 종목투자 선정에는 다소 오차를 낼 수도 있다고 본다.”

최근 업계 한 전문가의 말이다.

과거 무성영화의 수많은 스타들은 유성영화라는 새로운 반향으로 넘어가지 못했다. 당시 언론들은 그들이 유성영화시대로 가지 못한 것만을 기록했고 비꼬았다. 하지만 영화 팬들의 기억 속에 그들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

이들을 부적응자라기 보다 시대적 사명을 완수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한다면 무리수일까?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도 대단한 데이터를 이용해 수익을 낸 건 아닌데 말이다. 어쨌거나 지금 우리는 인공지능과 로봇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분기점 앞에 서 있다.

결국 업계의 거시적인 방향은 기술진보 쪽으로 나갈 것이다. 과거 경험들에 비추면 말이다. 그리고 이 재밌는 화두들에 대해 필자는 좀 더 여유를 갖고 관망을 해 볼 요량이다. 업계와 당국이 AI와 로봇이라는 새로운 먹거리에 어떤 아이디어와 컨트롤 타워를 구성해 나갈지 벌써부터 사뭇 궁금해진다.

시대의 분기점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 차세대 사업들도 언젠가는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다. 물론 과거 경험들에 비춰서 말이다.



고영훈 기자 gy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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