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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지은 기업이 판치는 세상

정수남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4-29 04:23

죄지은 기업이 판치는 세상
[한국금융신문 정수남 기자] “기업이 적자를 내는 것은 큰 죄를 범하는 것이다.”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의 고(故 ) 이병철닫기이병철기사 모아보기 창업주의 말이다.

“적자를 내는 기업은 죄악을 범하고 있다.”

김재철닫기김재철기사 모아보기 동원그룹 회장의 말이다.

이는 이윤 추구가 기업의 최대 목적인 점을 강조하고 있는 말로, 이들 기업뿐만이 아니라 대부분 기업들이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안감힘을 쓰는 이유다.

최근 들어서는 윤리적인 부분 등 기업체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기업의 최대 생존 이유는 이윤 추구다.

이를 감안해 2010년대 들어 죄악을 범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 정부가 칼을 들이댔다. 조선과 해운업이 대상이다.

조선은 1971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울산 미포만 사진과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로 지폐를 들고 영국에서 돈을 빌려 조선소를 건립한 이후 20여면만에 세계 1위 산업으로 도약한 국내 효자 산업 중에 하나였다. 이로 인해 조선은 항상 수출 상위 10대 품목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그러다 2010년대 들어 가격을 앞세운 중국 조선 업체의 양적인 팽창과 세계 경기 침체 등 업황난조로 조선산업은 국내 대표적인 적자(赤字)산업으로 몰락했다.

세계 1위 조선을 등에 업고, 우리 해운 산업 역시 세계 바다를 누비면서 그도안 호황을 누렸다. 다만, 해운산업 역시 조선과 같은 이유로 퇴락을 길을 걷고 있다.

이로 인해 이들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현재 ‘공공의 적’으로 부상했다. 지속적인 적자로 한계기업으로 지목됐으며, 한국 경제를 갉아먹는 소위 좀비 기업으로 전락한 것이다.

정부가 최근 들어 이들 산업에 칼을 들이댄 이유다. 자칫 이들 산업에 대해 구조조정이 늦어질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공적 자금이 투입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법원이 최근 선제적으로 이들 산업군의 업체에 대한 법정관리 절차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들 기업의 부실은 1,2,3차 협력사로 고스란히 전가된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실제 전북 군산 현대중공업 1,2차 협력사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는 게 현지 산업계 전언이다.

이는 다시 지역의 여타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지방 경제의 난조는 국가 경제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

일부 산업군의 좀비 기업으로 지방 경제뿐만이 아니라 국만 경제가 파산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들 산업만이 아니다.

업황이 양호한 산업 가운데도 좀비 기업은 있다.

대표적인 게 쌍용자동차다.

쌍용차는 1997년 외화위기 직후 회사가 어려워지자 당시 대우자동차(현 한국GM)으로 넘어갔다. 이후 대우자동차의 모기업인 대우그룹이 공중 분해되면서 쌍용차는 다시 독자 노선을 걸었지만, 결국 2000년대 중반 중국 상하이자동차로 넘어갔다.

그러다 2009년 상항차와 결별하면서 쌍용차는 존폐 위기에 놓였으나,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회생의 길을 걸었다.

다만, 이 회사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적자 경영으로 역시 ‘공공의 적’으로 부상했다.

국가 경제를 갉아먹는 좀비 기업이 됐다는 뜻이다.

외환위기 당시 우리 기업들은 상당한 구조조정으로 다소 건전한 체질을 확보했다.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우리 기업은 노화현상으로 다시 심혈관 질환을 앓고있다.

정부는 계제에 좀비 산업뿐 아니라 좀비 기업에 개한 체질 개선도 병행해야 한다.

칼을 대는 지금은 고통스럽더라도, 기업이 인간의 생명보다 긴 영속성으로 국가 경제를 100년, 200년 책임지는 점을 감안하면 바로 지금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다.



정수남 기자 perec@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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