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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리포트에 매도의견이 없는 까닭

장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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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4-14 14:49

하나투어 목표가 낮추자 탐방 금지…애널 상대 갑질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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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원석 기자] 하나투어가 자사의 목표가를 낮춘 보고서를 낸 교보증권 연구원에 대해 기업탐방을 금지하겠다고 나선데에 대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공동 대응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 뿐만이 아니라 이미 구조적으로 애널리스트들이 매도 의견을 낼 수 없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 말 교보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하나투어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면세점 사업이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많은 걸릴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11만원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 영향으로 하나투어의 주가는 이날 -5.08% 떨어졌고, 이튿날에도 1.63% 내렸다. 그러자 하나투어 IR 담당자는 해당 애널리스트의 탐방을 금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앗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내 32곳의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들이 함께 ‘자본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상장사의 기업가치에 대한 의견은 시장 참가별로 다르다"며 "일부 보고서에는 비판적 내용이 담길 수 밖에 없다"며 사실상 공동 대응했다.

사실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한 상장사의 갑질 논란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지난 1일에는 SK증권이 CJ헬로비전과 SK브로드밴드에 대한 인수합병(M&A) 리포트를 냈다가 SK브로드밴드 측 반발로 삭제했다. 지난해에는 현대백화점 부사장이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과 관련해 자사에게 불리한 리포터를 쓴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에게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증권가에서는 애널리스트가 내놓는 상장사 실적 전망치가 실제 발표치와 얼마나 비슷한지에 따라 애널리스트의 능력을 평가하는 게 관행이다. 발표치에 근접한 전망치를 내놓으려면 상장사 IR 담당자의 귀띔이 필수적이며 따라서 애널리스트는 상장사에 잘 보여야 할 수밖에 없다.

애널리스트뿐 아니라 증권사도 상장사와는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기업공개(IPO), 기업설명회, 채권 인수, 주식발행 등 증권사 수익에 직결되는 업무를 상장사로부터 수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에서 제대로 된 분석보고서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한 분석보고서의 비중이 0%대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사건이 터지자 금융감독 당국도 당황하기는 마찮가지다. 금감원은 지난해 5월 29일 증권사별로 매수·매도보고서의 비율을 공시하라며 '투자의견비율 공시제도' 시행에 들어갔다. 증권사들이 내놓는 보고서들마다 매수 일색이라는 언론의 비판이 이어지면서 실태 파악 겸 단속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제재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가운데 공시만으로 관행이 바로잡힐 리 없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매도 의견을 낼 경우 해당 기업에서 주가 하락이나 이미지 실추 등의 이유로 거세게 항의를 해온다"고 "기업에서 불이익을 암시하면 애널리스트 입장에서는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3일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과 간담회를 갖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금감원 금융투자감독국 관계자는 "매도 의견과 관련해 독립성이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며 "금융투자협회 등 유관기관과 협의하면서 매도 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one218@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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