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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펀드에 속쓰린 NH투자증권

김지은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5-16 00:03 최종수정 : 2016-05-16 06:27

헤지펀드에 속쓰린 NH투자증권
[한국금융신문 김지은 기자] 증권사의 ‘수익원 다각화’는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니다. 저성장 기조의 뉴노멀 시대의 도래로 주요 수입원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영역이 무너진 탓이다. 신규수익원 창출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증권사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올해부터 증권사가 별도의 법인을 설립하지 않고도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11일 금융위원회는 ‘자산운용사 인가정책 개선방안’을 통해 6월부터 증권사의 헤지펀드운용업 겸영 신청을 받는다고 발표했다. 현행법상 증권사가 헤지펀드로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은 자산운용사의 헤지펀드를 판매 대행하는 방법뿐이다. 등록과정에서 2개월가량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8월부터 헤지펀드라는 새로운 수익원이 위기에 봉착한 증권업의 숨통을 조금이나마 틔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 같은 정책에 웃지 못하는 증권사가 하나있다. 바로 NH투자증권이다.

사연은 이렇다. 2013년 금융당국은 인수·합병(M&A) 증권사에 한해서만 헤지펀드 운용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NH투자증권은 2014년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과의 M&A를 통해 탄생된 회사다. 금융당국이 M&A를 한 증권사뿐만 아니라 모든 증권사에 헤지펀드 운용을 허용하겠다고 문턱을 낮춘 것은 지난해 10월. M&A 증권사의 특혜 중 하나였던 헤지펀드 운용의 진입장벽이 대폭 낮아지자 예전부터 준비하던 NH투자증권으로서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곳이 라이센스를 받기 전 사업을 활성화시켜 시장을 선점하려 했던 NH투자증권의 계획은 물거품이 돼버렸다. M&A이후 헤지펀드를 운용하기 위한 작업을 꾸준히 준비해왔으나, 금융당국이 관련 법안 개정을 발표하고 최근에야 세부사항 지침을 내놓으면서 사업은 계속 지연되고 있다.

금융위는 증권사의 활발한 M&A를 유도하기 위해 제시했던 당시 정책의 효용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증권사의 사모펀드운용 요건을 완화한 이유에 대해 묻자 금융위 관계자는 “M&A가 많이 성사됐다면 사모펀드 시장에 들어갈 수 있는 여러 플레이어들이 생겨 이 플레이어들만 진입하는 기존 정책을 유지했어도 문제없었을 것”이라며 “M&A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사모펀드의 진입요건을 높이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가”라고 반문했다.

관련 세부지침이 발표되기 전까지 뜸을 들이고 있던 다른 증권사와는 달리 NH투자증권은 발표 후 바로 운용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놓은 상태다.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에서 트레이딩사업부에 헤지펀드추진본부를 신설하고, 헤지펀드 운용 전문인력 20명과 준법감시 지원인력 10명으로 본부를 구성했다. 지난달 11일에는 고객 자산과 증권사 고유자금 운용 부서 간의 정보교류차단을 위해 헤지펀드 트레이딩센터를 농협재단 빌딩에 개점했다.

헤지펀드 운용 전략도 이미 세워놓았다. NH투자증권의 Prop trading본부(프랍 트레이딩본부)의 수익률은 최근 5년간 평균 19%를 기록했다. 프랍 트레이딩 본부는 회사의 자기자본으로 수익을 내는 자기매매 부서다. NH투자증권은 프랍 트레이딩본부의 노하우를 헤지펀드 운용으로까지 확장해 기존 프랍 트레이딩 업무에 외부투자자의 수수료 수익도 함께 올릴 수 있는 구조로 펀드를 운용할 예정이다.

사모펀드운용업 진입을 준비 중인 증권사는 줄잡아 15개로 알려졌다. 사모펀드규제가 풀리면서 NH투자증권이 가지고 있던 ‘우대권(M&A 증권사)’은 사라졌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이 지난 2년여 동안 들였던 공(功)을 생각하면 분명 타 증권사보다 충분한 준비가 됐음직하다.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고, ‘1위 증권사’는 시장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헤지펀드 운용이라는 새 기회가 생겼다는 것도 꽤나 괜찮은 시장 기회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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