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지난달 일본에서 달러표시채권(일명 ‘쇼군본드’) 8000만 달러(약 916억원)를 발행해 완판에 성공했다. 상반기에 위안화표시채권 발행을 준비했으나 금리조건이 맞지 않자 일본으로 눈을 돌렸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상반기에 추진하던 위안화채권은 투자자들이 원하는 금리요건을 맞출 수가 없어 홀딩했다”며 “하반기에 외화총량규제가 풀리고 시장여건도 개선됨에 따라 일본에서 8000만불을 조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도 비슷한 시기에 일본에서 ABS(자산유동화증권)를 발행해 3억 달러(약 3435억원)를 조달했다. 신한과 마찬가지로 달러표시증권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통화스왑 금리가 낮아지는 등 발행여건이 좋아져 일본에서 달러로 조달했다”며 “국내 발행비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차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카드사들의 해외조달이 움트기 시작한 것은 지난 7월 여신전문금융사의 외화차입 총량규제가 풀린 덕이 크다. 비록 외화건전성부담금을 감수해야 하지만 조달루트를 다변화하고 국내보다 싸게 빌려올 수 있는 길이 열렸다. <7월 2일자 ‘카드·캐피탈 외화차입 규제 풀렸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차입수단이 채권, ABS 등에 집중돼 있어 자본시장이 경색되면 돈줄이 말라버리는 위험이 있다. 조달루트 다변화는 카드사에겐 리스크 관리의 기본인 셈이다.
아울러 지난 9월 통화스왑(CRS) 금리가 낮아져 발행여건을 좋아진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외화로 차입한 자금은 결국 원화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해외조달비용은 발행금리에 스왑금리를 더해서 산출된다. 그 비용이 국내 조달금리보다 낮아야 외화차입이 가능한 것이다.
신용등급 AA+를 기준으로 국내에서 카드채 발행금리는 2년짜리가 대략 1.9%, 3년짜리는 2%에서 형성된다. 즉, 해외에서는 발행금리와 스왑금리를 더한 조달비용이 이보다 더 저렴해야 한다는 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10월 미국 금리인상설이 나돌면서 지난달 외환시장의 스왑금리가 많이 떨어졌다”며 “덕분에 해외조달비용이 국내 조달비용보다 낮게 산출되자 카드사들이 차입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