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6 경쟁이 촉발되면서 기술조언이나 비즈니스 모델 상담에서 나아가 사무공간이나 투자유치 기회 제공 등 보다 적극적인 지원도 눈길을 끈다.
◇ 상담 채널에서 오픈플랫폼까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2일 오후 서울 청진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및 긴밀한 협업 체계 마련을 위한 ‘핀테크 1Q Lab(원큐 랩)’을 열었다. 핀테크 원큐랩은 핀테크 업체를 은행 본점 건물에 입주시켜 직접 밀착 지원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은행권 빅6 가운데 가장 늦게 지원센터를 설립한 만큼 상담 업무에서 한 발 더 나갔다.
현재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신용평가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와 얼굴인식 보안 솔루션 업체인 ‘㈜파이브지티’ 두 곳이 입주해 업무를 시작했다. 본점 입주를 통한 사무실 임대료 지원은 물론 각종 법률상담과 하나금융지주 자회사 등과 업무 연계 지원 등을 받게 된다.
양행은 향후 입주 기업을 늘려 핀테크 원큐랩의 규모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핀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선 상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밀착 멘토링이 가장 중요하다”며 “은행과 한 공간에서 협업하는 것으로 타행과 차별화했다”고 설명했다. 핀테크 지원 채널 구축에 있어선 농협은행이 가장 앞섰다. 농협은행은 지난 3월 16일 ‘NH핀테크협력센터’를 공식 출범했다. 같은 달 30일 금융위가 판교 테크노밸리에 설립한 ‘핀테크 지원센터’ 보다 빨랐다.
NH핀테크협력센터에는 농협은행 10개 부서가 참여하며 핀테크 기업이 센터에 한 번만 접수하면 원스톱으로 협의가 가능하다. 지금까지 약 40건의 상담이 진행됐다.
농협은행은 핀테크 기업이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켓 개념의 ‘NH핀테크 오픈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농협은행이 플랫폼을 통해 표준화된 금융 API를 제공하면 핀테크 기업은 이를 활용한 서비스를 만들어 유통시키는 핀테크 생태계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의 핀테크 기업들이 자신들의 서비스를 금융기관과 연결해달라는 요구를 한다”며 “그러나 기업수가 늘면서 향후 은행이 일일이 대응하기가 어려워질 전망인 만큼 기업들이 서비스를 직접 유통하는 오픈플랫폼을 구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지주 자회사 전원 출격
KB금융지주는 지난 3월 26일 지주 차원에서 ‘KB핀테크HUB센터’를 출범해 자회사 전체가 참여하는 핀테크 지원체계를 완성했다. 자회사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핀테크 제휴프로그램을 본격화해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를 발굴하고 제휴를 통한 기술도입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지난달 29일엔 KB핀테크HUB센터 개소 2개월을 맞아 ‘핀테크 Day’ 행사도 열었다. 센터 설립 이후 접수된 약 50여개 업체 중 상용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 인증분야를 주제로 삼았다. 10개 내외 업체가 KB금융 자회사 담당자들에게 스마트카드 터치인증, 스마트OTP 등 서비스를 직접 소개했다. KB금융은 향후에도 핀테크 데이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지주도 지난달 26일 전 자회사가 참여하는 핀테크 협업 프로그램 ‘신한 Future’s Lab(퓨처스 랩)‘을 출범했다. 프로그램 출범과 동시에 개관한 서울 중구 퇴계로 소재 남산스퀘어빌딩 1층에 전용공간이 최종 선정된 5~7개 기업들에게 업무 공간으로 무상 제공될 예정이다.
또한 전문가 멘토단의 멘토링은 물론 경연대회를 거쳐 선발된 기업들에게 해외에서 진행되는 핀테크 전문 육성프로그램인 액센츄어 Fintech Innovation Lab 데모데이 진출 특전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새롭게 조직한 핀테크 사업부에서 핀테크 협력 채널인 ‘우리 핀테크 늘품터’를 4월 1일부터 운영 중이다. 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상담신청을 받고 기술적 조언이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지금까지 접수된 약 20건의 신청이 대부분 대면 상담으로 이어졌다. 부서차원에서 센터를 운영해 사업성 검토가 즉시 진행된다.
기업은행도 지난 4월 7일 ‘IBK금융그룹 핀테크 DREAM 지원센터’를 설립했다. 핀테크사업팀 직원 3명이 상주하며 상담을 진행한다. 사업추진이 필요하면 관련부서와 자회사를 연결해 주는 종합 지원창구다. 또한 지원센터 개소와 동시에 총상금 7900만원 규모의 핀테크 아이디어 공모전인 ‘IBK 핀테크 DREAM 공모전’을 개최했다. 오는 11일 공모전 시상식이 열릴 예정이다.
▲ KB금융지주가 지난 5월 29일 ‘KB핀테크HUB센터’ 개소 2개월을 맞아 ‘핀테크 Day’ 행사를 개최했다.
▲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 3일 핀테크 스타트업 육성 및 긴밀한 협업체계를 위한 ‘핀테크 1Q Lab’을 열었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