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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 반짝 열풍 우려

김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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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4-11 01:30 최종수정 : 2016-04-15 09:08

중기특화 겨냥 앞다퉈 실적 쌓기
증권사 실속 없어 활성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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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우드펀딩 반짝 열풍 우려
[한국금융신문 김지은 기자] 중소형 증권사들 사이에서 크라우드펀딩 열풍이 불고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스타트업(창업기업)들에게 새로운 활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한국 자본시장의 다양성 제고에 긍정적인 신호로 인식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중기특화 증권사 선정 시 크라우드펀딩 실적을 핵심 평가지표로 삼겠다고 발표한 이후 중소형 증권사들이 크라우드펀딩 실적 올리기에 급급, 반짝 흥행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해외와 영화까지 접수했다

지분투자형(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금융권 대출을 받기 어려운 스타트업과 벤처 창업자 등에게 대중이 십시일반으로 소액을 투자할 수 있도록 온라인으로 투자자를 모집, 사업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대가 없이 지원하는 기부·후원형 크라우드펀딩이나 대부업 기반의 대출형 크라우드펀딩과 달리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비상장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크라우드펀딩이 시행된 것은 올해 1월 25일. 처음 제도 시행 당시에는 와디즈, 유캔스타트, 오픈트레이드, 인크, 신화웰스펀딩 등 5개 온라인소액중개전문업체가 나섰으며 최근 IBK투자증권을 필두로 증권사들도 가세했다. 지난달 23일 IBK투자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크라우드펀딩 중개 자격을 획득했고, 키움증권, KTB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도 금융위가 등록 신청수리 절차를 마치는 내달이면 크라우드펀딩 중개영업을 직접 할 수 있게 된다.

크라우드펀딩 제도가 시행된 이후 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성공사례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수산부산물 등에서 화장품의 원료인 '마린 콜라겐'을 생산하는 마린테크노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출범한 첫날 와디즈를 통해 8000만원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마린테크노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모은 투자자금으로 생산시설을 갖췄다.

영화도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직접 크라우드펀딩 중개자로 나서 영화 ‘인천상륙작전’ 제작을 위한 자금 5억원을 중개 7일 만에 모집했다. ‘귀향’, ‘연평해전’ 등 이미 크라우드펀딩으로 영화가 제작된 적이 있지만 기부형이 아닌 증권형으로 영화가 제작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9일 기준으로 288명의 투자자가 5억5250만원의 자금을 투자했다. 관객 수 500만명을 기점으로 투자자들은 수익률 5.6%로 투자금을 돌려받는다. 초과 관객 수에 따라 추가 수익금이 지급되고, 1000만명을 넘을 경우 수익률은 최고 54.6%로 높아진다. 목표 관객 수 500만명을 넘지 못하면 투자한 원금의 손실을 입을 수도 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크라우드펀딩은 2개월 동안 총 50개 기업, 1933명의 투자자가 펀딩에 참가했다. 이중 23개기업이 35억6000만원의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증권사 크라우드펀딩 열풍, 우려의 목소리도

크라우드펀딩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고 있지만 크라우드펀딩 시장에 뛰어든 중소형 증권사들은 고민을 안고 있다. 금융당국이 중소기업특화 증권사 선정 평가요소에 크라우드펀딩 중개실적을 높은 비중으로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크라우드펀딩 열풍 이면에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중기특화 증권사로 선정되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실적을 보여주기용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23일 실시한 중기특화 금융투자회사 제도 관련 설명회에서 크라우드펀딩 실적을 중기특화 증권사 당락을 결정짓는 주요 잣대로 삼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금융위가 중기특화 증권사 선정에 크라우드펀딩을 강조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증권사들이 지금 당장 보여줄 수 있는 중소기업을 지원한 실적이 정량적으로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정량적인 평가만으로 중소기업 지원에 차별화를 시키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정량평가와 정성평가를 20:80의 비율로 진행하게 됐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중기특화 증권사가 정책자금으로 지원을 받는 만큼 정부가 중점을 두는 정책금융에 지원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 재정지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정부가 중점을 두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증권사를 지정하고자 한다”며 “현재 중기지원과 관련해 정부가 가장 핵심을 두고 있는 부분이 크라우드펀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기특화 증권사가 되기 위해 1월에 시행된 신생제도를 급히 도입해야 하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중기특화 증권사 입찰에 참여한 증권사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 중개업체 신청 준비기간이 6개월 정도가 소요돼 이번 입찰 PT발표 시에는 반영하지 못했다”며 난색을 표했다.

다른 후보 증권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관계자는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는 하지만 크라우드펀딩이 이슈가 됐다고 해서 이에 대한 실적 유무를 부각시켜 당락이 결정된다고 하면 아무래도 부담스럽다”면서 “이제 막 시작된 제도이니 만큼 차츰 쌓아나가야 할 부분인데 입찰에 불이익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답답한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증권사들은 중기특화 증권사가 크라우드펀딩에만 주력하는 회사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으로 돈을 많이 남기는 건 불가능하다”며 “기업금융 업무를 다양하게 하는 종합증권사가 크라우드펀딩에 올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정된 인력과 시간을 투입하는 것은 회사입장에서도 낭비”라고 말했다.

현재 5개 안팎의 중기특화 증권사 티켓을 두고 도전장을 내민 증권사는 IBK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동부증권, 키움증권, 유진투자증권, 유안타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 SK증권, 하이투자증권, HMC투자증권, KTB투자증권, BNK투자증권, KB투자증권 등 총 13곳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 실적 쌓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실정에서 크라우드펀딩을 향한 중소형사들의 러브콜이 15일로 예정된 중기특화 증권사 발표 이후 사그라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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