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현대증권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곳은 KB금융지주와 한국투자금융지주 두 곳이다. 이밖에도 키움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등 중소형사와 DGB금융지주,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와 파인스트리트그룹 등 잠재 후보들도 있다.
이들은 현재까지 현대증권 인수에 대한 형세를 관망하거나 인수를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LOI는 오는 26일까지 제출할 수 있지만 늦게 낼수록 불리하다. 실사를 벌일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수 후보들은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우선매수청구권이 부담이라고 말한다.우선협상자로 선택 되더라도 현대엘리베이터가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인수가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외부 자문단을 이미 꾸린 KB금융과 한국투자금융지주 역시 매각 의지와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 다면 본 입찰에 불참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그룹측은 "모기업의 유동성 난을 틈타 현대증권을 헐값에 가져가려는 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은 지난해 말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에 유동성 자금을 빌려주면서 담보지분인 현대증권이 강제 처분될 가능성을 우려해 확보해 놓은 것이다.
금융당국은 현대엘리베이터가 우선 매수청구권을 행사해 현대증권을 인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 채무계열 기업집단이 증권사 대주주가 되려면 그룹 전체 부채비율이 200% 이하라는 재무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나 작년 9월말까지 현대그룹 부채비율은 약 380%로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채권단은 혹여나 현대증권 매각이 불발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대증권 매각이 불발될 경우 현대상선이 추진하는 자율협약에 큰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 상선은 현대증권 매각대금으로 하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갚아야 한다.
장원석 기자 one21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