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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 역사 정체성 어디로?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5-08-09 22:13

당국 본인가 후…통합출범 향방에 눈길
우리 법통 깔끔…국민·신한 새출발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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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 역사 정체성 어디로?
우리말 ‘외환은행’이름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대신 영어 이름 KEB가 포함된 ‘KEB하나은행’출범이 카운트 다운에 돌입했다.

하나금융지주 산하 투뱅크,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지난 7일 각각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계약서 승인 및 임원 선임과 함께 통합 은행 이름을 ‘KEB하나은행’으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이제 금융당국의 합병 본인가가 오는 19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때 이뤄진다면 통합은행장 선임과 조직편제 개편안에 따른 인사 등의 절차가 줄이어 펼쳐질 전망이다. 따라서 이제는 통합 KEB하나은행이 역사적 정체성을 어떻게 수렴하면서 화학적 결합을 추진할 것인지가 또 다른 관심사로 떠올랐다.

◇ 창립 50주년 반세기 앞두고 새 운명

외환은행은 지난 1967년 1월30일 창립됐고 은행 공식 연혁에서는 한국은행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9월을 공식 창립시기로 잡고 있다.

만약 독립경영 5년을 보장했던 2012년 2.17합의서가 앞으로도 유효하다면 외환은행은 오는 2017년 1월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치른 뒤 통합 논의에 들어갔을 수 있다.

하지만 대내외 경제 금융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조기통합 승부수를 던졌고 1년 동안의 진통 끝에 만 48년 7개월 여 지나 하나은행과 대등합병으로 새 운명을 타고 환골탈태하게 된다. 그렇다면 통합 KEB하나은행 역사적 정체성은 어떻게 귀결될 것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합병 금융사가 따를 만한 어떤 전례나 정서적 합의가 아직 확립돼 있지 않다.

◇ 은행권 합병 처음 있는 이름 병기

국내 금융권에서 대등 합병 사례 자체가 많지 않고 합병 이후 양쪽 이름을 병기했거나 KEB하나은행처럼 한쪽 정체성을 포용하고 한쪽 이름은 그대로 남는 경우도 그리 많지 않다. 무엇보다 은행권에선 KEB하나은행이 사실상 두 조직 이름을 병기하는 첫 사례다.

금융권으로 넓혀 볼 때 합병 이후 이름을 병기했던 경우 오래지 않아 경영 주도권을 지니는 쪽 이름으로 최종 수렴되는 추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증권사 기준으로 더 큰 증권사였던 굿모닝증권과 합병한 신한증권이 굿모닝신한증권으로 존속시켰다가 신한금융투자로 새출발 한 사례가 있다. 역시 더 큰 증권사와 합병에 나섰던 하나증권이 대한투자증권 정체성을 포용해서 지금까지 쓰고 있는 하나대투증권 이름 역시 바꾸는 경우 대투를 떼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독립경영 5년 합의를 무르고 조기통합하는 KEB하나은행은 새로운 브랜드와 상징성 안착과 굳히기에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 다양했던 통합 이후 갈래들

외환위기 이후 결코 적었다 할 수 없는 인수합병 사례를 살피면 사뭇 다양한 흐름을 보였던 점을 알 수 있다. 형식상 대등합병이었던 옛 국민은행과 장기신용은행 때는 물론 옛 주택은행 통합 때 통합은행 이름으로 도드라졌던 ‘국민은행’이 표상하는 것은 옛 국민은행 정체성은 아니라는 금융계 일각의 지적은 설득력이 상당해 보인다.

외환위기 무렵 기준으로 무려 5개 은행에 뿌리를 둔 지금의 국민은행은 옛 국민은행 정체성 대신에 ‘KB국민은행’브랜드 부각에 총력을 쏟아 부은 지 오래다. 투뱅크 체제를 거쳐서 최종 통합하면서 가장 무난한 통합 사례를 남긴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신한은행은 역사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다. 옛 조흥은행 본점 건물에서 명시하고 있는 1897년 창립 역사성은 홈페이지 연혁에서 존치 돼 있을 뿐 일상 속에서 강조하고 조명하는 상황은 아니다. 법인등기부 상으로 옛 조흥은행 법인 설립일인 1943년 10월 2일이 살아 있는 것은 존속법인을 조흥은행으로 했던 유산인 셈이다.

그렇다고 옛 신한은행의 1982년 7월 창립의 맥을 잇고 있는 것도 아니다. 공식적으로 신한은행은 통합 출범일인 4월 1일을 기념일 삼으며 중립의 길을 가는 중이다. 이와 달리 옛 상업은행과 옛 한일은행 통합을 거쳐 탄생했던 우리은행은 1899년 상업은행의 뿌리 대한천일은행 창립일의 맥을 잇고 있다.

1897년 한성은행을 역사 정체성으로 삼았던 조흥은행에 이어 두 번째 오래된 전통을 자산으로 앞세운 셈이다.

◇ 시너지 극대화 인화단결 연결고리는 정체성

통합 은행 이름부터 KEB하나은행으로 새 출발하는 은행이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지 속단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은 하나금융그룹 안팎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인 것으로 보인다. 카드산업 역사에서 특별했던 외환카드와 통합하면서 우리말 이름은 하나카드로 정리하는 대신 영문 이름에서만 KEB를 살린 것보다는 시너지 창출과 화학적결합 의지를 잘 살린 경우라는 지적의 소리가 많다.

하나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본인가만 난다면 CEO선임를 비롯한 조직 정비와 인사작업에 박차를 가해 9월초 통합출범을 성공리에 선보일 채비를 마쳐 놓았다고 한다.

물론 “어떻게 하면 시너지를 높여서 극대화하고 화학적 결합을 조기에 안착시키느냐는 숙제를 안고 있는 만큼 양 은행 임직원이 직접 협업을 펼치고 인접점포 간 교류를 확대하면서 착실히 성공적인 통합 후 결합 사례를 남길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친다.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합병 경험을 지녔다는 하나은행 DNA가 통합 KEB하나은행 화학적 결합과 시너지 극대화 과정에서 역사 정체성 이슈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행명이 ‘KEB하나은행’으로 확정되면서 7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별관빌딩에 위치한 영업점의 간판도 새 행명으로 바뀌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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